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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Ah Apr 12. 2017

벼랑끝 인간본능을 보여주는 '워킹데드'

인간으로 사는것이 무엇인가..


내가 몇년전부터 가장 흥미롭게 보는 미드라마가 있다. 바로 미국에서 전대미문의 시청률 갱신 기록을 세우며 미드라마의 새역사를 쓰고있는 '워킹데드 (The Walking Dead)'이다.


나같은 경우는 TV 드라마는 잘 보지 않으며 수작이라고 평이 자자하면 매주 나눠서 보는것은 스타일에 맞지않고 시즌이 끝날때까지 기다렸다가 한번에 몰아보는 스타일이다.


워킹데드도 그렇게 보기 시작했는데 시즌7이 완결됐다는 소식에 이번에 다운 받아놓고 몰아볼 날을 기회보는중이다. 어느새 어렸던 주인공의 아들 칼이 청소년이 된걸보면 몇년동안 한 드라마에 꾸준히 출연하는 많은 배우들이 놀랍다..이런 드라마에 한번 캐스팅돼면 드라마가 흥행하게 돼면 매년 시즌이 하나씩 계속 이어지게 되므로 십몇년씩 한 드라마에 출연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게 우리나라 드라마와는 다른점이다.



워킹데드는 알수없는 바이러스로 인간이 좀비로 변해 순식간에 문명이 붕괴돼고 살아남은 사람들간의 사투를 다루는 내용이다. 기존의 많은 좀비 영화, 드라마와는 차원이 좀 다른데 좀비와 싸우는 내용이라기 보다는 좀비는 곁다리 양념이고 핵심은 살아남은 사람들간의 서로간 생존을 위한 싸움이 주 내용이다. 단순히 좀비랑 싸우는 내용이었다면 이렇게 시청률 기록을 세우지도 못했을테고 이만큼 시청자들에게 몇년간 강한 임팩트를 주지도 못했을 것이다. 워킹데드의 흥행으로 워킹데드의 시초를 다룬 피어 더 워킹데드 까지 동시에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인간은 철저하게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가 어떤지에 따라 인간은 악마가 되기도 하고 천사가 되기도 한다. 특히나, 문명이 멸망하고 난뒤, 생명의 존엄함 따윈 사라지고 생존이 최우선 가치가 되는 완벽한 지옥이 펼쳐지게 되면 무조건 살아남으려는 인간의 본능은 처절하리만큼 무서워 어떤짓도 서슴치않고 저지르게 된다.


아직, 인간의 문명은 인간 역사에서 그런 극한상황을 겪어보지 않았지만. 미드라마 '워킹데드' 에서 그런 상황을 가상으로나마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점점 많아지고 핵심 멤버를 제외한 많은 멤버들의 교체도 일어나면서 시즌7 에 와서는 다소 산만해지는 경향이 있어 아직 다 몰아보지는 못했는데 다른 시즌들에서 받았던 충격적인 사건들만으로도 워킹데드의 끔찍함에는 이미 충분히 질린터이다. 그 끔찍함이 점점 강도가 강해져 가는지라 왼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감상을 삼가하는게 좋다. 인간을 식량으로 삼는 식인그룹에서 그 절정을 이루는가 싶었는데 네건이라는 최강의 악당이 등장하는 시즌7 시작을 보고서는 진짜 지옥의 끔찍함과 공포가 무엇인가 알게된다..



시즌7 은 처음부터 그동안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주인공들이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맥없이 구원자들 이라는 그룹의 리더 네건이 휘두르는 쇠창살두른 야구 방망이에 머리가 곤죽이 돼서 죽어나가기 시작한다. 유일한 동양인이자 한국계 배우로 극중에서 가장 사랑받았던 글랜마저도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뭉개진 고기덩어리로 변해버리는 충격을 선사한다.


많은 생존 그룹들이 등장하지만 주인공 그룹을 이끄는 리더는 전직 보안관 '릭' 인데 그런 지옥같은 세계에서 그룹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리더가 어떡해야 하는지를 가장 잘 보여준다. 어줍잖은 인간애, 양심, 선악에 대한 구분따위는 동료들의 죽음이기에 그는 철저하게 냉혈적으로 변하려 하면서 스스로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고통받기도 한다. 도리어 인간의 선함을 믿고 살생에 반대하는 목사가 드라마에선 시청자들에게 강력한 암유발 캐릭터 이다.



배트맨의 조커는 저리가라할 정도로 사이코패스적인 악당 네건의 두려움 앞에서 그동안 그 지옥같은 난관을 해쳐온 릭과 대릴마저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비굴하게 무릎을 꿇게 되는데 그만큼 끔찍한 두려움 앞에서 인간이 할수있는일은 아무것도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동료들이 끔찍하게 인간의 먹이로 도살되는 것을 지켜보며 차례를 기다리는 도살장의 동물들이 아마도 그런 심정과 두려움이었으리라..


인간을 고기덩어리로 식량으로 삼는 그룹에게 멤버들이 잡혀가 줄지어 도살을 기다리는 장면에서도 충분히 공포감을 느꼈지만 그때는 상대 식인그룹들도 개개인들은 나약한 인간들인지라 충분히 주인공인 릭과 대릴이 그들을 제압하고 살아남으리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네건이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악당 캐릭터 앞에서는 어떡해도 달리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는점에서 그 공포감과 절망감 무력감등이 최고조를 달한다.



워킹데드는 그래픽 노블 원작을 가진 드라마이다. 인간의 의식이 얼마나 강하고 악해질수 있는가 제프리 딘 모건이라는 명배우가 네건이라는 이 최강 악당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옆에만 있어도 숨이 막힐것같은 공포심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한다. 능글맞게 농담을 하면서 언제 야구방망이를 휘두를지 예측불가 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잔인하게 뭉개 죽이는데 있어 파리잡듯 전혀 주저함이나 죄책감이 없다는점에서 캐릭터가 주는 공포감이 정말 실감난다.


이 드라마에서 선악이란 개념은 애초 존재하지 않는다. 살아남기 위해 인간끼리 서로를 죽이고 잔인하고 강할수록 생존확율이 높아지는 지옥같은 세계에서 선한이들이 살아남을 길은 없기 때문이다. 살아남는 자가 법이돼고 살아남기 위해선 누구나 살인자가 돼야하는 세상이다. 선악따윈 필요없고 강하냐 약하냐만 남게 되는데 악할수록 강하게 된다. 이 악마같은 네건이 구원자들 이라는 그룹에서는 그들을 먹여살리고 보호하는 강력한 지도자로서 두려움과 존경의 대상이 된다. 주인공인 릭이 네건에게 무릎을 꿇을수밖에 없는 이유는 강해지고자 아무리 노력했어도 그만큼 철저하게 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재난 영화들은 살아남은 사람들끼리 뭉쳐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고 세상을 만들어 가는 내용들도 많은데 요즘 나오는 영화 드라마는 반대적인 내용들이 더 많다. 좀비로 인해 세상이 멸망한것 만으로도 충분히 지옥이라하겠는데 살아남은 사람들끼리도 식량과 보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죽여야 하는 진짜 지옥을 만들어 간다. 북두신권도 그렇고 매드맥스 세계관도 그렇지만 워킹데드의 끔찍함에는 비할바가 아니다. 그야말로 인간의 존엄성이나 존재의 가치란것을 찾아볼수가 없다.


그 끔찍함이 너무도 실감나기에 정말 문명이 몰락하고 인간이 생존에 내몰리게 돼면 그런 악마같은 존재들로 변할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실감하게된다. 다른 좀비물들 처럼 그냥 단순한 호러 판타지로 느꼈다면 이런 생각은 들지 않을테고 미드라마 역사를 새로쓰는 고공의 시청률 기록은 없었을 것이다. 폐허와 좀비들로 뒤덮힌 온통 지옥같은 공간속에서 인간들끼리도 서로 죽인다는 내용이 끔찍하긴 하지만,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생존본능과 본성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수작 드라마 라고 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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