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리지 않지만 그냥 한 덩이처럼 맛이 되었다. 그다지 맛이 좋지 않다. 몸에 좋다니 대충 씹는다. 이내 꿀꺽 넘어간다. 구수함과 건강한 맛이 내 몸에 퍼져 하루 종일 건강할 것이다.
낫또의 생산지는 일본이 아니라 충청북도 진천군 덕산면이다. 진천군 어르신들의 콩을 수매해서 사용한지는 모르겠으나 그곳의 공기와 물과 사람들의 땀방울이 들어갔을 것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낯선 곳에서 만들었지만 내 몸에 흐르는 영양분은 그들이 준 것이다.
낫또는 삶은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일본의 전통음식이다.
우리나라에도 삶은 콩을 발효시키는 음식에 청국장이 있다. 하지만 발효방식이 다르다. 낫또는 작은 흰콩(다른콩은 안된다)으로 무균실에서 낫또 균(일본 정부가 허가한 균)만을 사용하여 발효를 하기 때문에 냄새가 나지 않고 생으로 먹을 수 있고, 청국장은 각양각색의 삶은 콩을 공기 중에 노출시킨 후 볏짚을 넣어 발효를 시키는데 공기 중 바실러스균과 볏짚의 바실러스균 등 여러 균들의 영향으로 냄새가 많이 난다고 한다. 결국은 우리나라 청국장에 더 많은 균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일본의 낫또는 천편일률적으로 획일적이지만 청국장은 냄새는 나지만 다양함과 자연스러움, 수용과 포용의 단어가 어울리듯 하다.
낫또 넣은 요구르트를 먹으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어제의 단상이 떠올랐다.
앞집에 사는 모모의 딸이 올해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데 일본으로 학교를 가기 위해 준비 중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 얘기를 듣고 난 후 길에서 앞집 아이를 만났다. "안녕? 잘 지내니? 일본학교 들어가려고 시험준비중이란 얘기 들었는데 시험 언제 봐?" "내일 온라인으로 봐요" "시험을 잘 보고 싶어? 아니면 잘 안 보고 싶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구나?" 한참을 망설이더니 표정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얼마 후 들릴 듯 말 듯 "네" 한다. 초등학교 막 졸업해서 가족이 없는 일본에서 생활해야 하는 아이는 이것이 자신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에 결정을 했겠지만 누구의 결정인지는 알 수가 없을 것 같다. 아직 어리기 때문에.
낫또가 일본음식이어서 일본으로 학교를 진학하는 옆집 아이가 생각난 것도.
모모가 자신의 딸은 일본인과 비슷하다는 말이 생각나서인지는 모르겠으나,
낫또가 맛이 없어서 요구르트에 섞어서 맛있게 먹으려 해도 맛이 없는 건 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다른 것으로 포장하려고 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모가 아무리 한국에서 산다고 해도 한국사람은 될 수 없다는 것이며, 자신의 자식 중 한 명은 아마 일본인으로 살아가기를 원해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산콩 낫또에서 한국에 사는 수많은 이방인들이 떠오른다. 이 단어의 조합처럼 어색하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우리는 이미 수많은 이방인의 피를 물려받았고 나도 어쩌면 어디에서부터 알 수 없는 곳에서 섞였는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본질은 이미 중요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