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시간 속에서
나는 요리를 잘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부엌에 들어가는 이유는,
정성을 전하고 싶을 땐 요리와 편지만큼 좋은 선물이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내가 자주 만드는 것은 호두정과다.
호두를 데치고, 오븐에 굽고, 식히고,
소스를 입혀 다시 구운 뒤,
마지막으로 네 시간 이상 자연건조 시키면 완성된다.
정성스럽지만, 그만큼 ‘기다림’이 필요한 요리.
오븐 앞에 서 있는 동안 나는 늘 불안하다.
혹시 너무 구워질까, 혹은 덜 익어버릴까.
그 불안에 못 이겨 서둘러 꺼내면
설탕이 굳지 않아 끈적거리고,
늦게 꺼내면 타버려 쓴맛이 난다.
요리의 성공은 결국 적당한 기다림에 달려 있었다.
생각해보면, 사람 사이의 관계도 그렇다.
친구를 사귈 때 너무 빨리 다가서면 부담이 됐고,
너무 늦게 다가가면 마음이 멀어졌다.
아직도 많이 어려운, 그 기다림은 결국
상대를 향한 믿음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기다림은 상대를 향한 예의이자 온도 조절인 것 이다.
성장 또한 기다림의 연속이다.
게임 속에서는 노력한 만큼 즉시 결과가 주어진다.
하지만 현실에서
공부나 운동, 혹은 사람으로서의 성숙은
눈에 띄지 않는 시간들을 견뎌야 했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효과가 없다 느껴질 때가 많았고
그럴수록 조급함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진짜 변화는 조용히, 조금씩,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설탕이 굳어 요리가 완성되고,
우정이 깊어지며,
마음이 단단해지는 그 시간들.
그것은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결국 기다림이란,
시간을 믿는 연습이자 자신을 믿는 과정이다.
조급함을 눌러두고 오늘을 성실히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 나라는 사람도 천천히 완성되어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