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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 May 06. 2018

YouTube Go는 왜 출시되었을까?

YouTube Go의 탄생 배경, 그리고 인도의 UX/UI

The Making of YouTube Go


YouTube Go는 YouTube의 Lite 버전 앱이다. Lite 버전 앱답게 화면도 심플하고 기능도 단순하다. 그래픽 디자인도 Material Design 가이드를 준수했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디자인적으로 뛰어나다고 생각할 수 있는 트렌디함이나 창의적인 인터랙션도 발견하기 어렵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YouTube Go를 처음 썼을 때의 느낌을 잊을 수 없다. 인도 유저와 환경을 이해하고 서비스를 썼을때  YouTube Go의 플로우, 기능 그리고 화면의 작은 요소들까지도 절대 '그냥' 단순하게 만들어진 앱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왜 내가 그러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는지에 관한 글이 올라왔다.


위 링크는 YouTube Go 서비스의 탄생 배경과 함께 NBU팀이 어디에 중점을 두고 이 서비스를 만들었는지에 관련된 글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서비스는 어떻게 만들어져야 하고, 어디에 중점을 두며 디자인 하는 것이 좋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선 위 글에 소개된 YouTube Go의 소개와 함께, 저사양폰을 많이 사용하고 인터넷 환경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나라에선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 하는 것이 좋은지 소개해 보고자 한다.


(*이 글은 번역본이 아닙니다. 위 원문을 꼭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YouTube Go는 어떤 서비스일까?


YouTube Go는 작년 4월 인도에서 처음 출시 된 후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및 기타 13개 국가에 소개되었다. 그리고 올 2월에 130개국에 출시되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는 Red 서비스 타겟 국가이기 때문인 것 같다)


YouTube Go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인터넷 접속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그 외에 동영상을 재생하기 전에 미리보기를 제공하며, 다운로드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영상을 보거나, 데이터 없이 친구에게 다운로드 된 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된다.


YouTube Go 소개 영상

 (짧은 1분 영상을 보시면 다음 글을 이어서 읽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존 YouTube 서비스로는 충분하지 않았을까?


YouTube는 매달 10억 명이 사용하는 전 세계의 대표적인 서비스이며, 국내 앱시장에서도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YouTube팀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고 기존 YouTube 앱으로 커버하지 못하는 소비자층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접근이 어렵고 중저가 스마트폰이 주 소비자인 또 다른 10억명의 유저를 잡기 위하여 기존 앱을 개선하기보다 새로운 경험을 주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실제로 작년 부터 쏟아져 나오는  Go 시리즈는 그들의 새로운 공략층을 위해 탄생 된 앱이며, 앱 뿐만 아니라 OS, 폰마저 Go 전용(Oreo OS - go edition)으로 따로 출시되고 있다.





A. YouTube Go의 탄생 배경

: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과의 대화로부터 탄생


YouTube Go의 탄생은 무려 2014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출시는 2016년).


YouTube 리서치 팀은 인도에서 직접 유저를 만나 그들의 의견을 들었다. 리서치를 통해 그들은 인도 뿐만 아니라 브라질, 인도네시아에서 만난 유저들이 너무 빨리 사라져버리는 'Data' 의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 인도네시아의 데이터 1GB 가격은 5시간30분을 더 일해야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다. 그런 데이터가 무심코, 실수로 재생해 버린 영상 때문에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실제로 데이터가 비싼 국가에선 하루에 3G/4G Data를 꺼놓고 계속해서 오프라인 상태로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매우 빈번하다. 자신의 데이터가 쓸데 없는 푸시 알림이나 동영상 재생에 낭비되지 않길 원하기 때문이다.




1. 저품질 영상 재생

데이터 소비량을 볼 수 있는 리스트

그래서 YouTube 팀은 사용자의 특색과 의견을 반영하여 기본 YouTube 앱에 기능을 추가하거나 제거하는 방향이 아닌 앱의 경험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우선 첫 번째로 시도한 방식은 동영상 품질을 낮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저품질 영상으로 앱을 테스트하면서 사용자들이 저품질 영상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미 고화질 비디오를 다운로드, 시청한 사용자들이 저품질로 영상을 보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데이터가 적기 때문에 나쁜 경험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디오는 비디오다!


제품을 만드는 입장에선 '데이터를 적게 소비하면서 어떻게 고화질 비디오를 원하는거지??? 너무 욕심인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YouTube 팀은 네트워크가 열악한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2. 재생 화질 선택 옵션


그렇게 해서 탄생 된 기능이 영상 화질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화질 옵션 팝업은 YouTube Go의 가장 핵심 기능이라 할 수 있으며, 기존 YouTube 와 가장 차이 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YouTube 에선 영상을 클릭하였을 때 바로 영상이 재생되지만, YouTube Go에서는 영상이 재생되기 전 화질을 선택할 수 있는 팝업이 먼저 보여진다. 단계는 늘어났지만 의도치 않은 실수로 데이터가 소비되는 것을 막는 용도로는 탁월한 장치인 셈이다.


또한 추가로 용량이 미리 표시 되기 때문에 사용자는 데이터 소비량을 보고 어떤 화질로 볼지 선택하게 될 수 있게 되었다.(흥미롭게 기존 YouTube는 이 데이터량이 표시 되지 않고 있다.)


이 외에 나의 경험을 비춰 보자면 인터넷 환경이 최근에 부쩍 좋아진 인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되던 인터넷이 순간적으로 연결이 끊어질때가 많아 재생 전에 다운로드를 늘 먼저 하고 영상을 보는 습관이 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곳에서는 특별히 다운로드 기능을 더 중요시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3. 프리뷰 기능 : 핵심프레임 미리 보여주기


YouTube 팀은 유저들이 데이터를 절약하면서 비디오를 보기 위해 저품질 영상으로 보는 것 외에 또 다른 습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유저들이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화면만 점프하면서 보는 것이었다.


이에 맞춰 YouTube 팀은 화질 옵션 기능에 프리뷰 기능을 개발하였다.

프리뷰 기능(PC 버전에서만 제대로 된 GIF 가 보입니다.)

프리뷰 기능은 동영상의 구간별 화면을 재생하여 내용을 미리 확인할 수 있게 한 장치이다. 이 기능 덕분에 유저들은 동영상을 재생하기 전에 자신이 보고 싶은 구간이 어딘지 미리 판단할 수도 있게 되었다.


프리뷰 기능의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데이터 절약 습관 외에 인도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관찰하고 이를 디지털로 풀어냈다는 점에 있다. 인도 사람들은 Sachet(향주머니, 봉지)이라는 작은 팩 단위로 물건을 파는 경우가 많은데(한국 기준 "샘플"), 사람들은 Sachet을 사용해보고 괜찮으면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화에 영감을 받아 프리뷰 기능을 개발했다는 점이 꽤나 인상 깊었다.





4. 친구들끼리 오프라인으로 파일 전송

인도의 국민앱인 'Share it'은 블루투스로 파일을 전송하는 앱으로 Top3 안에 드는 안드로이드 앱이다. 유저 인터뷰를 하면 페이스북 조차 앱을 설치하지 않고 웹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용량 문제에 민감한 인도 사람들 폰에 지속적으로 한 앱이 설치되어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한 일이라 할 수 있다. (Share it : 3위 / Facebook : 7위)


우리나라의 경우 친구에게 어떠한 앱을 추천할 때에 톡으로 설치 링크를 보내 직접 다운로드 하게 하지만(상대방이 데이터를 쓰는데 어려움을 느낄 거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 인도에서는 Share it 을 통해 앱 APK를 블루투스로 전달하는 것이 굉장히 일반적이다. 앱 뿐만아니라 사진, 음악, 영상을 전달할때도 마찬가지로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전달 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한다.


메인 상단의 아이콘을 누르면 파일을 전송할 수 있다.

이러한 인도 국민 습관으로 인해 Youtube Go에 블루투스 동영상 전송 기능이 메인 기능으로  들어가게 될 수 있었다.




수다가 너무 좋아!

최근 인도에 집중하고 있는 또 다른 기업, 넷플릭스도 인도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데이터를 내놓았다.

작년 Jio 영향으로 인도에서 데이터 요금이 굉장히 저렴해지면서(참고) 길거리에서도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그러한 환경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데이터인 것 같다.


모르는 3명만 만나도 하루 종일 수다를 떨 수 있을 정도로 인도 사람들은 얘기 나누는 걸 좋아하는데, 위 그림에서처럼 남이 보고 있는 영상을 대놓고 같이 본다거나, 갑자기 말을 걸어서 대화를 나눈다거나, 혼자 길거리에서 크게 웃는 행동이 인도에서는 굉장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도 유저들은 영상을 볼 때 인터넷 검색보다 친구의 비디오 갤러리를 통해 재미있는 영상을 보는 경우가 많고, YouTube의 추천보다는 주의 사람들의 추천을 더 선호하곤 한다.


이처럼 다운로드 뿐만 아니라 블루투스로 영상을 전달하는 기능이 우리에겐 굉장한 기능은 아닐 수 있지만, 데이터 소비 없이 서로가 좋아하는 영상을 전달할 수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그들에겐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선물과 같은 기능이 될 수 있다 생각한다.






B. 오프라인은 오류 상태가 아니다.

(*위 글도 원문을 꼭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네트워크가 열악하고, 데이터가 비싼 나라의 사람들은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오프라인 상태로 두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래서 구글은 Go 시리즈앱을 내놓는 것외에 기존 구글맵, 구글번역, 구글 앱에서 네트워크 연결 없이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많은 연구를 통해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사실 한국에서 디자인할 때는 Online이 아닌 상태를 Error 케이스 처리해도 무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빠른 인터넷과 무료 와이파이 환경이 잘 갖춰진 나라에서는 Online이 아닐 때의 경우를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사용성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디자인을 할때 Offline 상태를 가볍게 한 장(?)의 이미지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Offline 상태

그러나 인도에서 이러한 화면을 자주 보다보니 위 이미지가 풍기는 뉘앙스가 좀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을 연결시키지 못한 너희 잘못이야,
우린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너가 고쳐!


그러나 과연 하루 종일 인터넷을 켜놓지 않은 사용자가 대부분인 이 나라에서 서비스 제작자가 도도한 태도를 계속해서 유지 할 수 있을까? 기껏 열심히 만들어 놓은 앱을 아무도 사용할 수 없다면 이런 화면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 한 일인지는 조금만 생각해봐도 답이 나올 것이다.





YouTube Go는 오프라인 상태를 오류 상태로 취급하지 않는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상태를 동시에 'Ideal' 상태로 바라보는 것은 처음 기획하는 사람으로써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개인적으로 인도 서비스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꼽으라 하면 오프라인 상태를 항상 염두하며 작업하는 것이었다. 사실 지나고 보면 한 번만 더 점검하면 되는 일이지만, 인터넷이 빠르게 작동하는 곳에서 테스트를 하다보니 인터넷이 느리거나, 안되는 경우의 케이스를 쉽게 놓치기 십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의 도표에 나와있는 것처럼 오프라인과 온라인 상태를 동등하게 Ideal한 상태로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모든 화면의 시작을 오프라인 상태로 시작하고, 그 이후 네트워크가 연결이 되었을때 '로딩 시작''부분 로딩(ex: 텍스트 먼저 로딩 후 이미지 로딩)'의 단계를 설계하는 것 또한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다.



(좌) YouTube Offline 상태 vs (우) YouTube Offline 상태

단적인 예로 YouTube Go에서는 YouTube 와 달리 오프라인상태 일때 오프라인이라는 알람을 주지 않는다(YouTube도 오프라인일때 탭5번째에 위치한 Library를 먼저 띄어주긴 한다.). 물론 YouTube Go도 예전에 보았던 목록을 보여줄 뿐 영상을 재생할 수 없지만 오프라인 상태라는 것을 부각시켜서 알려주지 않고, 이전에 받아 놓은 영상을 보다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단 탭을 2개로만 구성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운로드 탭에는 다운로드 완료된 영상들이 있다. (오프라인 아이콘 표시)





[+ 추가] Google Go 앱의 오프라인 일때의 기능

YouTube Go 외에 오프라인 상태를 고려하여 가장 잘 설계한 사례가 바로 Google의 Lite 버전 Google Go이다.

Google Go : Offline 상태의 UI

검색창이 하단에 위치한 것이 기존 구글 앱과 가장 큰 차이점이지만, 네트워크가 좋지 않을 때 Google Go의 장점이 보다 더 발휘된다.


우선 인터넷 속도가 느린 상황 일 때 상단의 왼쪽 이미지와 같이 인터넷이 연결되는 중이라는 하단 바가 등장한다. 마치 인터넷에 연결하려고 매우 힘쓰고 있다(?)는 것을 대변하는 것 같은데, 이는 기존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앱보다 로딩 시간을 보다 더 길게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이 지루한 로딩 시간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추가된 장치로 보여진다.


그런데 이런 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터넷을 연결하는데 실패했다면 보통은 로딩 실패로 보여지는게 정상이지만, 과거에 기록한 것을 또 검색한 상황이라면 몇 일전에 검색된 결과라는 노티를 보여주면서 예전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 (오른쪽 이미지 - Results from 14days ago / 개인적으로 너무 깜짝놀랐던 기능!)


만약 맛있는 음식점을 구글링해서 찾아갔는데 갑자기 인터넷이 안된다면? 주소나 전화번호를 전혀 알지 못한다면?? 이 때 기존 과거 기록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굉장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사실 인터넷이 되지 않으면 Go 시리즈 앱들의 실질적인 기능을 사용 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만큼 우리는 어느새 데이터 없이 살아 갈 수 없을 정도로 인터넷에 의존하며 서비스를 쓰고 있고, 그리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이 잘 되는 곳에서 미리 컨텐츠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거나, 과거의 기록을 저장해서 오프라인일때도 볼 수 있는 기능들을 하나씩 제공한다면, ‘인터넷이 되지 않는’, ‘속도가 느린’ 환경에 있는 사용자에게 굉장한 큰 변화와 편의를 줄 수 있다.







C. 언어에 대한 고려

마지막으로 인도 서비스를 할때 언어 문제는 데이터 만큼 중요하게 여겨야할 부분 중에 하나이다. 인도는 우리나라 처럼 문해율이 높은 것도 아니고, 하나의 언어로 통일해서 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에는 무려 150개의 언어가 있는데(대표적 언어 10개), 이 언어들은 단순히 사투리 수준이 아닌, 인도 북부와 남부에 있는 사람들이 전혀 대화를 할 수 없는 그냥 다른 언어들이 한 나라에 존재한다.

인도의 언어 분포도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로벌 서비스가 아닌 인도만을 위한 서비스를 하더라도 다국어 이슈를 챙겨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Youtube 초기 가입 과정 - 언어 설정



1.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 셋팅은 영어로

다국어 대응을 하는 것이 디자인을 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어떤 언어에서는 한 줄로 표현해도 되는 것이 어떤 언어에서는 2줄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언어에 따른 레이아웃을 꼼꼼히 챙기는 것도 디자이너가 챙겨야 하는 부분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인도에서는 다국어 언어 이슈보다 영어 문장에 대한 배려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인도의 많은 유저들이 영어로 설정된 안드로이드 기기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들이 영어를 잘 쓰고 이해하기 때문에 영어로 셋팅해서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도 유저들 사이에서는 처음부터 스마트폰을 영어로 사용한 유저의 경우(어쩌면 초기 설치할때 언어 변경을 못해서 영어로 두는 경우)에는 힌디어보다 영어가 더 편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고, 그게 아니라면 힌디어든 영어든 문자를 아예 읽을 수 조차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앱 문구는 굉장히 심플하고 짧으면서 직접적으로 메세지를 전달해 줄 수 있는 단어들을 사용해야만 하고, 최대한 영어권에서 사용하는 은어들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2. 부분 언어 셋팅 변경 UI

이런 복잡한 언어 문제때문에 인도 서비스에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플로우가 나오는데 바로 부분 언어 변경이다.

Tapzo (인도 서비스 앱) : 운세를 보려고 들어가면 언어 셋팅 팝업이 나온다


보통 단어나 짧은 문장인 경우("OK" "Cancle"...)에는 영어 단어가 더 친숙하지만, 운세와 같이 장문의 문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영어보다 힌디어나 타밀어로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긴 문장이 있거나 영어로 전달이 잘 되지 않는 경우를 위해 그 페이지에서만 부분적으로 언어 변경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상세페이지에서 다른 언어로 바꾼다고 해서 앱 메인의 언어가 변경되지는 않는다.





3. 아이콘 + 텍스트

그러나 여기까지는 기본적인 영어 "OK", "Cancel" 과 같은 언어도 읽을 줄 안다는 조건이다. 만약 "No", "Go" 와 같은 쉬운 단어도 읽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에이 설마 OK 버튼도 못읽을까??' 할 수 있지만 정말 간단한 영어조차 읽을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로 간단한 영어도 못읽으면 어떻게 핸드폰을 할 수 있냐 하지만, 요즘엔 3살 아이도 유투브를 스스로 키고 보고 싶은 영상을 재생시키지 않는가? (내 2살 사촌 동생은 YouTubed의 광고스킵도 해서 깜짝 놀랬던 기억이....)


즉 언어를 읽을 수 있는 문제와 스마트폰을 다룰 수 있는가의 문제는 다른 접근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다.

힌디어로 설정한 유투브 고

위 이미지를 보고 한 번 써본다는 입장에서 바라보면 조금 더 그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꼬불거리는 글자에 당혹감이 들겠지만 이것을 꼭 써야하는 상황이라면 서서히 우리가 앱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의존하는 것이 텍스트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왼쪽 이미지 ) +91 옆에는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면 되고..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면 아래 disable 되어 있는 버튼이 파란색으로 변할 것이고, 화살표가 있으니 이걸 누르면 되겠구나..
 오른쪽 이미지 ) 4.9/ 23.9 / 26.8 에 따라 용량이 차이가 나는건가? 아 난 데이터가 없으니 4.9 로 봐야겠다. 아 회색버튼이 재생하는 거고 파란색버튼이 다운로드 하는거구나..



모든 버튼에는 최대한 아이콘과 텍스트를 조합해서 넣는다.

이러한 언어적 환경 때문에 YouTube Go의 버튼에는 아이콘이 텍스트와 함께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디자인을 하다보면 깔끔함, 단순함을 위해 텍스트만 남기고 아이콘을 없애고 싶은 갈등을 져버릴 수 없는데(아이콘을 꼭 써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럴때마다 인도 유저의 눈으로 서비스를 바라보면 이러한 갈등이 금방 사라지고 만다.

  

실제로 YouTube팀이 공유한 자료에 따르면 아이콘과 텍스트가 함께 있을 경우 사람들의 이해와 기억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 전에도 유저 리서치를 하면서 아이콘의 존재가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이 자료에 힘입어 우리 앱을 디자인 할 때도 더욱 확신을 가지고 아이콘을 활용하며 디자인을 하고 있다.



4. 음성검색

최근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음성 검색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증가하고 있는데 이미 중국과 인도는 음성 검색이 굉장히 잘 활용되고 있다.

참고 기사 - 하단 링크 첨부

최근 구글 발표에 따르면 (참고), 인도의 검색 쿼리 중 28 %는 음성으로 이루어지며 힌디어 음성 검색 쿼리는 전년 대비 400 %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좌) 구글 검색 / 우) Jio(인도 앱 - 음성검색 기능 제공)

문자를 몰라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되었으며, 최근 들어 인도 자체 앱에서도 음성 검색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많은 인도 유저들이 앱 사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게 될 것 으로 보인다.


특히 위 이미지에 있는 오른쪽 앱은 SKT, KT 와 같은 인도 통신사 앱인데 최근 음성 검색 기능을 탑재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어와 힌디어로 자신의 팩 정보를 확인하거나 충전을 할 수 있게 하여 앱 사용에 어려워 하는 유저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5. 동영상 설명서

앞서 설명한 것처럼 많은 인도 사람들이 글을 읽을 수 없기 때문에 앱의 기능을 설명할 때 아이콘이나 이미지로 설명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이미지로 모든 것을 다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많은 앱들이 YouTube를 활용하거나, 동영상을 탑재하여 앱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좌) Share it / 우) True Balance

왼쪽 상단의 이미지는 Share it에서 제공하는 라이브퀴즈 쇼인데, 새로운 기능을 영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직접 영상을 집어 넣는 방법도 있지만, 빈번하게 많이 쓰이는 방법은 오른쪽과 같이 유투브로 연결시키는 헬프 가이드를 제공하는 방법이다.


우리 앱의 유저들을 만나보니 모바일 충전을 하기 위해 유투브를 검색하고 노트 필기까지 하면서 앱의 사용 방법을 익히는 유저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유저를 위해 다국어 영상을 제공하면서 사용 방법 영상까지 챙기는 것까지가 마무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궁극적으로는 설명이 필요없는 UX/UI를 기획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기는 하지만, '처음 모바일을 접한', '언어를 읽지 못하는 유저' 들에게 유투브를 활용한 설명까지 제공하는 것이 이 곳의 디자이너의 또 다른 역할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무리하며..

처음에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이렇게 긴 글이 될 지 몰랐는데, 쓰다보니 그동안 경험적으로만 머릿속으로만 알고 있는 것을 정리하게 되면서 양이 많아지게 되었다. (이 많은 것들이 잘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


그러나 이렇게 정리를 하다보니 YouTube Go의 제품이 단순히 말 그대로 용량만 생각한 "Lite 버전"이 아닌,  왜 이 앱이 나올 수 밖에 없었고, "Lite" 앱이 누구에게 필요한 것인지, 이 앱을 쓰는 사람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떤 것에 불편해하며, 최악의 상태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것이 없는지 등 다각도로 접근을 한 결과물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더 많은 교훈을 얻고 갈 수 있게 되었다.








참고

1) The End of Typing: The Next Billion Mobile Users Will Rely on Video and Voice

2) YouTube Go video app which was first launched in India, is now available 115 more countries

3) Bringing the power of YouTube to more countries with YouTube Go


4) 추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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