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 제휴영업팀장, Chris
호캉스를 넘어 펜캉스(펜션+바캉스) 시대가 왔습니다. 여기어때의 올해 여름 성수기(2019.07.01~08.31) 예약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이 시기의 선호 숙박시설 형태 1위는 ‘펜션(34.4%)’이었어요. 그리고 호텔(30.6%)과 모텔(20.1%), 게스트하우스(8.2%), 리조트(6.7%) 순이었죠.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호텔(26.6%)’이 첫 손에 꼽힌 것과 상이한 결과입니다. 그 뒤를 모텔(24.2%), 펜션(22.3%), 게스트하우스(16.7%), 리조트(10.2%)가 이었어요.
최근 펜션이 주목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기어때 펜션 제휴영업팀장이자, 우리나라 펜션의 온라인 예약문화를 개척한 전문가 크리스에게 펜션 역사와 최신 트렌드를 들었습니다.
여기어때는 농어촌민박사업, 휴양펜션업 등으로 등록된 업체를 ‘펜션’으로 규정하고 있어요. 전국 펜션은 1만 곳으로 추정되죠. 경기 가평은 대표적인 펜션 성지로, 이 지역에는 1,100곳이 넘는 업체가 농어촌민박업으로 등록돼 있는데요. 소규모 민박을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커져요.
펜션 예약 실적은 여행업계에서 여름 성수기 성과를 좌우해요. 야외 취사와 대규모 인원수용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이 시기 여행 시 가장 먼저 상기되는 숙소 형태예요. 그래서 여름에 예약이 몰리고, 객단가가 높아 거래 매출을 견인하죠. 여기어때가 모텔을 넘어, ‘종합숙박’으로 도약하는 시점에서 가장 먼저 확보한 숙소 유형이 펜션이었어요.
여기어때와 같은 온라인 숙박 플랫폼의 대중화가 펜션 이용률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죠.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펜션은 포털에서 지역명을 검색한 후 해당 펜션이 운영하는 사이트로 직접 찾아가 예약해야 했어요. 예약 시스템이 부실해 결제 수단은 계좌 이체로 제한됐고 취소·환불 절차도 어려웠죠. 숙박시설 운영자는 외부 홍보 채널이 마땅치 않아 포털 검색 광고에 의존했고요. 실시간 객실 관리가 어려워 오버부킹(overbooking, 초과 예약) 피해도 빈번히 일어났죠.
숙박 앱 등장으로 지역별 펜션을 한눈에 조회하며 가격과 룸 컨디션 비교, 예약이 손쉬워졌어요. 덕분에 펜션은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빠르게 성장한 숙소 유형이에요.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즐기는 문화 정착도 펜션 인기에 힘을 보탰죠. 장기여행 중 집 안에 홀로 남겨진 반려동물은 분리불안 증세를 보여요. 함께 여행을 떠나도 숙소와 이동 문제 등으로 여행지에서 유기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펜션은 펫팸족이 선호하는 숙박시설이에요. 반려동물 동반 입실이 가능한 숙소 유형을 살펴봤더니, 펜션(84.5%)이 가장 많았어요. 독채로 운영되는 곳이 많아, 반려견이 짖어도 문제가 크지 않고, 뛰놀 수 있는 마당이나 반려견 전용 수영장을 갖춘 곳도 있고요. 인근에 계곡, 산이 있어 산책하기 좋은 환경이죠. 이런 수요에 힘입어 여기어때에 등록된 반려동물과 함께 이용 가능한 숙소는 3년 사이 10배나 증가했어요.
펜션은 인스타그램 등 SNS 영향으로, 여행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시설이에요. 호텔, 모텔은 출장, 여가, 데이트 등 일상 수요가 큰데, 펜션은 1년에 한두 차례 휴가 때 방문하죠. 그래서 신중하게 펜션을 고르고 소비자가 기대하는 부대시설과 인테리어 수준도 높은 편이에요.
10여 년 전만 해도 펜션은 태안지역을 중심으로 수수한 느낌의 목조주택이 대세였어요. 퇴직한 중·장년층이 전원생활을 즐기며,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운영했죠. 과거에는 단체나 가족 단위 손님이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은 연인과 친구 사이 여행이 늘면서 고객 연령층과 숙박업주 연령이 크게 낮아졌어요.
최근 5년 사이에는 동남아시아 고급숙소를 모티브로 한 모던한 분위기의 펜션과 풀빌라가 인기예요. 절제미가 있는 우아한 대리석 장식과 높은 천장, 넓은 창으로 풍경을 시원하게 조망하는 것이 특징이죠. 호텔급 침구류와 어메니티(amenity, 편의용품)를 구비해 해외 리조트 부럽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해요.
플레이케이션형 펜션이 최근 가장 인기예요. ‘플레이(play)’와 ‘베케이션(vacation)’의 합성어인데, 편안한 휴식과 함께 다양한 즐길 거리를 추구하는 휴가 문화를 뜻해요. 외관이 독특하며 루프탑과 오션뷰, 인피니티풀 등이 갖춰져 숙소에만 머물러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휴가를 보낼 수 있죠.
포항 이스케이프, 여수 그리다리조트, 가평 빌라라온이 대표적입니다. 이국적인 포토스팟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2030세대에게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어요. 프리미엄 숙소 큐레이션 ‘여기어때 블랙’에도 선정된 곳들이죠.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기까지 소요되는 리드타임(lead time)이 짧아지고 있어요. 과거에는 여행 가기 3~4주 전 숙소를 서둘러 예약했지만, 최근에는 예약 플랫폼으로 손쉽게 원하는 숙소를 만날 수 있게 됐죠. 그래서 1주 이내, 심지어 여행 떠나는 날 펜션을 예약하는 고객도 많아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펜션도 호텔처럼 남은 객실을 타임세일을 통해 저렴하게 내놓는 상황이 종종 생기는데요. 펜션 사장님은 입실 당일 오전에 가격을 낮추는 경우가 많아요. 이 보단 고객 구매가 활성화된 전날 저녁에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에요.
실시간 예약현황 확인은 기본이에요. 온라인 예약 주 고객층은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2030세대예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라이브방송, 로켓배송 등 실시간 리액션에 익숙한 소비자죠. 업주는 숙소 예약이 들어오면 빠르게 빈 객실을 확인하고 예약 확정 피드백을 줘야 합니다.
초과된 예약을 받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숙소 측 과실로 인한 예약 취소는 고객에게 부정적 경험을 심어줘 재구매를 방해하니까요. 이 밖에 리뷰 관리, 숙소 자체 이벤트 진행, 여기어때 기획전 참여 등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하면 비수기에도 매출 유지에 도움이 될 거예요.
여행사와 호텔 앱, 소셜마켓 등을 거쳐 2017년 여기어때 펜션팀에 합류한 국내 펜션 전문가다. 현재 여기어때 펜션게하사업부 제휴영업팀장을 맡아 펜션 카테고리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