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문moon

- 강산 시인의 세상 읽기 &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18

by 강산




달문moon




달은 문이다 문은 열리고 달은 하늘에 이르는 길이다 달은 달(達)이고 문은 문(文)이다


가슴을 열고 반월문을 바꾸니 달문 열리는 소리 들린다 가슴에 묻은 사람들 숨소리 들린다


달이 자꾸만 문을 기웃거린다 나는 아직 안토니오 가우디를 모른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도 모른다 달빛으로 백 년의 꿈을 심는다


동쪽에는 평화공원이 있고 서쪽에는 평화학교가 있다 생명학교와 함께 있다 그 평생학교에서 가파도와 마라도가 보인다 가끔은 저 멀리 이어도와 서천꽃밭이 보인다


평생 베옷을 만드는 갈대와 억새가 있다 평생 곡비 노릇을 하는 새들이 있다 백 년을 날려 보내고 백 년을 울어야 비로소 하늘문에 닿을 수 있을까


수의 한 벌 얻어 입지 못하고 떠난 영혼들을 위하여 낮에는 꽃들이 촛불을 켜고 밤에는 별들이 촛불을 켠다 달은 밤새 메밀밭 백비에 비명을 썼다가 지운다 파도는 밤낮으로 절벽에 비명을 썼다가 지운다 그렇게 백 년을 써야만 주춧돌 하나 온전히 세울 수 있을까


폭낭과 워싱턴야자수가 나란히 서 있다 야자수 쪽에서 해가 떠오른다 키 큰 야자수 그림자가 폭낭 가슴을 관통한다 폭낭 쪽으로 해가 기울어진다 넓은 폭낭 그림자가 홀쭉한 야자수를 안아준다


백 년의 꿈이 낳은 폭낭 가지에 달문이 열린다 초승달 살이 환하게 오르고 있다




* 폭낭 : 팽나무를 제주도 사람들은 폭낭이라 부르는 경우가 많다




다운로드 (2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