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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slobster Sep 11. 2024

난 나를 지켜가겠어, 언젠가 만날 나를 위해

난 나를 지켜가겠어

언젠가 만날 너를 위해

세상과 싸워 나가며

너의 자릴 마련하겠어

하지만 기다림에 늙고 지쳐 쓰러지지 않게

어서 나타나줘

<넥스트, 'Here I stand for you' 중에서>



내가 복싱을 좀 아는데, 최고 수준의 복서들은 무협지에 나오는 고수들처럼 싸운다. 상대의 정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실수를 최소화하는 사람이 이기는 싸움이다. 그래서 재미는 없다. 골이 잘 안 터지는 축구 경기 같다.

그래도 체급이 낮을수록  정타가 나오는 경우는 가끔 있는데 체급이 낮은 만큼 주먹의 스피드가 빠르지만, 타격의 강도가 중량급에 비해 가벼워 이 역시 정타 한 방에 경기가 끝나는 일은 잘 없다. 중량급 경기라면 심판이 곧장 경기가 끝냈을 정도의 클린 히트라도 그렇다.  


내가 인생을 좀 아는데, 어린 시절이 복싱 경량급 경기라면 중년 이후는 중량급 경기와 같다. 실수나 실패의 무게가 다르다는 뜻이다. 어린 시절처럼 몇 번 맞아도 계속 싸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다가는 그간 쌓은 점수에 상관없이 한방에 경기가 끝날 수 있다. 언젠가 만나고 싶은 미래의 내가 있는 중년의 고수라면 유념하고 또 유념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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