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을 말하지만 여자는 만만하지요?
2017년 8월 8일
여성과 남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에 테크와 그 외 높은 자리에 남자가 더 많은 거니까 억지로 50:50을 맞추려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말한 구글 엔지니어가 잘렸다.
글 길어질 거니까 긴 글 못 읽는 분은 그냥 요거 하나만 -> 구글에서 저런 말 하면 잘리는구나.
그 길고 긴 글을 다 읽었는데, 사실 나도 알고 있던 부분도 많고 동의하는 부분도 많다. 그 사람이 쓴 글에서 약 20%는 내 블로그에도 올라와 있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데이터가 문제가 아니라 분석과 그를 기반으로 한 결론이 문제.
이걸 가지고 표현의 자유 어쩌고 하는데, 저 사람이 "흑인들은 생물학적으로 백인들보다 열등하다"라고 했으면 표현의 자유 어쩌고 하는 소리 없었겠지. "남자로 태어나서 여자를 강간하고 싶은 것은 본능이다, 그런데 이런 말 솔직히 할 자유조차 없다"라고 했어도 다아아앙연히 짤 없었겠지. 그러나 "여자들은 생물학적으로 테크에 안 맞고, 윗자리에 여자들이 없는 건 그런 이유다. 그리고 괜히 다양성 어쩌고 하면서 수준 낮은 애들 들이지 마라"라고 말했는데 이렇게 표현의 자유 웅앵웅앵하는 애들이 나온다는 거 자체가... 여자가 제일 만만하고 소수자들이 제일 만만한 거임. 인종차별은 덤빌만한 시기를 지나서 말 못하지만, 여자/소수자는 아직 괜찮아 보여서다.
아주 똑같은 논리를 아시아계에게 대보자. 솔직히 실력으로만 하면 미국 명문대학은 아시아계들이 휩쓸 거라는 거 다 안다. 그런데 억지로 퍼센티지를 낮춘다. 그러니까 수준 낮은 백인 애들이 더 들어오는 거지. 그런데 그 얘기는 잘 안 나오고 꼭 수준 낮은 흑인, 히스패닉 애들 어쩌고 나온다. 왜냐면 백인이 표준이니까. 발화 권력 있는 애들이 백인들이니까.
그렇게 실력 있는 아시아계 애들이 졸업할 때 성적 탑이었고 전체 퍼센티지의 30%였다고 하자. 그렇다면 미국의 고위 관리층이 아시아계 30%여야 하는데 그런가? 아니지. 그건 왜 그럴까? _생물학적 차이_로? 영어를 못 해서? 문화적인 이유로? 이런 이유 갖다 대는 애들 많은데, 이거 다 피해자 탓하기다. 그리고 아시아계인으로서 우리 다 알잖아. 이거 인종차별이라는 거. 물론 내놓고 '너는 아시아계니까 안 뽑겠어'는 아니지. 선택되는 애들이 백인일 뿐이지. 요즘 세상에 아시아계 인은 생물학적으로 혹은 문화적으로 리더십 자질이 없다라고 말할 용자는 정말 드물다.
그런데 여성은 그렇다는 말이 통한다. 그리고 '그 봐 전체적인 그룹으로 보니까 차이가 있잖아'라고, 만만한 여자 그룹을 팬 다음에 '그러니까 다양성이고 지랄이고 하지 마' 하면서, 성소수자, 다른 인종 그룹까지 다 퉁친다. 흑인들이 구글에 2%밖에 안 되는 건 왜 그런데? 히스패닉들은? LGBT 애들도 수준 낮춰서 들어간 거임? 낮은 수준의 백인들이 아시아계 애들 제치고 들어갔단 생각은 전혀 1초도 안 해봤지? 그 낮은 수준에도 불구하고 하버드에 들어갈 수 있었고, 똑같은 점수의 아시아계 남자 대신 리드로 올라서고 등등.
아, 그리고 여성은 '사회적인, 미적인 쪽에 더 관심이 있다' 어쩌고 한다. 오, 그러면 매니저는 다 여자 시켜야겠네. '사회적'인 거니까. 테크 필요 없는 매니저 직함, 정치 쪽도 여자가 쓸어야겠네. 미술계도 그렇겠네. 그런데 아니거든. 이거 역시 공대 남자들 편견이다. '내가 하는 건 여자들은 못 해' 편견. 문과 쪽에 있는 남자한테 물어봐라. 그럼 여자들이 확실히 더 글쓰기나 학계, 미술계에 더 뛰어나냐 하면 아니라고 팔딱 뛸 걸. 여자는 이게 없어 저게 없어. 그니까 그냥 웅앵웅앵.
이공계에 그가 말한 성향의 남자가 넘쳐난다는 걸 부정하는 게 아니다. 나도 당장 비슷한 남자 20명이랑 같은 팀이다. 자기 경험 가지고 여자는 이런 거 같다 의견 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걸 가지고 사회적인 편견이 만들어지고, 불이익을 받으니까 이 난리잖소. 같은 논리로 백인 남자들은 기술에만 강하지 리더십 없고 사회적 능력 없으니 진급 못 시켜준다, 혹은 수학적으로는 아시아계들이 훨 뛰어나니 아시아계를 더 많이 고용하겠다하면 저도 지랄 난리 칠 거면서 -_-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