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다시 후쿠오카로 갑니다

새로운 삶을 살아보려 합니다

by 켈리 KELLY

한국 나이로 서른, 만 나이 스물아홉.


약 1년 반의 제주 생활을 마치고

나는 다시 후쿠오카행을 결심했다.


일본에서의 워킹홀리데이가 끝난 후

더 머무려던 일본 생활을 여러 이유로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공교롭게도 코로나가 시작되었다.


일본 생활에 대한 아쉬움만 남아 있던 그 무렵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될지 고민하고 있는데

친한친구가 제주로 간다는 말에 나도 제주행을 택했다.


그렇게 제주에서도 바리스타로 일하며

취미로 베이킹클래스를 다녔다.


운 좋게 좋은 선생님을 만난 덕분에

커피와 베이킹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의 한마디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켈리, 저 사실 미국으로 공부하러 가요.”


나는 그때 한국 나이로 스물아홉,

20대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었다.


나보다 열 살 많은 선생님의 새로운 도전은

늘 ‘늦었다’고만 생각했던 내게 적잖은 충격이었다.


며칠을 고민하다 결국 결심을 했다.


‘나도 더 늦기 전에

일본으로 제과 유학을 떠나야겠다.’


이미 일본어 자격증은 오래전에 따둔 상태라

지원서와 서류만 준비하면 되었고,

모든 준비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이 소식을 전하자 선생님은 말했다.

“저도 하린 씨 나이에 프랑스로 유학 갔어요.

하린 씨라면 잘할 거예요.”


그 말에 마음속 깊은 불편함이 눈 녹듯 사라졌다.

‘나는 늦은 게 아니구나.

내 속도로, 내 방향으로 내 길을 걸어가면 되는구나.’


이후 서울에서 아카데미 면접을 보고

떨리는 마음으로 합격 발표를 기다렸다.


합격증이 도착하기 전, 본교에서 라인 메시지가 왔다.

(일본 현지에서 지원을 했을 경우에는

집으로 합격증을 보내 합불 소식을 알려준다)


“합격을 축하합니다.”


그렇게 1년 반의 제주 생활을 마무리하고,

본가에 잠시 머문 뒤 몇 주 후 다시 후쿠오카로 향했다.


약 10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학교생활.


나보다 열 살 어린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분야인 제과제빵에 도전했다.


주위 친구들은 어느새

회사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지만,


나는 또다시 남들과 다른 길을 걷게 되었다.


나이 서른, 다시 시작하는 새 출발.


내 속도로,

내 삶을 살아가기 위한 두 번째 발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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