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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서 Feb 15. 2020

<퍼블리> 박소령 대표님의 '스마트하게 일 잘하는 법'

할 일(To do list)과 자료(아카이브)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처럼 구독 서비스가 삶에 자연스레 녹아들기 전 퍼블리의 등장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정제된 콘텐츠 영역에서 시장의 판세를 바꾼 퍼블리. 이제 '일잘러'는 필수로 알아야 하는 콘텐츠 플랫폼으로 우뚝 성장했다.


나도 2018년 퍼블리를 처음 경험하고 2019년에는 퍼블리 고객 인터뷰도 참여했다. 이런 관심이 이어져 2월에는 헤이조이스에서 진행하는 <Joyce Meet 소령> 이벤트에 다녀왔다. 퍼블리의 대표 박소령 님은 회사의 대표이자 기고자, 콘텐츠 헤비유저로 살아가면서 끊임없는 생산자이기도 하다.


강연에서는 할 일(To do list)부터 자료(아카이브) 관리, 사적인 글과 공적인 글쓰기의 균형 잡기에 대한 밀도 높은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령님의 추천 리스트는 어느 것도 사소하지 않았다. 다르게 보고 다르게 사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들로 꽉꽉 채워져 있었다.






스마트하게 일한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 1959년《내일의 이정표》라는 책을 통해 진정한 자본은 돈이 아닌 지식임을 이야기한 피터 드러커. 소령님은 피터 드러커가 이야기한 지식 근로자(Knowledge Worker) 시대를 이야기하면서, 퍼블리 팀에서도 지식 근로자라는 개념을 쓰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강연의 큰 주제는 3가지 개념을 풀어 설명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지식 근로자가 가진 시간건강 자원과 함께, 지식 근로자가 scalable 하게 자신의 지식을 전달하고 평판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인 글쓰기를 중심으로 강연이 시작됐다.





시간


인사이드 빌 게이츠 시리즈 1화에서는 아래와 같은 대사가 있다. 빌 게이츠도 평등한 24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피터 드러커는 시간 관리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신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적극적으로 기록하고 분석하라고 말한다. 이는 내가 꼭 해야 할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인사이드 빌 게이츠


회사에서 바쁘게 일하고 난 후에 대부분은 너무 바빴다는 사실에 초점을 둔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해보면 바빴다는 의미가 일을 많이 했다는 이야기로 연결될 수 있을까? 소령님은 이 사실에 의문을 갖고 일의 유형을 6가지로 나누고 분석했다.


1) 새로운 생각들

2) 이메일 읽고 답장 쓰고 눈앞에 닥치는 일들

3) 각종 미팅, 인터뷰   

4) 하나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것

5) 집중하는 것 중 긴 글 읽을 시간

6) 문서나 글을 쓸 시간


소령님은 구글 스프레드 시트에 시간 단위로 일을 구분해서 정리하고 보니 대부분 2번, 3번에 시간을 많이 쓰셨고 가장 중요한 4,5,6번에 시간을 쓰지 못했다고 이야기하셨다. 몸은 바쁘고 뭔가 많이 하긴 했는데.. 정작 중요한 일은 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소령님. 회사의 목표와 성과에 필요한 일에 몇 시간밖에 할애하지 못하는 강력한 증거를 찾고 충격까지 받으셨다고 한다.


Toggl


소령님은 시간 추적 앱 토글(Toggl)을 추천했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어디에 시간을 쓰고 있는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선순위에 맞게 시간을 쓰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성을 말씀하셨다.


미국의 경영 컨설턴트인 짐 콜린스(Jim Collins)를 만나 인터뷰한 기사가 있다. 짐 콜린스를 만난 회의실 앞에는 몇 개의 숫자가 쓰여 있었는데, 그는 자신이 아래 세 가지 일 중에 어느 일에 시간을 쏟는지 매일 측정한다. 그것을 스프레드시트에 기록하고 매주, 매달, 매년 평균을 낸다.  


<창조적 일> 50 : <가르치는 일> 30 : <어쨌든 할 일> 20  


그가 일정에 얽매여 사는 것 같지만, 이토록 엄격하게 시간을 관리하는 이유는 사실 다른 이유다.

오히려 자신의 시간을 '비우기' 위해서였다.




건강



너무 와 닿는 말이라 뼈에 새기고 싶을 정도인 드라마 <미생> 명대사가 있다.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평생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되거든 체력을 먼저 길러라. 게으름, 나태, 권태, 짜증, 우울, 분노, 모두 체력이 버티지 못해,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아 나타나는 증상이야."


소령님도 '나의 멘탈을 붙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셨다. 회사에서는 아주 많은 일이 생기는데 하루에도 멘탈이 오락가락하는 일들은 갈수록 많아지고, 어떻게 건강하게 붙잡을 수 있을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소령님은 작년 5월부터 달리기를 시작했고 이를 삶의 연장선에서 바라보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짧은 단거리에 강하다. 하지만 일하는 우리들은 5년, 10년, 20년이 걸리는 긴 페이스를 유지하는 장거리 달리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기에 기본적인 마인드셋이 바뀌어야 한다. 소령님은 1년 동안 300km를 달렸던 인증샷을 보여주시면서 2019년에 이룬 가장  성취가 달리기라고 말씀하셨다.



NRC(Nike Running Club)

소령님은 NRC(Nike Running Club)와 인스타그램으로 달리기를 인증하면서 계속 뛰게 만드는 동기부여를 장착했다. 달리기를 기록하고 인증하는 두 가지 존재는 성취감을 주는 훌륭한 제품들이다. 중독이나 의무가 아닌, 건강을 주고 있는 훌륭한 제품들을 보면서 퍼블리도 이와 같은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4년이 넘게 요가와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면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운동이 쉬워졌다. 운동이 익숙해고 체력이 금방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1월부터는 강력한 유산소 운동인 배드민턴을 시작했다.


그러니 다시 땀이 나고 근육이 긴장을 하고 반응하기 시작했다. 배드민턴을 하며 몸의 근육이 자리를 잡고 단단해지는 만큼, 사소한 고민들은 차지할 공간을 놓치고 이내 내 머리에서 사라질 수 있었다.




글쓰기


나는 마케터 직업 특성상 개인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냐는 질문을 종종 받곤 한다. 나도 초반에는 브이로그나 여행 영상을 올리긴 했는데 몇 개월 만에 그만뒀다. 그 이유를 소령님께서 정확하게 얘기해주셨는데,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cost 대비해서 글 쓰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툴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글쓰기에 대한 주제로 강연이 이어지면서 사적인 글과 공적인 글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일을 하는 사람들은 공적인 느낌으로 SNS를 운영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적인 글쓰기는 공적인 글쓰기와 다르게 '치유의 기능'이 분명 있다.


누구나 일을 하면서 힘들지 않을 수 없다. 요즘은 정신적으로 상담을 받은 분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께 얘기하는 것 중 하나가 글쓰기 경험이다. 잘 쓸 생각하지 말고 매일매일 조금씩 쓰는 것. 나만 보는 글쓰기로 잠 자기 전에 한 줄이라고 기억해놓고 써야 함을 강조하셨다. (소령님의 추천 앱: DayGram)


DayGram



<모두 같은 달을 보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꾼다>.  이 책은 소령님께서 일기를 써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들었던 책이다. 금융 쪽에서 개인 투자자로 일하고 계시면서 트위터에서도 무척 유명한 김동조 님의 이야기다. 3년 동안의 일기를 모아 책을 출판하셨는데, 이 책을 읽으면 한 줄의 생각을 축적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한 줄의 일기, 대화를 통해 얻었던 좋은 문장, 영화 대사의 한 줄 같은 짧은 것들을 부지런히 모아서 읽으면 그 안에 인생의 흐름이 생길 수 있다.


모두 같은 달을 보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꾼다


소령님은 내가 자주 쓰는 글의 방식처럼 공적인 글쓰기도 추천해주셨다. 공적인 글쓰기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scalable 한 방법, 정확하고 논리적인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근육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퍼블리는 집착할 정도로 문서를 만들고 정리하고 읽는 팀이다. 사람의 기억은 휘발되기 쉽고, 새로운 사람이 올 때마다 catch up 하기 힘들기 때문에, 퍼블리는 문서를 집착적으로 만든다. 여러가지 문서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협업 툴로도 활용할 수 있는 컨플루언스를 추천하셨다.

(소령님의 추천 협업 툴: Confluence)


atlassian





소령님의 추천 도서 3권


1.슈독

나이키를 창업한 시점부터 20년의 힘든 시기를 담은 책이다. 나이키 시작은 지금처럼 화려하지 않았다. 창업자 필 나이트는 자금을 대출받으러 다니며 20년동안 고생했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선수에게 신발을 신기기 시작하면서 회사가 성장을 하는데, 회사가 잘되기 직전에서 책이 끝난다.


필 나이트는 지금 80세가 넘었고 나이키 이사회를 은퇴하고 나서 스탠포드 글쓰기 과정을 등록했다. 수업을 듣고 나이키의 20년에 대한 회고록을 쓴 책이 <슈독>이다. 필 나이트는 서문에 책을 쓴 이유를 인상적인 코멘트로 남겼다. "세상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하더라도 신경 쓰지 말자. 멈추지 않고 계속 가는 거다. 그곳에 도달할 때까지는 멈추는 것을 생각하지도 말자. 그리고 그곳이 어디인지에 관해서도 깊이 생각하지 말자.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멈추지 말자."





2.하드씽

벤 호로위츠는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투자자 중 한 명이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벤처캐피털 공동 창업자인 벤 호로위츠가 7년 동안 창업을 해서 매각을 하고 경영을 이어 나간 고생이 담긴 이야기를 쓴 책이다.


스타트업이 근사해보고 fancy 해 보이는 요소가 있지만, 실제와 얼마나 다른지 적나라하게 담아냈다. 생존을 위해 투쟁을 해야 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과연 어떤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가?











3.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

인텔 CEO 였던 앤디 그로브가 쓴 책이다. 앤디 그로브가 관리자로 경험했던 관리의 노하우가 담긴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는 중간 관리자의 역할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강조한다.


앤디 그로브는 제조업 기반의 CEO였기 때문에, 지금 읽어도 배울 점이 너무나 많다. 크고 작은 조직을 운영하는 관리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다.














강연이 끝나고 어떤 분이 '커리어를 스마트하게 관리하는 법'에 대해 질문하셨다. 전체적인 강연 내용도 좋았지만 특히 이 질문에 대한 소령님의 답변이 정곡을 찔렀기에 소령님의 말을 덧붙여 글을 마무리한다.


"퍼블리의 어떤 저자분께서 그러셨어요.
사람의 평균적인 인풋이 100이라고 한다면,
올해 목표는 ROI  따지고 100 이상으로 쏟아부을  있는 것을 
모두 쏟아부을 생각이라고 말씀하셨죠.

어떤 성과가 나올  있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투자해보려는 생각으로 살겠다고요.
 점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인생 전체를 그렇게   없겠죠.
하지만 인생의 특정 구간에서는 ROI 생각하지 않고 
인풋에 쏟아 보는 경험에서 
인생의 그릇 사이즈가 달라지는 순간이 오는  같아요.

결국 생각의 scale 달라집니다."


모두가 평등하게 한정된 삶 속에서 하루도 허투루 살 수 없는 건, 일을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과도 연결된다. 일을 무작정 많이 하기 위해 시간을 쏟는 것이 아니라, 내가 추구하는 일과 삶의 Why에 대한 시간을 벌기 위해 스마트하게 일하는 법을 찾고 내 삶에 적용해보는 게 아닐까?


일잘러가 되기 위해 시간과 효율성을 고민하는 모든 지식 근로자들. 모두 존경합니다. 함께 멋지게 성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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