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oem.휴*
구름에 쓴 편지 7
-구름은 내 모국어-
박형
무작정 불량했던 그 시절은
꽃잎 하나 떨구지 않은 절정이었던 모양입니다
점점 더 교묘해지는 나를 미워하면서도
냉철해지려 하면 슬픔이 먼저 밀려옵니다
한 번도 조율을 안 한 먹구름은
비를 잊어먹었습니다
비를 기다리는 꽃은 생이 더 불량해집니다
박형
꽃의 분노가 아름답고 해서
무시해도 좋을까요?
자신을 버릴 수도 있는 절실함에 대하여
꽃의 의미가 자학에 빠집니다
내 어눌한 모국어는 구름,
꽃이 알아들을 수가 없다며 울먹입니다
글&사진. 김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