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oem.휴*
겨울 몽환
겨울잠에 들어야 하는데
구름의 잇몸이 아파서
비를 예감하느라 깨어있습니다
가을에서 봄으로 건너뛴다 해도 나는 괜찮습니다
빠뜨린 겨울에서는 일기도 오해가 되는 거니까
생각이 허기져서
나태한 리모컨을 깨물어 먹습니다
생의 채널이 이렇게 많은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너무나 짧은 영화 한 편을 봅니다
/겨울이 기침해대며 달려듭니다
울다가 잠이 든 여자는 얼음과자가 됩니다
조난당한 사내는 여자를 깨물어 먹습니다
얼음은 피도 눈물도 없는 겨울 전염병,
사내도 얼음과자가 됩니다 /
무섭습니다
겨울잠에 들어야겠습니다
난해한 책 속으로 기어듭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펼치지 마시길
혹여 당신이 책을 펼치신다면
눈보라처럼 키스를 퍼부을지도 모릅니다
거룩한 얼음과자를 위해
글&사진.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