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적인 집착! 벼랑 끝에 몰린 그녀의 결말]
-뮤지컬 <레베카> 댄버스 편
박소연>
안녕하세요
소연알이. 뮤지컬 배우 박소연입니다.
오늘은 특별한 분을 모시고
색다른 시선으로 뮤지컬을 바라보는 시간 가지고 있습니다
손승현 정신과 전문의께서
뮤지컬 레베카의 주인공들의 정신세계를 해부 중이신데요
이번엔 ‘무엇이 댄버스 부인을 그렇게 만들었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볼 순서입니다
유튜브 <소연알이> 댄버스 부인 편 썸네일박소연>
댄버스 부인은 레베카를 모시던 댄버스 저택의 집사죠
레베카가 죽은 후 늘 검은 드레스를 입고 있고
새 안주인인 ‘나’에게 냉담하고 배척적이죠
심지어 레베카에 대한 광적인 집착을 드러내면서
죽은 레베카가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데..... 이건 참..
근데 더 충격적인 건 나중에 레베카가 암에 걸려 있었다는 것을
본인에게도 숨겼다는 사실에 너무 화가 나서? 좌절해서?
암튼, 저택에 불을 지르고 자살을 해요
이거 너무 극단적인데?
손 닥터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Q. 댄버스에게 레베카란?
Dr. 손승현>
댄버스 부인.. 무섭습니다
평상시에도 뭔가 경직되어 있고 여유가 없이 느껴집니다
레베카를 굉장히 독점하고 싶었던 게 느껴져요
그래서 자신이 모르던 레베카의 중대한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는
어마어마한 분노를 표현하지요
박소연>
레베카가 살아있을 때, 과연 두 사람의 사이는 어떠했을까요?
Dr. 손승현>
댄버스 부인이 마치 자신의 일부처럼 레베카를 여기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아니면 레베카의 사람을 쥐고 흔드는 모습에
자신을 맡기고 의존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요
의존한다는 게 꼭 유하고 부드러운 모습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뭔가 센! 사람들이 오히려 꼭 필요한 사람들이 없으면 확 무너지시는 모습들도 있어요
마치 올가미? 철조망 같은 이미지가 느껴지네요
박소연>
말씀하신 것처럼 댄버스 부인을 설명하는 여러 가지 표현이 있겠지만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광적인 ‘집착’인데요
뭔가에 집착하는 것은 어린 시절 어떤 경험을 하게 되어 그런 것일까요?
Q. 집착이란?
Dr. 손승현>
일단 집착이라는 게 뭘까요?
이게 없으면 나는 안돼. 이게 없으면 나는 화가 나. 이게 없으면 나는 공허해
사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누구에게나 이런 것은 있을 거거든요
집착이란 건 상실로 인한 부정적인 감정이 너무나 커지고,
그래서 이를 막기 위해 강한 행동을 보이는 것을 말하는 것 같아요
박소연>
이 집착이 어떤 경험과 연관이 있나요?
Q. 집착은 어떤 경험과 연관이 있을까?
Dr. 손승현>
그 수수께끼를 알아보려면, 집착의 숨겨진 의미를 파악해야 합니다
집착이라는 것은 그 대상이 각기 달라요
그게 돈일 수도 있고 사람일 수도 있고 힘일 수 도 있고,
그게 겉으로 드러난 대상이라면 숨겨진 의미도 있거든요
돈을 통해 관심을 얻고 싶은가?
힘을 통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려고 하는가?
이런 식으로 속으로 채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를 알아보면
어린 시절 어떠한 경험을 하게 되었는지 그 사람만의 이유를 알 수 있게 될 거 같아요
댄버스 부인의 레베카에 대한 집착은,
레베카를 자신의 것이라 여기고 있었을 때 댄버스 부인의 마음속에
무엇이 채워졌는지를 알 수 있다면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자신은 가지지 못했던 주도권?
이런 것들에 대한 열망은 아니었을지 상상해 보게 되고요
박소연>
오... 색다른 각도인데요?
주도권을 가진 레베카에 대한 집착...
일리가 있어요
그렇다면 이런 집착의 성향은 어떤 영향을 받아서 생기나요?
Q. 집착은 어떤 영향을 받으면 생길까?
Dr. 손승현>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을 채워주는 것에 끌리는 경향이 있는데
마음의 공허함이 클수록 이러한 경향은 심해져
집착에 사로잡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온전히 자신으로서 사랑받아본 경험,
칭찬받아본 경험이 적을수록 집착의 강도는 심해지는 것이지요
자기 혼자서는 해결되지 못하는 공허함은
어린 시절에는 충족되지 못한 만족이 클수록 생기기 쉬운 거 같아요
좀 더 커서는 이를 기다리거나 다른 방법으로 달랠 수 있는데..
이런 자신의 모습을 읽어주고 칭찬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런 방법이 있구나’, ‘이런 방식도 인정받을 수 있구나.’라고
집착을 달래는 법을 발전시켜 나가게 되는데,
그런 기회가 적게 주어지는 경우에 집착 성향이 강해질 수 있어요
이런 강박이나 집착은 개선될 수 있나요?
Q. 강박이나 집착은 개선이 될까?
Dr. 손승현>
마치 체력이나 체형이 바뀔 수 있나요?라는 질문과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충분한 시간과 반복이 필요한 것 같아서요
운동에 비유하자면,
좋은 선생님이나 좋은 거울이 함께한다면,
개선의 효과가 빨라지는데 그렇지 않으면 많은 시행착오와 상처를 겪기도 해요
헬스장 큰 마음 먹고 가셨는데 뭔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열심히 해보려다 다치면 오히려 속상하고 위축되잖아요?
그런 일이 마음에서도 일어나요
그럴 때 친절한 멘토나 트레이너가 필요하듯이
자신의 성향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진실 되게 비춰주면
보다 수월하게 개선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비난이나 공격이 아닌,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비춰서 보여주는 것이지요
팩트 폭력과는 다르죠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이 일단 베이스가 되어야 하니까요.
박소연>
개선될 수 있으나, 충분한 시간과 반복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Dr. 손승현>
운동에 비유하면 좋은 선생님이나 좋은 거울이 있으면
개선의 효과가 빨라지는 것과 같아요
성향도 환경, 믿고 의지 할 수 있는 사람, 좋은 치료자 등이 있으면
보다 편하게 개선이 이뤄지게 됩니다.
박소연>
극 중 댄버스 부인이 굉장히 카리스마 넘치고 압도적이거든요
댄버스 부인이 굉장히 차갑고 꼿꼿하게 센 이미지라 정신 나간 사람 같지는 않은데
레베카가 죽은 것을 부정하고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는 게 제일 이상했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스토리 모르고 볼 때는
‘진짜 레베카가 살아있나?
유령으로 나오나?’ 이러면서 봤어요
근데 그냥 미친 거였어.ㅠㅠ (정상아님)
댄버스 부인이 왜 그러나요?
현실 부정, 도피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런 상태가 되는 이유는 뭘까요?
Q. 현실 부정.. 현실 도피.. 왜 일어날까??
Dr. 손승현>
혹시 살면서 이건 꿈일 거야, 이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어!라고 생각하신 적은 없으신가요?
그런 상황들의 극단적인 버전이 아닐까 싶어요
자신이 절대 겪고 싶지 않았던 상황을 갑작스럽게,
더군다나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겪을 때
마음에서는 제일 먼저 그 상황을 부정하는 것에서부터 방어를 시작하거든요
마음이 다치지 않게 일종의 안정장치를 거는 거지요
이런 상황들을 처음에는 부인하다가도 추후 인정하게 되고,
이에 대한 대응을 해나가는 것이 시간에 따른 순서라면,
충격이 너무 크거나, 마음이 미처 덜 자랐을 경우
부정에 빠지는 강도와 시간이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시금 댄버스 부인에게 레베카는 무엇이었을까.. 생각에 빠지게 되네요.
박소연>
아, 정말 재미있습니다
저 오늘 댄버스 부인에게 레베카는 무엇이었을까 생각하다
잠 못 잘 것 같네요
사실, 일상의 인물들이 아니라
드라마를 위한 극 중 인물들이다 보니 성격들이 무지막지 드라마틱한데요
(그런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혹시라도 레베카나 덴버스 같은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Q. 광적인 집착하는 사람이 있다면?!! 대처법?!!
Dr. 손승현>
설마 실제로 있을까 싶지만은..
일정한 거리를 두던지,
꼭 마주쳐야만 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과 있을 때의 자신이 느꼈던 감정은 그곳에 놔두고
집에는 자신만 돌아온다던지,
그 사람으로 인해 힘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를 관찰해보시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박소연>
페르소나 같은 거군요!!
거의 초능력에 가깝지만
한번 노력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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