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영어 10 문장 쓰기' 시리즈는 총 3개의 글로 구성될 예정이다. 16일부터 '매일 영어 10 문장 쓰기'를 실천하고 있다. 이후북스에서 진행하는 이 모임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10 문장을 영어로 써서 카페에 올리는 온라인 활동이다. 3월 16일부터 4월 5일까지 3주간 진행되니 한 주간의 후기를 매주 남기려 한다. (그래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실천하겠지?)
한 사이클이 돌았고 오늘은 둘째 주를 시작하는 날이다. 둘째 주의 첫 글은 떡볶이로 시작했다. 어제 '아무튼, 떡볶이'를 읽고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기 때문. 사실 악명 높은 다크 윈터가 끝나가는 이 시점부터 덴마크를 누비고 다닐 나의 찬란한 덴마크 라이프를 영어로도 기록하면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신청했다. 예를 들면 덴마크인 친구들과 공원 나들이를 갔다가 보고 들은 컬처쇼크 내용이라든가 일 끝나고 덴마크인 친구들과 펍에 가서 맥주 한잔 하면서 서로의 문화에 대해 대화를 나눈 내용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이거라도 하고 있어 다행인 지경이 됐다.
16일이 되기 전, 그러니까 매일 영어 10 문장 쓰기를 시작하기 전 덴마크에서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약국과 마트를 제외한 대부분 상점의 영업을 금지하는 정책이 시행됐다. (배달과 포장은 제외) 10명 이상 모일 경우에도 벌금이 부과되고 산책을 할 때도 앞에 사람이 있으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걷는다. "The police."로 끝나는 날이 좋아도 사회적 거리 유지를 잊지 말라는 문자도 주기적으로 온다. 워킹홀리데이를 와서 현지인과 어울리는 대신 한국 책방에서 진행하는 워크숍을 돈 내고 신청하면서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 게 아이러니하고 또 아이러니하지만 나름 즐기면서 하고 있다. 충분히 아무것도 안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 않은 나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말이다.
첫날, 어떤 단어로 문장을 시작해야 되나 고민했다. 고민도 잠시, 그 자리에서 새로운 신청 계기와 앞으로의 다짐 등을 줄줄이 써 내려갔다. (쓰라고 시킨 사람은 없다) 그날의 다짐 이후, 이 활동은 까딱하면 우울의 구렁텅이로 빠질법한 나의 일상에 새로운 활력이 됐다. 다짐한 내용을 요약하자면, 나는 덴마크 친구들과 어울리며 일하고 생활하는 나의 덴마크 라이프를 기록하고 싶어 신청했지만 그럴 수 없게 됐다, 이참에 나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며 늘 그래 왔던 대로 계속 글을 쓰려고 한다,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다.
마음먹고 실천하니 마음먹은 대로 이뤄졌다. 매일 같이 성취감을 느끼니 기대하기 힘든 내일도 기다려지기 시작했다. 내일은 어떤 글을 쓸까, 시리즈로 써볼까, 글에 맞는 그림도 그려볼까, 이참에 책으로도 내볼까 등.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구름처럼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갖가지 구름을 맛볼 생각에 마음이 들뜬다.
첫 주는 단어나 숙어가 생각이 안 나 한 문장 만들고 검색하고, 또 한 문장 만들고 검색하는 식으로 썼다. 그러다 보니 온전히 내 노력으로 된 게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 흥미가 떨어졌다. 주 후반부터 사전을 켜지 않고 최대한 내가 아는 단어로만 문장을 만들어 나가려 노력했다. 바로 기억이 안 나던 단어들도 다른 문장을 쓰다 보니 기억이 났다. 사전은 생각난 단어 외에 대체할 수 있는 단어들은 무엇인지 찾아보기 위해 켜는 횟수가 더 많았다. 이번 주 목표는 사전을 최대한 보지 않고 문장 쓰기를 이어 나가는 것. 더불어 지적을 덜 받도록 실수를 줄이는 것이다. 첨삭받은 내용을 보니 오늘 어느 정도 실천을 한 것 같다. 주 후반에는 다음 주를 위한 또 다른 목표가 생기겠지.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