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25회 세계 부부의 날이다. 평생 반려자인 배우자를 일 년에 한 번만 섬기라는 말이겠냐만, 이 날 만이라도 배우자에 대해 감사를 생각하고 사랑을 표현하자는 뜻으로 만든 기념일이다.
부부의 사전적인 의미는 결혼을 통해 남편과 아내가 된 관계를 말한다. 다시 말해 결혼을 함으로써 평생 동안 남편으로서, 아내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는 약속이다. 여기에는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 경제적, 성적, 영적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전 생애에 걸쳐 두(2) 사람이 하나(1) 되겠다는 의미이다. 두 사람이 어떻게 하나가 되느냐고 태클을 거는 사람도 있겠지만 물리적, 화학적 결합이 아니라 정서적 의미의 결합을 말한다. 즉 가정 공동체의 합의된 목표를 달성하려는 부부의 일체성을 의미한다.
이것이 결혼의 목적이다. 남편은 남편대로 하나의 인격체고 아내 역시 또 하나의 인격체다. 남자 혼자서도 잘 살 수 있고, 아내 혼자서도 잘 살 수 있지만 부부가 됨으로써 더 효과적이며, 더 아름답고, 더 행복한 삶을 이루려는 것이다. 부부가 됨으로써 혼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최고의 행복감을 맛보려는 것이다. 이것은 각각 2개의 인격체로 존재할 때가 아니라 '부부격'이라고 하는 별도의 인격체로 재탄생할 때 비로소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부부격'에 대해서 필자의 저서인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에서 인용(34쪽) 해 본다.
결혼은 모든 것이 서로 다른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는 것이다. 한 인격과 다른 인격, 즉 두 인격이 만나는 것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나는 당신을 구속하지 않을 것이고, 당신으로부터의 구속도 받아들이지 않겠습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칼릴 지브란의 ‘분리되어 있음의 지혜’에 나오는 사랑과 결혼에 대한 묘사를 보면 ‘같이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지 말라. 성전의 두 기둥은 서로 떨어져 있으며...’라고 했듯이 각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존중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결혼의 목적이 아니다. 결혼의 목적은 서로 다른 두 인격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격’이라는 새로운 인격체가 탄생하는 것이다. ‘너’와 ‘나’가 아닌 ‘우리’라는 인격체가 새로 태어나는 것이다. ‘나’, ‘너’의 관계에서는 두 인격체가 다 있는 듯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나’라는 인격체밖에 없다. 남편의 입장에서는 언제나 남편이 ‘나’고, 아내의 입장에서도 언제나 아내가 ‘나’다. ‘너’는 없는 것이다. 내가 이기기 위해서 너는 져야 하고, 네가 이기려면 나는 져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제로 섬(zero sum) 게임이라고 부른다.
결혼은 ‘나’라는 단어 대신 ‘우리’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로, '나에게'는 ‘우리에게’로, '나의'는 '우리의'로 바꾸는 것이다. 대문호 마크 트웨인은 "결혼은 두 개체가 공동체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 드와이트 스몰 박사도 “남녀가 부부가 되면 그들의 인간성은 완전한 인격으로 회복해 간다... 각자는 상대방을 완전하게 해주는 동시에 상대방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렇다. 부부는 상호 의존적인 관계다.
그런데 오늘날 부부의 모습은 어떤가?
많은 부부가 서로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결혼의 예를 올리지만 결혼의 고유 목적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부부가 많다. 우리가 아니라 나 중심인 부부, 부부 중심이 아니라 자녀 중심인 가정이 많다. 겉으로는 별 문제없는 듯 보여도 무늬만 부부, 쇼윈도 부부가 너무나 많다. 이런 결혼 생활을 견디다 못해 신혼 이혼, 황혼 이혼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통계도 심각하다. 또 결혼 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졸혼이라는 희한한 형태의 결혼 형태도 생겨나고 있다. 특히나 요즘은 동거나 계약 결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부 각자가 자신의 이익이 침해당하는 것을 경계한다. 이런 사람들은 정말 결혼해서는 안 된다.
필자는 이혼하는 부부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이유를 부부가 결혼의 목적을 잘 못 인식하고 있는 데서 찾는다. 이혼하는 부부의 대다수는 그릇된 결혼관을 갖고 있다. 이들은 결혼을 통해 자신의 필요를 채우려 든다. 자신이 배우자의 필요를 채워주려는 게 아니라 배우자가 자신의 필요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를 자율성이라고 해도 좋고 이기적이라고 해도 좋다. 남편이 언제나 자신의 이익만을 주장하고, 아내는 아내대로 자신의 유익만을 주장한다면 그 결혼생활에는 평화는 없고 갈등만 존재한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부부는 언제나 이 부부격을 염두에 두고 결혼생활을 지속해야 한다. 부부가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을 때, 심지어 갈등의 순간에도 이 부부격이 존중되어야 한다. 상대가 미워서 얘기하고 싶지 않아도 얘기해야 하며, 듣고 싶지 않아도 들어줘야 하고, 사랑하고 싶지 않아도 사랑해야 하며, 헤어지고 싶을 때에도 헤어져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 결혼한 것이다. 내게는 다소 불이익이 있더라도, 우리 가정에 유익하다면, 우리 가족에게 유익하다면 나를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단편적으로 보면 그것이 불이익이고 희생으로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유익이고 풍성한 삶으로 되돌아온다. 결혼이란 자율성과 관계성 이 두 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 한 사람의 자율성을 강조하다 보면 관계가 훼손될 것이고, 부부의 관계성만 존중되다 보면 억울한 희생양, 즉 한쪽의 자아 상실이 있기 마련이다. 자율성도, 관계성도 부부와 가정의 유익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저서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차라리 혼자 살걸 그랬어] (결혼 분야 베스트셀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