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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gaeng Jul 02. 2018

달달한 떡볶이 좀 먹고 싶다.

이제 맵기만 해져버린 너

1. 학교 앞 컵볶이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 앞에는 아저씨가 떡볶이를 팔던 포장마차가 있었는데요. 코찔찔이 시절 이야기라 객관성은 부족하겠지만 학교 앞 아저씨가 파시던 걸쭉하고 달달한 길거리 떡볶이는 아직까지도 제게 잊지 못할 인생 떡볶이로 남아있습니다. (이 떡볶이 맛을 잊지 못해 제가 다른 떡볶이에 존맛을 못줌.)


인심도 후하셨던 아저씨는 500원짜리 컵볶이를 주문하면 종이컵이 줄줄 넘쳐흐르도록 떡볶이를 퍼담아주셨고 오뎅도 족히 대여섯 개는 넣어주셨어요.


길 건너 아주머니가 운영하던 포장마차 떡볶이도 아이들한테 인기였지만 저는 아저씨가 만들어주는 떡볶이가 제일 좋았습니다. 왜냐면 아저씨가 만든 게 더 달달했거든욥.

떡이랑 오뎅 다먹고 마지막에 남은 파까지 싹싹 다 먹었음ㅠㅠ


 저는 떡볶이라면 다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걸쭉하고 달짝지근한 떡볶이가 제일 좋습니다. 아직도 아저씨가 퍼주시전 그 달큼한 길거리 떡볶이 맛을 잊지 못해요. 그래서 그 맛을 찾으러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새로운 떡볶이를 먹고 또 먹어보지만 아쉽게도 정말 아쉽게도 그런 달달한 떡볶이는 도통 찾을 수가 없네요.




2. 추억은 사라지고… 아딸, 죠스, 국대


떡볶이 프랜차이즈 중 가장 유명한 세곳


길거리에서 먹던 떡볶이가 프랜차이즈화 됐습니다. 2002년 ‘아딸’이라는 떡볶이 프랜차이즈가 등장했고 죠스는 2009년에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 국대는 2010년에 시작했다네요.

참고로 아딸은 상표권 분쟁으로 ‘감탄 떡볶이’로 상호명 변경.
‘아딸 떡볶이’, 창업자 부부 이혼으로 상호 ‘감탄 떡볶이’로 바꾼다


프랜차이즈 떡볶이는 제조과정, 만들어지는 공간의 상태를 보아 길거리 떡볶이보다 더 위생적이었고, 먹을 공간도 길거리 떡볶이에 비하면 편하게 되어있어 한동안 큰 인기를 얻어 여기저기 많이 생겼지만... 생겼지...만... 개인적으로 맛은... “그 천편일률적인 맛이 어느 정도 보장은 되어 어디서 먹나 실패는 없으니 사 먹긴 한다만 너무 안 달고 밋밋하고 이도 저도 아니야” 정도…?


왼쪽부터 아딸, 죠스, 국대

(개취주의) 개인적으로 아딸은 달달한 맛이 없고 고추장인지 뭔지 텁텁한 맛이 너무 강하고요, 죠떡은 단맛은 있는데 매운맛도 넘 강하고 단맛이 은은한 단맛이 아니라 나 달아! 나 매워! 요런 느낌에 무엇보다 떡이 넘 쫀득하고(흐물흐물한거 좋아하는 1인), 국대는 가늘고 긴 떡은 좋지만 달달한 맛도 매운맛도 없는 그냥 무미건조한 이도 저도 아닌 맛이었어요. 똑같이 msg 넣고 설탕 물엿 들이 붓는데 왜 그 달달한 맛이 안 나는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 물론 저는 떡볶이라면 다 좋아해서 다 맛있게 먹긴 합니다. 저 중에선 죠스가 제일 나은 듯.


아무튼 언급했듯 그 천편일률적인 맛이 어디서 먹든 실패가 없어 사 먹긴 하지만 오뎅국물 부어서 만들어주던 달짝지근한 포장마차의 그 떡볶이 맛을 따라갈 프랜차이즈는 없다는 게 제 소견입니다. (혹시 달달한 떡볶이 파는 프랜차이즈 아시는 분 ㅠㅠ)




3. 달달함 따위 개나 준 엽떡과 신전


'동'대문 '엽'기떡볶이라 신동엽이 광고한다는 그곳


앞에 애들은 그래도 달달한 맛이 조금은 있었는데…

달달함 따위 개나 준 어마 무시한 떡볶이가 나왔습니다.


울 회사 슬랙 #밥_주문 채널

 

 누군가에겐 위험한 음식, 자학 음식인 엽떡. 정말 달짝지근한 맛이라곤 1도 없는 그런 매운맛. 먹으면서 고통받는 맛. 엄마가 그런 거 좀 먹지 말라고 등짝 휘갈기는 맛. 혹자는 도대체 이딴 맵기만 하고 자학하는 맛을 누가 먹냐고 하지만 인스타그램에 #엽떡 해시태그 게시물만 24만 개가 넘고 #엽떡스타그램이 따로 있는 걸 보면 매니아층은 확실히 있긴 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시험기간, 혹은 과제 제출하고 과방에서 친구들이랑 먹었고요, 극한의 매운맛으로 온몸을 열심히 후려갈기다 보면 (욕도 같이 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꽤나 풀렸습니다.


그리고 엽떡 인기가 한동안 시들해졌나 싶었는데 요새는 명랑핫도그랑 먹는 조합으로 인기가 많더라고요.

단맵단맵 인것인가




엽떡만큼 마니아층 두터운 신전

1999년 대구에서 탄생했고(아니 이렇게 일찍 생긴곳이었어?) 2010년 들어 한창 가맹점이 생겼다네요.


신전떡볶이도 매운 떡볶이로 유명한데요, 엽떡의 매운맛과는 좀 다르고 무엇보다 여기는 후추향과 카레향이 조금 나요. 순한 맛/중간맛/매운맛 이 있는데 '매운맛'도 엽떡보단 확실히 덜 맵고요.


신전떡볶이도 엽떡만큼 매니아층이 형성되어있는데 그래서인지 커뮤니티 돌아다니다 보면 엽떡 vs신전하며 투표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관찰한 바, 대부분 신전이 조금 더 많은 투표를 얻었다는)


저는 참고로 신전파


다시 한번, 저는 떡볶이라면 다 좋아하기에 달달함 따위 개나 준 엽떡과 신전도 사랑해 마지않고 종종 사 먹지만 어느 순간 떡볶이라는 음식이 점점 '누가 더 매워지나'에 초점이 맞춰져 그 달큼한 맛을 잃어버리고 매워지기만 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누가 달달한 떡볶이 좀 팔아주세요


+ 엽떡 회사는 자기들을 떡볶이 회사라고 안 하고 매운맛을 책임지는 회사라고 한다는ㅎㅎ

그래 너네는 떡볶이라고 하기엔 너무 엽기적인 맛이야




4. 달달한 떡볶이를 찾아서


학교 앞 아저씨가 만들어주신 그 달달한 떡볶이의 맛, 존맛은 못 찾았지만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3맛 까지는 준 떡볶이를 소개할게요. 기준은 얼마큼 달큼하냐, 감칠맛이 나냐-입니다.


참고로 평가체계는 맛ma’at의 평가체계에 관한 글은↓

평가 UX설계하기 : 노맛과 존맛 사이



1. 진미떡볶이

정말 이쁘게 찍기 힘든 비쥬얼

떡볶이의 성지, 신당동에 있는 떡볶이집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떡볶이 중에서 제일 달달한 맛이 강한 곳이었어요. 살짝 매콤한 맛도 있고요. 비주얼은 짜장이지만 짜장맛은 안 나고 아주 달큼하고 매콤한 맛이에요. 떡도 흐물흐물하면서 살짝 쫄깃한 맛이 있다는! 다만 개인적으로 떡볶이는 빨간 맛으로도 먹는 음식이라 생각해서 비주얼이 저런 게 아쉽고 같이 넣어주신 어묵에 양념이 잘 안 배어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2. 신토불이 떡볶이

이제 줄 길어져서 포장해서만 먹음

아차산에 있는 떡볶이집! 달달함과는 조오금 거리가 먼 매콤 칼칼한 맛이지만, 그 감칠맛이 최고!! 선화예고 다니던 친구들이 맨날 노래 부르던 신토불이입니다. 매운맛이 고추장 텁텁함과는 거리가 먼 칼칼하고 맛있는 매운맛. 핫도그까지 잘라먹으면 을매나 맛있게요. 여기저기 방송 타면서 지금은 줄이 너무 길어진 게 함정. 주차도 어려운 게 함정.


3. 풀무원 국물 떡볶이



본격 파는 떡볶이보다 나은 레트로 식품. 이거 나오고, 이 맛을 알고 다른 프랜차이즈 떡볶이는 잘 안 가요. 양념이 아주 달짝지근하고 적당히 맵고요, 남은 국물로 밥 비벼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다만 저는 국물떡볶이 보단 걸쭉한 떡볶이를 더 좋아해서 그 부분이 좀 아쉽...


4. 애플하우스

저는 즉떡엔 그렇게 흥미를 못 느끼지만 그래도 여기 즉떡엔 흥미를 느껴요. 다른 즉떡들 보다 가격도 착하고 즉떡 특유의 그 고추 매운맛이 없고 감칠맛이 남. 그리고 사실 여긴 떡볶이도 떡볶인데 무침 만두의 맛이 제가 예전에 먹던 피카추 돈가스 양념이랑 비슷해서 그 부분에서 추억 점수 추가.




이 네개 말고 제가 3맛 줄만한 떡볶이는 못 찾았고요, 혹시 달달하고 감칠맛 나는 떡볶이 집을 아신다면 ma'at에 소개해주세욥ㅎㅎ 어린양 구원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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