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일입니다.
마치 입술에 거대한 추가 달린 듯
잘 떼지지 않습니다.
매일 곱씹어봤던 그 말,
답답한 마음을 풀어줄 그 말,
모든 실타래를 풀어줄 그가 눈앞에 앉아있는데
막상 하고 싶은 말이 전혀 떠오르지 않습니다.
상처 받은 건 마음이고,
심난한 것도 마음이고,
복잡해진 것도 마음인데,
이것은 모두 마음이 하는 일인데,
정작 입술이 무거워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둘은 언제부터 연결되어 있었던 걸까요?
내게 왜 이런 상처를 주었냐며
원망도 속 시원히 하고 싶고
소리 내어 화도 내고 싶은데
내가 못난 이유들에 대해서,
내가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서,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서,
이런 의미 없는 자책만 던지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와
나는 또 혼자 남겨졌습니다.
누군가가 무슨 대화를 나누고 왔냐고 물어보면,
슬프게도 해줄 말이 없습니다.
아무 것도 보지 못했고,
아무 말도 듣지 못했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도 혼자였지만,
오늘은 유독 더 혼자인 것 같은 날입니다.
수많은 말들을 안으로만 삼켰더니
머리가 체한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빵빵해진 머릿속이 뚫리지 않아
손가락을 날개처럼 움직여보기도 하고,
허공에 대고
하고 싶었던 말들을 소리 내어 외치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풀리지 않아
한숨으로 공기를 채웁니다.
나 혼자만의 무대에서,
혼자만의 움직임 속에서,
혼자만의 속삭임으로
그렇게 춤을 춥니다.
혼자 춤을 춥니다.
글/커버사진 여미
yeoulha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