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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작문 시리즈를 시작하며...

by 최용훈

오랜 세월 영어라는 언어와 더불어 살아왔지만 아직도 영어는 내게 외국어일 수밖에 없다. 수많은 표현들이 우리말과 다르고,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의 직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 학습과 관련해 우리가 가장 큰 벽을 만나는 것이 영어로 글을 쓰는 것이다. 일상적인 표현에서 수필, 또는 형식을 갖춘 설명문에 이르기까지 읽는 것과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 영작이다. 사실 영어로 쓴 문장을 읽을 수 있는 능력과 쓰는 능력은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거의 일치하지 않는다. 왜 일까?


첫째는 영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독해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기 때문이다. 결국 영어 학습 내용에 글을 쓰는 부분이 늘 부족했던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영작을 따로 배워야 한다는 환상이다. 사실 글을 쓰는 것은 글을 읽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학습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영어 문장의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내가 표현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다. 영어로 문장을 만들어 자신이 뜻하는 바를 표현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그 문장의 표현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말과 영어는 다른 언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표현의 방법이 결코 같을 수 없다. 어순이 다르고, 어휘의 활용 방식이 다르고, 무엇보다도 상황의 묘사에 대한 방식이 다르다. 오랜 역사와 문화의 차이가 독자적인 언어의 표현을 형성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몇 달간 브런치에 ‘영어의 이해’라는 매거진을 통해 영어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연재해 왔다. 이에 이어서 ‘영작문 시리즈’를 새로이 시작하고자 한다. 가장 기본적인 문장 표현에서 특정한 ‘패턴’을 이용한 영어 표현까지를 다루게 되겠지만 중요한 것은 내용을 ‘이해’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자신이 영어로 문장을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갖고 그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일이다. 특히 연습을 위해 제시된 우리말을 영어로 옮겨보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로 ‘암기하다’라는 단어는 ‘memorize’이다. 내용을 ‘기억화’한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learn by heart’라는 숙어가 있다. ‘마음으로 배우다’라는 표현인데 ‘memorize’와 같이 ‘암기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그 표현에 익숙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하고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언어는 이해하는 것이 아니고 반복을 통해 익숙해지는 것이다. ‘마음으로 배워야 하는’ 이유이다. 브런치 독자들 가운데 영어 학습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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