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도전하고 실패하다 보면 더 빨리 성공하지 않을까
전업 필라테스 강사가 되기를 망설이는 이유는 이제 정리됐다. '강사'로서 수업에 대한 책임감과 연차나 병가 등 시스템의 보호막이 없는 것, 고정 수입이 없는 경제적인 불안정성, 남들이 바라보는 시선. 이 세 가지가 내가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럼 내가 망설이는 이유에 대해 대비하고 상황이 준비되었을 때 결정하는 게 더 나은 게 아닐까? 꼭 지금이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이전 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에서도 얘기했듯이 두 마리 토끼는 잡을 수 있기도 하고, 또 없기도 하다. 내가 어느 정도를 목표로 하느냐에 따라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난이도가 올라간다. 지금처럼 투잡을 한다면 안정적인 수입을 유지할 수 있다. 안정적일 수는 있어도, 두 일 모두 이도 저도 아닌 게 될 수도 있다. 때로는 나에게 유리한 선택이나 안정적인 선택이 아니라, 어쩌면 대책 없어 보이기도 하는 과감한 선택이 필요한 게 아닐까? 지금이 그 타이밍이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계속 망설이는 이유는 같을 테니까. 그럼 1년 뒤에도, 3년 뒤에도 같은 걸로 고민하고 또 망설이고 있을 것 같다.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것은 실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지금이 가장 젊을 때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계속 고민만 하다 보면 시간만 흐를 뿐이다. 좀 더 빠른 의사 결정을 하고, 부딪혀보는 것도 필요하다. 일단 부딪혀 보고, 정말 아니다 싶으면 다시 돌아오면 되는 것이다. 물론 그 과정이 그리 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나중에 겪는 것보다는 쉬울지도 모른다. 다른 선생님들처럼 일단 전업으로 도전해 보고, 정말 아니면 그때는 다시 재취업을 하던지 다른 방안을 찾으면 된다. 선택을 했다면 일단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정말 죽어도 아니다 싶으면 살아날 구멍은 있을 거라고 믿는다.
나는 나만 책임지면 된다. 다행이고 감사하게도 누군가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 그런데 결혼하게 되면 어떨까? 내 가정이 생기고 내가 책임져야 하는 아이가 생길 수도 있다. 그때는 더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하고, 안정성이라는 가치가 더 중요해질지도 모른다. 미혼일 때 더 많은 도전을 해봐야 되지 않을까?
나는 엄마가 되고 싶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싶다는 꿈이 있다. 예전에는 '워킹맘'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몰랐다. 큰 관심을 두지도 않았다. 그런데 주변에 결혼을 하는 친구들이 하나둘 생기고, 아이를 낳은 친구들도 있다. 그리고 깨달았다. 아기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을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한 채로 출근하는 것이라는 걸. 퇴근 후에도 나의 자유 시간은 거의 없다. 아이를 픽업하고 케어하면 하루가 끝난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를 잘 케어하면서, 회사에서 미혼과 동일한 퍼포먼스를 낸다는 것은 사실 그 뒤에 엄청난 노력과 재능, 그리고 일을 좋아하는 열정이 있는 것이다. 나는 자신이 없어졌다. 힘든 순간들을 버틸 수 있을 만큼, 일을 좋아해야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좋아하는 일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혼자일 때 내가 조금이라도 더 좋아하는 일, 해보고 싶은 일에 도전해야 되지 않을까? 결혼 전에 어느 정도 내가 좋아하는 일에서 안정화를 시켜놓고 싶다는 바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