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와 단상_매(일)뭐(라도)쓰(기) 프로젝트_7월_1일차
나는 7월생이다. 그것도 7월의 첫날.
누군가는 한 해의 반이 지나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기에 좋은 달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휴가철이 다가오니 그나마 숨통이 트인다고 했다.
그중에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은 내가 태어나 기쁜 달이라고도 했고 나를 만나게 해 준 고마운 달이라고도 했다. 종종 여름 아이라 활기차고 밝은 에너지가 넘친다고도 했다.
살아오면서 이런 이야기들이 있어 나는 충분히 행복한 7월생이 되었다.
그렇게 강렬한 햇살과 생명의 푸르름의 날들이 반복되는 7월을 닮아 나는 무럭무럭 자랐다.
실제 또래 집단에 속하면서 나는 항상 머리 하나가 더 있는 아이였고, 학창 시절 내내 맨 뒤에 앉아 반 전체를 조망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이렇게 마냥 행복한 7월 생은 7월의 아이를 출산하면서 7월의 혹독함을 실감하게 된다.
에어컨을 켤 수 없는 7월은 잔인했다.
한기와 열감이 공존하는 몸은 변덕스럽기 그지없었다.
어떠한 조치도 받아 드려지지 않는 몸을 경험하며 나는 엄마를 떠올렸다.
엄마가 출산한 날은 그해 7월 중에서도 가장 더운 날이었다고 한다.
에어컨은커녕 선풍기도 필수품이 아닌 시절 엄마는 엄마의 시어머니가 ‘바람이 들까 봐’ 준비해 둔 지글거리는 방에서 생지옥을 경험했다고 했다.
옛 어른들의 신념은 때론 무자비할 정도로 견고해서 엄마는 갓 태어난 나를 안고 발을 동동 굴렀다고 한다.
그러다 꽁꽁 싸매 놓은 아이의 숨소리가 옅어진다고 느꼈던 것은 방안의 열기 때문이었을까?
삼복더위에 아이가 더위를 먹었을까 봐, 엄마의 몸에 바람이 들까 봐는 안중에도 없이 그 길로 엄마는 나를 안고 동네 의원으로 뛰기 시작했다고 한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산발의 아이 엄마와 헐떡이는 아이를 본 간호사가 건네준 것은 병원 슬리퍼 한 짝. 출산한 지 이틀째.
온몸의 뼈와 근육이 붇고 늘어나 제자리를 찾지 못한 엄마 몸이 여기저기 아프고 한쪽 발이 상처투성이가 된 후에야 나의 숨이 돌아왔다는 이야기.
그렇게 살아 돌아온 아이가 또 다른 생명을 낳은 달.
7월은 생명과 죽음의 실존이 담긴 리얼리티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