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에서는 높은 나무가 자라지 않습니다
애초에 낮은 나무를 심은 적이 없는데도
나는 돌아가서 말해주고 싶습니다
네가 심한 갈증을 느끼는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너를 동여맨 끄나풀 따위가 너를 구속할 자격은 없다고 애써 잎을 갈라낼 필요가 없다고 너는 충분히 아름답다고
우리가 그렇게 말해줘야 했습니다
넓은 들판에서 살아갈 권리를
바람에 흔들릴 수 있는 기회를
대체 몇 번이나 앗아갔을까요
태초의 가능성은 더 이상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고
뿌리는 탈출을 꿈꿉니다 자라는 것을 포기하고
자란다보다 늙는다는 말이 어울리는
그런 시절이 오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자란다던데
우리는 아직 자라고 있습니까 아니면 멈춰버렸습니까
어째서 우리는 아직도 심고 있을까요
소중한 씨앗을, 그 작은 화분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