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분도련 캘리에세이 #27
아침에 일어났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지난밤, 할 일을 미루고 자버린 터라 부랴부랴 챙겨 카페로 갈 준비를 했죠. 옷을 입으려고 하는 순간 구석에 보이는 선물 박스. 버려야지 버러야 지 생각하다 4년이 넘도록 가지고 있던 4년 전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상자였어요. 한번 살짝 열어보고 나가면서 버려야지 하며 닫아버렸어요.
그리고 카페로 가는 길, 재활용 쓰레기장에 서서 그 박스를 던져버리려는데 조금 아쉬운 마음에 상자를 열어보았아요. 그리고 쓰레기장에 우산을 쓰고 서서 편지들을 다 읽어버렸습니다. 슬프지는 않았어요. 한 여가수의 노래처럼 전 슬픈 영화에 모두 울진 않거든요. 하지만 조금 마음 한쪽이 아리긴 했어요. 비까지 내려서 그랬을까요. 결국 박스 안에 있던 다이어리는 챙겨들고 왔습니다. 비 때문이에요. 비가 내려서 그런 거예요. 그런데 비 오는 날은 그래도 괜찮아요. 평소에는 오그라든다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비 오는 날에는 괜찮아져요. 모든 사람이 비 오는 날에는 같은 마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