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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장애

의식이라는 CEO

by 유무하

'데이비드 이글먼'은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INCOGNOTO>에서

우리의 자유의지에 대하여 설명한다.

우리가 내리는 결정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방문을 열거나, 신발끈을 묶는 행위, 자전거를 타는 행위는 의식의 작용 없이 이루어진다.


또 책에서는

다른 동물에게는 없어 보이는 <의식>이 왜 인간에게 필요한지 이야기한다.


재갈매기 둥지에 빨간 알을 하나 가져다 놓으면, 재갈매기는 미쳐 날뛴다. 빨간색이 공격성을 자극하는 반면, 알 모양은 알을 품는 행동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갈매기는 알을 공격하면서 동시에 품으려고 한다.
두 프로그램이 동시에 돌아가면서, 비생산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큰가시고기 암컷이 수컷의 영역에 침범하면, 수컷은 공격 행동과 구애 행동을 동시에 나타낸다.

서로 다르게 돌아가는 서브루틴을 중재할 방법을 이 두 동물은 알지 못한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의식>이라는 CEO는 서로 다르게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제어한다.

그리고 한 가지 행동을 결정한다.



나도 재갈매기처럼 두 가지 프로그램이 동시에 작동한다.


날도 좋은데 집에서 답답하고 심심한 시간을 보내지 말고 밖에 나가 자연도 즐기고, 사람들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과, 집에서 꼼짝하지도 않고 누워만 있고 싶은 마음이 공존한다.

외출을 하려고 옷을 챙겨 입고 신발을 신었다가 다시 들어와 침대에 누워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또 일어나 신발을 신는다.

참 피곤한 일이다.


나의 <의식> CEO는 직무를 자주 유기한다.


이것도 뇌의 노화 때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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