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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too Jun 05. 2017

소신있는<원더우먼>의 불만평

[ 젤세 미녀 갤가돗의 비싼 영상 화보집 ]

슈퍼맨과 배트맨... 어린 시절부터 접해왔던 상징과도 같은 희대의 캐릭터들 때문에 관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뿐, 그 캐릭터를 내세운 DC영화는 이미 기대를 버린 지 오래였다.     


거기에는 아직까지도 자신이 어마어마한 캐릭터를 주무르고 있는 것의 영광을 인지하지 못하는 감독 잭스나이더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감히 얘기할 수 있을 듯하다.    

맨 오브 스틸과 배트맨V슈퍼맨의 패착.

그러나 영화의 만듦새와는 관계없이 이어진 세계적인 흥행, 관심, 수익...


그 가시적으로 보여지는 성과에, 모든 것이 자신의 공이라며 충분히 착각을 할 만하다.     


이번 [ 원더우먼 ] 영화는 잭스나이더 감독작이 아니라는 것에 기대를 가졌지만 애석하게도, 여전히 작품 전체를 완전히 주무르고 있는 듯한 인상으로, 제작자로서 당당히 명단이 올라가 있다.    

영화 전반으로 전작의 패착들이 군데군데 포진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이번 작품에도 분명히 그의 어마어마한 입김이 내뿜어졌음이 틀림없다.              


사실, 이 영화, 처음엔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다.

어쩌면 캡틴아메리카보다도 더 미국색이 짙은, 꽤나 올드하고 진부한 캐릭터가 다시 만들어진다는 것 자체가 별다른 흥미를 주지 못했음인지...    


그렇지만 별로 좋지 않던 인상을 조금이나마 상쇄해 줄 수 있는 사실 하나는, 망작이라 치부되는 전작 시리즈에서 소량으로 보여졌던, 완벽한 비주얼의 배우.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여신으로 분한 ‘갤 가돗’의 연기였다.

유일하게 남긴 유산이라는 그 캐릭터를 재빠르게 살려내려 제작사에서는 바로 단독작에 착수했다는 소문이 들려왔지만, 여전히 불신은 깊었다.    


보고 싶지 않았지만...

공개 이후 많은 리뷰나 지인들의 소개로서

[ 이제까지와는 뭔가 다르다 ]는 소문에 결국 또다시 넘어가고야 말았다. [ 한 번 더 속아준다 ]    


역시나 먼저 분명히 밝혀두고 싶은 건 주연인 갤 가돗의 어마어마한 존재감이다.


<예쁘다>, <아름답다> 라는 말 정도로는 모자란, 영화 전체를 압도하는 고혹적 카리스마로, 가면 갈수록 드러나는 영화의 단점들을 어느 정도는 상쇄시켜 줄 정도이다.    

이미지에 홀린다는 말이 아마 이럴 때에 사용하는 것은 아닐 , 실제로 가까이 보고 있다면 넋이 나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빠져들게 하는 뭔가를 소유한 배우이다.    


어차피 그 점을 메인으로 세워 만들어진 영화임은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영화 전체에 관한 부분은 과연 어떻게 만들어 갔을지 꼼꼼히 관찰해보았다. 


이제까지의 DC영화들과는 다르다는 얘기를 듣고 극장을 찾은 작품이다.

먼저, 확실히 이번 편 만큼은 이제까지 잘나가는 라이벌, 마블을 따라잡으려 초조해하던 모습이 조금은 덜한 느낌은 들었다.    


캐릭터들 간의 <케미>라는 것은 각 캐릭터들 고유의 매력을 알린 다음에나 만들어지는 것이니, 애초부터 이런 스타트로 시리즈의 시작을 했었어야 했다.    


순서 생략하고 무조건 캐릭터 파티 하려던 전작이 왜 잘되지 않았는지 알려주는 편 같기도 했다.     

영화는 타이틀답게 <원더우먼>캐릭터의 존재와 각성의 과정을 설명한다.


아이언맨 1, 캡틴아메리카 퍼스트어벤져 등과 비슷한, [기원]을 다루는 이야기로 출발한다.    


슈퍼맨, 배트맨을 제외하고, 그다지 캐릭터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가 많지 않았던 DC에서 과감하게 시도한 여성캐릭터의 기원,


그 선택만으로도 나름 큰 도전이라고는 이야기 할 수 있을 듯하다.    


특히 유약했던, 혹은, 사정을 잘 알지 못했던 히어로가 인간 세계의 참상인 전장으로 투입된다는 부분에서는 마블 캡틴아메리카 퍼스트어벤져와 정말 많이 닮아있다.         

   




신화의 한 부분에서 이어져 제우스가 전쟁의 신 아레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마련해 준 섬 데미스키라. 그 안에는 오직 여성들만이 전투적인 성향을 가지고 살아간다.    


흙으로 빚어져 제우스로부터 생명을 받았다는 다이애나의 어릴 적 모습부터, 훈련으로 강인한 하나의 존재가 되어가고 일련의 사건을 통해 인간세상으로 넘어가게 되어 자신이 살던 섬부족들만의 목적만이 아닌, 다수의 인간들을 지키는 절대적인 존재가 되는 각성까지를 다룬다.    


세계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인간 세상에 관여하게 되며 섬에만 살았을 때에는 알지 못했던 개념. 즉, 이 세계의 평화를 해치는 것은 누구 한명의 잘못만이 아니라는 개념을 깨달아 자신의 절대적인 가치를 깨닫고 인간세상에서 할 일을 찾아가기까지의 과정.     




이야기는 실제로 신화 속의 신들이 거론될 만큼, 변형되어진 신화의 한 형태로 받아들여진다.    


코믹 북의 캐릭터들을 익히 알고 있던 전설이나 실재하던 전장 속으로 대입시켜 하나의 다른 신화 속 존재로 만들어가는 작업은 마블과 마찬가지로 DC에서도 진행 중인 듯하다.           



영화의 큰 미덕 중 하나가 관객에게 거침없이 빠져들게 하는 몰입도라는 측면으로 보았을 때,    


아쉽게도 영화는 두 시간 반에 가까운 러닝타임 중 절반이 못되어 몸이 베베 꼬이기 시작한 지루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잘 만들어진 것도 같으면서, 되짚으면 되짚을수록 허점투성인 이 영화.


관람의 기억을 되살려, 항목들을 하나하나 되새김질 해 그 이유를 찾아가 볼까 한다.       

 

1. 여전히 버리지 못하는 <비주얼 장인>으로서의 집착.    


영화 전편에서 느껴지는 잭 스나이더의 향기로 거의 그가 전권을 가지고 만들어 진 것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해보자면,    


잭 스나이더는 이제까지 연출했던 무수한 영화들 안에서, 그야말로 비주얼 하나는 기깔나게 뽑는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300, 써커펀치, 맨오브스틸, 배트맨V슈퍼맨 등, 이야기나 전개에서 혹평을 받았던 작품들조차 비주얼만큼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정성을 들여왔다.     


분명, 잭 스나이더는 영화라는 매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늘 그러했다.

지나치게 공들여 좋은 ‘비주얼’은 만들어내지만, 거기에 항상 자뻑을 하는 건지, 대사의 가벼움과 편집에서의 분량 조절, 배치에 실패한다.     


결국 영화라는 것이 ‘잘 만들어진 배경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는 측면으로 생각할 때, 비주얼 이외의 부분은 항상 아쉬웠다.    



컷과 컷, 시퀀스와 시퀀스가 모두 이어져 한편의 이야기로 ‘움직여’ 완성되어야 할 것을,

잭 스나이더 관련 영화에서는 장면 한 컷 한 컷의 만듦새만을 뽐내는 듯하다.    


심지어 이번은 여성액션이 남성액션보다 조금은 떨어질 수 있음을 우려한 건지, cg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무수히 쏟아지는 그 단편의 이미지들에 홀려 왠지 훌륭한 명화를 감상한 듯한 거짓 감상이 머릿속에 세뇌 되어지지만, 박물관도 아니고, 너무 오랫동안 움직이지도 않는 전시작품 감상하고 있기엔 금새 피로감이 느껴진다.        



2. 끊임없는 자기복제.    


워너에서 만들어지는 DC영화 대부분의 성격 자체가 그런 면이 있기는 하지만, 완벽한 코스튬을 한 캐릭터들은 극중에서 몹시 어둡고 진지하다.    


 영화 역시 큰 사명감을 가지고 명예롭게 인류를 위한 투쟁의 길에 들어서려는, 신화에 속하는 캐릭터의 등장을 너무 의식해서인지, 무거운 진지함이 지나치게 강조된다.    

미장센과 배우들의 표정, 연기, 코스튬, 음악, 촬영 등 그야말로 종합예술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지는 영화라는 작업 안에, 모든 부분에서 진지함이 겹쳐지니 무게는 더더욱 가중된다.    


부분적인 연출 역시 복제는 계속된다.

다름 아닌, 300, 써커펀치 등에서 톡톡히 재미를 본, 자신의 시그니쳐로 봐도 무방할 만한 액션 장면에서의 슬로우 무빙.     


예고편으로 사용될 만큼 가장 중요한 액션 씬 부분 부분마다 자신의 시그니쳐라 할 만한 이 연출이 반복 사용된다.    


[ <뽀대> 나는 건 알겠는데 작작 좀 쓰라고... ]    


그러한 세세한 연출 역시도 제작자의 고집어린 욕심으로 보여지며 지루함을 동반했다.        


3. 떨어지는 유머감각.    


시리즈 전편으로 지적받던 무거움을 덜어내야 한다는 부담이었을까.    


인간세계에서 떨어진 채, 수 십 여년을 섬에서만 살아오던 한 여성이, 자신과는 다른 성, 새로운 사람들의 속으로 들어와 겪게 되는, 좌충우돌, 요절복통 해프닝 등으로 시도된 유머코드.    


충분히 예상 가능하지만 재미요소들을 붙인 기발한 상황극으로 풀 수 있을 텐데, 상황, 대사, 타이밍 등, 너무 뻔하고 올드한 설정에, 몇 마디 말로 툭툭 던져버리며 그 아까운 찬스를 놓쳐버린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에서, 조금 가벼운 느낌으로 쉬어가는 유머를 살릴 수 있는 포인트가 많지 않다는 것을 감안할 때,    


‘조금만 기다립시다. 뒤에 엄청난 볼거리가 마련되어 으니까요


하며 만드는 쪽이 오히려 두근대면서 이 중요한 지점을 놓치고 간 것 같아 아쉽다. 장담컨대, 마블이라면 이렇게 밋밋하게 끝내지 않았을 것이다.                     


4. 가면 갈수록 지루해지는 늘어지는 편집    


장중하고 진지하다 못해 너무 신격화 시킨 캐릭터의 아우라에 심취한 걸까.


원론적이 고민을 안고 있는 캐릭터의 고뇌를 너무 긴 호흡으로 이어간다.    


블록버스터 영화에 관객들이 가지는 기대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자 했다면 이렇게 씬마다 길게 이어지는 방향은 택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보이는 것만이 화려하다고 전부 명작 반열에 오르는 시대가 아니거늘, 여전히 자신들이 창조해낸 2017년형 원더우먼의 완벽한 비주얼을 자뻑하는 모양이다


적절한 타이밍에서 조금씩 터져주는 재치있는 액션씬과 사건들, 그리고 점점 클라이맥스로 치달아 벌어지는 사건과 결말들을 기대했으나, 그러한 것들 역시도 이들이 준비한 완벽한 캐릭터가 다 가리고 있는 느낌이다.       


1번의 문제점과도 이어지게 이 영화는 그저 원더우먼이라는 신적인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기 위해 너무 많은 이미지를 소비한다.


특히 후반부의 각성 장면과 아레스와의 전투장면에서 늘어지는 편집은 몰입을 심하게 방해했다.    


5. 날아가 버린 캐릭터 운용    


결국엔 같은 문제이다.    

인간세계의 사정을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원더우먼과 그를 인간세계로 인도하는 트레버 대위의 서포트 외에 다른 어떤 캐릭터도 살리지 못한다.


역시나 ‘멋진’ 원더우먼의 이미지를 더 많이 넣으려 하다 보니 제작 시에는 만들어 놓았던 서브 캐릭터들의 사연을 잘라버리고 말았던 것으로 짐작한다.


(그럼에도 러닝타임은 140여분... ‘자르고 잘라도 이것만은 포기 못해’ 하며 희생되어버린 다른 캐릭터들의 분량...)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남자주인공 트레버의 동료 캐릭터들.


사회에서 격리해야 할 만큼의 말종으로 치부되어야 할 인물들이지만, 각각 뭔가 뛰어난 특정 능력 때문에 동행을 하는 것으로 설정해 놓고는 그 이후에 대한 설명도 활약도 너무 없다.     


사수라는 자가 중요한 순간에서 총을 쏘지 못하는 사연에 대해서도, 나아가 그 사회 부적응자들이 왜 트레버가 고른 직임자들인지에 대한 부분도, 납득할 근거가 마련되지 않는다.

(아니, 있겠지만 원더우먼의 매력발산 씬 때문에 잘려나갔겠지...)       


그러니, 당연히 두 가지의 측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아레스와의 전투와 가스폭탄을 저지하려는 트레버대위 일행의 고군분투는 따로 놀 수밖에 없다.     


이 전 시리즈의 패착과도 같은 유형일 수 있다.    

원더우먼의 매력을 한껏 설명해 대는 것은 좋지만, 사이드킥이라 할 만한 주변 인물들의 설명은 모조리 잘라버리고는     


[ 얘들이 하는 두 가지 일이 다 중요한 일입니다!! 양쪽에 다 집중해 주세요! ] 하면...     


과연 관객들로서는 원하는 바대로 양쪽에 다 신경을 써 줄 수 있을까...    


심지어는 메인 빌런이라 할 만한 아레스의 갑작스런 등장에 대해서도 별다른 설명이 이어지지 않기에 당황스럽다.    


[ 여러분들이 예측도 못하는 인물이 바로 메인 빌런 아레스였습니다. 놀라셨죠? ]    


라고 의도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다지 놀랍지 않고, 왜 저런 비리비리 해 보이는 양반이...

하며 납득이 가지 않았다.    


이렇듯, 납득을 시키지 못한 전투에서 벌어지는 진지하고 장중한 전투씬...


이 전투 씬에서 조차도 오로지 우리의 완벽한 여신 갤 가돗의 비중만을 고려한, 길디 긴 편집 패턴으로 점점 늘어진다.            

    

후반부, 마치 화보의 나열과도 같은, 몽타주만으로 모든 사건이 일단락되고, 모든 회상을 마쳐지며


이제는 전작에서 만난 배트맨 브루스웨인과 함께 할 준비를 마친 우리의 여신 갤가돗.   


혹자는 갤가돗의 존재감만으로도 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한다. 


갤가돗의 화보집정도로 인식한다면 그녀는 정말로 행복한 배우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평생 자신이 이렇게 아름답게 나온 작품으로, 전 세계인들로부터 미모를 인정받을 테니.        


처음 보는 캐릭터들하고 어색한 첫인사 나누며 뻘쭘하게 파티나누는 DC의 전작들보다


확실히 착실하게 캐릭터 소개 단계부터 해나가려는 순서를 찾은 것 고무적인 발전이지만,     


첫 단추가 그리 좋지 않았던 만큼 DC 영화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까지는 아직 소원해 보인다.


배트맨V슈퍼맨 때도 언급한 바 있지만, 역시 전편에서 녹아난 잭 스나이더의 흔적을 지우는 작업이 가장 먼저 필요할 듯하다.      

( 그러나 다음 작도 잭스나이더 라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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