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정 감독님의 마녀
개인적으로 이 영화는 보면서 어렵다고 생각했다. 몇 번이나 봐도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보통의 영화 같으면 나름의 관점으로 영화를 해석하곤 하는데, 이 영화가 도대체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지 전혀 눈치챌 수 없었다.
- 박사의 정체는 무엇인가?
- 아이들의 뇌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 엔딩의 의미는 무엇인가?
아무리 머리를 쥐어뜯으며 생각을 해도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알 수가 없었다. 마녀 2가 제작된다는 소식이 있으니, 후작을 통해 언젠간 알기를 바란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걔네 Made in USA잖아”이다. 평상시에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 이런저런 브랜드에 대한 잡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데, 영화 속에서도 자동차와 관련된 디테일이 보였다. 우선, 처음 박사가 영화에 등장할 때 독일 브랜드 차량인 벤츠를 타고 있다. 반면 귀공자 (최우식)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줄곧 미국 브랜드 차량인 캐딜락을 타고 등장한다. 이러한 디테일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귀공자는 친미일 것이라고 예상했고, 박사는 독일과 깊게 연관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서 인트로 속 나치즘과 히틀러를 연상시킨 콜라주를 통해, <마녀>에서 누군가 혹은 어떤 힘은 히틀러와 같이 야수적 폭군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누구는 홀로코스트의 유대인처럼 제거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를 보면서 정확히 어떤 것들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혹은 무슨 의미를 갖는지 알 수 없었지만, PART 1: Subversion인 만큼 PART 2를 통해 갖고 있던 의문점들을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끝으로,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히가시노 게이고의 <레몬>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책 속에 인위적 방법으로 만들어진 클론들이 나오는데, 한 클론이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을 참가하면서 박사들로부터 쫓기는 내용을 그린 책이다. 물론 <마녀>에서는 계획된 하에 자윤 양이 박사로부터 쫓김을 당했지만, 누군가가 창조주가 되어 창조물을 필요에 의해 만들고 거세한다는 점으로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한 건, 이 영화는 여러모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후속을 기대하게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