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OO님의 1st Lesson은 2월 3일(토) 오후 2시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교재수령 및 이후 교육 관련한 스케줄은 별도로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김포항공 인근에 위치한 FAA Flight Dispatcher 과정을 등록 후 Flightrans 교육센터로부터 첫 이메일을 받았다. 메일에는 교육과정 스케줄과 주말 수업시간에 배울 자가용 조종사이론, 운항관리사 과정의 각 Lesson별 교재 내용이 PDF 파일로 첨부되어 있었다. 이메일을 읽고 난 후 '진짜 운항관리사가 되기 위한 도전이 시작되었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렇게 미연방항공청의 항공운항관리사 면장 도전이 시작되었다. 매주 금요일 저녁은 혼자 살고 있던 오산 집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주말은 센터에서 운항관리사 과정의 수업을 듣고 일요일 저녁은 다시 전라도 부안으로 내려가는 고된 일정을 3개월 간 반복했다.
그렇게 3개월 간의 이론 과정을 끝내고 FAA Flight Dispatcher 필기시험을 한국에서 CBT 시험 방식으로 치렀다. 이후 실기시험과 구술평가는 미국에 있는 Air Ground School에서 치러야 했기에 같은 시험을 준비하던 우리 반 전체는 미국행에 올랐다. FAA 면장 취득이라는 같은 목적을 위해 미국으로 가서 약 2주에 걸쳐 시험을 준비했다.
Air Ground School
FAA 면장 취득을 위해 이 곳에서 최종 시험을 치뤄야했다.
당시 미국 켄터키 주에 위치한 Air Ground School의 시험 준비생들 대부분은 우리들이었지만 일부는 미국 항공사에 재직 중인 현지인도 수업을 함께 들었다. 모두 운항관리사가 되기 위해 면장 취득을 간절히 원하던 사람들이었다.
<시험 준비로 공부했던 자료>
모든 수업과 평가가 영어로 이루어졌지만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며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오던 나는 못따라갈 정도로 버겁거나 힘들지는 않았다. 또한 수업 내용의 대부분이 전문적인 항공용어들이라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당시 함께 시험 준비했던 동기들 덕분에 나는 중도 포기 없이 모두 수료하고 FAA Flight Dispatcher License를 취득할 수 있었다.
그때의 동기생들은 지금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관련 분야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당시 같은 목표를 향해 열심히 준비했던 기억은 모두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으로 간직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 또한 FAA 면장 취득을 계기로 큰 자신감을 얻었고 이후 대한민국 면장으로 전환과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
< 강의실 모습과 Dispatcher 교육 수료증>
2007년 7월 미국에서 FAA 면장이 우편으로 배송되었다. 면장을 받아든 그때의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후 대한민국 항공운항관리사 시험과 항공안전관리자, 항공무선통신사 자격증 취득에 도전했다. 오직 자격증 취득을 위해 자격시험을 신청하고 시험 날짜에 맞춰 공부만 했다. 당시 나는 퇴근 후 동네 도서관에서 시험 준비에만 집중했으며 주말은 도서관에 1등으로 출석하여 맨 마지막에 나서는 게 일상이었다. 정말 그때는 고등학교 시절보다 더 열심히 내가 원하는 분야에 몰입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학창 시절에는 간절함보다 의무감으로 공부를 했지만 이 때는 미래에 대한 나의 목표를 정하고 원하는 꿈을 이루겠다는 간절함과 즐거움이 가득했기에 단기간에 항공사 취업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전역 전 나는 항공사 취업에 대한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비록 관련학과 전공자는 아니었지만 군경력과 토익성적, 그리고 항공 분야의 자격증이 모두 준비되어있었다. 하지만전역 후 항공사에 지원하면 한번에 합격을 할 것이라는 기대는 전역 후 단번에 날아가버렸다.아쉽게도2007년 한해 내가 이룬 것들은 바로 빛을 보지 못하고 2008년 12월 전역 후 몇 년동안 원치 않은 긴 터널의 길을 걸어야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