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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기후와 문화, 쌀이야기, 밥인문학

따뜻하고맛있는 밥 인문학

by 예은예슬맘


쌀은 우리의 친구이다.


쌀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다. 너무 익숙해서 특별히 의식하지 않았을 뿐, 쌀은 우리가 태어난 순간부터 삶의 마지막까지 단 한 번도 우리를 떠난 적 없는 존재이다.



쌀은 단순히 한 가지 모습에 머무르지 않고, 이 땅의 독특한 지리와 기후, 그리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에 발맞춰 스스로의 형태를 바꾸며 우리 삶과 함께해 왔다.



한반도는 사계절이 뚜렷하며 여름철 비가 집중되는 기후를 가진 땅이다. 장마철의 풍부한 강수량과 높은 습도는 밀 재배보다 벼농사에 훨씬 유리한 조건을 제공했다.



벼는 물을 좋아하며, 논이라는 경작 환경을 통해 여름의 비를 받아들이며 자란다.



이러한 자연적 조건은 쌀이 이 땅에서 쌀농사는 결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물길을 함께 관리해야 했고, 고된 모내기와 수확 시기에는 이웃 간의 품앗이가 필수적이었다. 그렇기에 쌀은 단순한 식량을 넘어섰다.



사람과 사람을 엮어 공동체를 만들고, 관계를 규정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 "밥 한번 먹자"는 말이 관계의 시작이 된 것도, "밥 먹었어?"라는 인사가 곧 안부를 묻는 한국적인 표현이 된 것도 모두 같은 맥락이다.



밥은 혼자 먹는 음식이 아니라, '함께' 나누고 정을 쌓는 공동체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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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함께한 쌀


아기가 태어나 처음 먹는 음식이 '미음'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쌀을 곱게 갈아 만든 미음은 가장 부드럽고, 자극이 적으며, 오랜 시간 검증된 최적의 선택이었다. 쌀은 언제나 가장 가까이 있었고, 가장 순수하며, 무엇보다 믿을 수 있는 곡물이었기 때문이다.



미음으로 시작된 쌀과의 관계는 우리의 일생 동안 긴밀하게 이어진다. 따뜻한 밥 한 그릇은 하루의 중심이 되고, 식사는 곧 ‘밥 먹는 시간’으로 통한다. 한국어에서 식사를 뜻하는 말이 '밥'으로 통용되는 것은, 쌀이 단순히 탄수화물 덩어리가 아니라 우리 삶의 기준이자 근본이었음을 명확히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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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생활 인문학 강사 · 전직 영양사. 푸드칼럼니스트 당뇨 전단계 완치 사례자(TV조선 출연) 저염식·혈당관리 루틴 연구 기록 중 《다된다 에어프라이어 기업체강의. 강연 협업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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