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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도르노 Aug 08. 2023

중세 미사 간접 체험


높은 천장과 창문, 예수의 고난이 묘사된 기둥과 벽. 성당에 들어서자마자 마음엔 경외심이 가득해진다. 사방에 울리는 발걸음은 어떤 목소리던지 구석구석에 전해질 듯 하다. 


미사가 시작된다. 사제와 보조자들이 행렬하며 향을 뿌리고 제단에 입장한다.

성가대는 '입당송'을 부르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d27lYFzpEcI

입당송(Introit) - 미사 고유문

입당송 가사는 매번 바뀌는데

그 날의 말씀 주제에 맞는 곡을 고른다.


모두가 자리를 잡았다.

성가대는 이어서 익숙한 가사를 부르기 시작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xPDqCgyElS0

키리에(Kyrie) - 미사 통상문

키리에는 멜로디는 매주 변하는데 가사는 언제나 같다. 

"Kyrie eleison"

"Christe eleison"
"Kyrie eleison"

(키리에 엘레이손 : 주여 불쌍히 여기소서 / 크리스테 엘레이손 : 그리스도여 불쌍히 여기소서)

같은 가사를 세 번씩 부르는데, 불쌍히 여겨달라는 가사를 계속 반복하다보면 구원해달라는 소망을 가득 담게된다. 


키리에가 끝나면 글로리아가 시작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VUf4WIfL24E

글로리아(Gloria) - 미사 통상문

글로리아는 사제님이 맨 처음을 노래부르면 합창단이 그 뒤를 끝까지 노래한다. 

키리에는 키리'에' 한 단어에서 멜로디를 계속 끌어서(멜리스마) 적은 가사로 오래 불렀는데,

글로리아는 한 단어에서 그렇게 오래 끌진 않고(네우마) 그냥 가사 자체가 많다. 


글로리아가 끝나면 사제님이 "기도합시다"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면 우리는 손을 모으고 잠시 침묵하면서 각자의 기도를 생각한다. 

잠시의 침묵이 지나면 사제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대략 이런 말로 기도를 하시고

기도가 끝나면 다함께 "아멘"으로 기도를 마친다. 


이제 미사의 도입부는 끝났고,

본격적인 말씀을 듣는 시간(말씀의 전례)이 시작된다.


부사제가 베드로 같은 사도들의 편지에서 발췌했다는 서간서 하나를 낭송하면

응답처럼 층계송과 알렐루야를 부른다.

(계단에서 불러서 층계송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OSIznLXzmu8

층계송(Gradual) - 미사 고유문

https://www.youtube.com/watch?v=GnHDoj-HjPE

알렐루야(Alleluia) - 미사 고유문

이 두 성가 역시 가사가 매번 달라지고

특별한 절기에는 여기서 '부속가(sequrence)'라는 성가가 추가되기도 한다.


다음에는 복음서를 낭창하는데

복음서는 성경책 신약성서에 있는 내용중에서

예수의 생애와 관련된 책에서 발췌한 글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제님은 종종 설교를 하시는데,

매번 하는건 아니다.


말씀의 전례는 크레도를 부르며 마무리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gogbwq4PTLg

크레도(Credo) - 미사 통상문

크레도는 예수의 십자가에서의 죽음과 부활 사건을 알리는 신앙의 고백이다.


아직 끝이 아니다.

성찬의 전례가 남아있다. 

하지만 아직 교회에 대한 확신이 없는 초신자들은 여기까지만 듣고 집에 가도 된다.


말씀의 전례에서 사제님이 말과 언어를 통해 미사를 이끌었다면

성찬의 전례에서는 행동으로 미사를 이끈다.


신자들은 영성체를 위해 빵과 포도주같은 헌물을 교회에 바치고

사제님은 영성체를 행하기 위해 준비하신다.

준비시간 동안 성가대가 봉헌송을 부른다.

https://www.youtube.com/watch?v=oQA5v_ov-Xw

봉헌송(Offertory) - 미사 고유문


봉헌송의 뒤를 이어 기도들이 드려지고

침묵속에서 사제님이 성찬기도를 읽어주신다.

그 후 사제님과 성가대 사이의 대화로 감사송과 상투스 두 곡이 이어진다.

https://www.youtube.com/watch?v=KSAomNMj2uQ

감사송(preafatio) - 미사 고유문 / 상투스(Sanctus) - 미사 통상문


상투스가 끝나면 미사에서 가장 중요한 축성이 시작된다. 

축성기도를 낭송하고 이어서 사제님이 '주의 기도'를 소리내서 외우면

성가대가 '아뉴스 데이'를 노래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jln3fAv8ZBU

아뉴스 데이(Agnus dei) - 미사 통상문


사제님이 대표로 빵과 포도주를 드시면서 영성체를 행하고

성가대는 영성체송을 노래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AIIg-j-GiZI

영성체송(Communion) - 미사 고유문


사제님이 영성체 후 기도를 낭창하시면 미사는 끝난다.

사제님과 성가대는"끝났으니 가라"라는 뜻의 이테 미사 에스트를 노래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yCOdF7jQxeo

이테 미사 에스트(Ite, missa est) - 미사 통상문

예배 전체를 '미사(Missa)'라고 부르는 것이 이 문장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사제님이 처음에 노래하고 성가대가 응답하면 노래는 끝이다

이제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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