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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라미수 Apr 26. 2021

스트레스의 연속

이렇게 지나간다

나는 스트레스에 약하다. 쉽게 스트레스를 받고,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또 몸이 아프다. 지난번 고시원 입주 때도 그랬다. 사정이 생겨 고시텔에 단기 입주하게 되었는데, 짐을 싸서 고시텔로 옮겨야 한다는 생각에  며칠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아 힘이 빠지고 우울했다.


이사 당일에는 하루 종일 아파서 누워만 있었다. 고시텔에서 이제 적응하다 싶으니 또 나갈 때가 되었다. 월세방에 돌아와 보니 어째 고시원보다 못한 느낌이 든다? 가구랑 문이 낡아서 그런가.. 고시원은 작지만 그래도 새 가구들로 인테리어 되어있다.  공용 주방은 널찍하고 요리기구도 많았다. 고시원보다도 못한 월세방인가 ㅎㅎ.


몇 년 전 엄마가 교통사고가 있었는데, 이제 보험사랑 합의할 시점이 다가왔다. 이건 또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손해사정사님과 병원에서 만나 2시간 넘게 얘기를 나눴었는데, 집에 돌아오니 머리가 엄청 아팠다. 1년 넘게 사람을 안 만나고 혼자 생활하다가 사람을 만나 일 얘기를 하는 게 힘들었나 보다. 사람을 상대하는 건 역시 에너지 소모가 심하다.


얼마 전, 1년여 만에 다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취직을 했지만, 이게 웬걸 또 걱정이 앞선다. 대인관계가 걱정되고 앞으로 지긋지긋한 월요병에 시달릴 것을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무겁다.


나는 쓸데없이 일에 과몰입하는 경향이 있어서 퇴근길에도 계속 일 생각을 하는데, 정말 머리가 쪼개질 것 같다. 출근한 지 4주 차인 지금 느끼는 것은, 좀비처럼 산다는 게 이런 거구나.. 일하고 퇴근하고 먹고 자고. 그냥 사는 게 재미없다.


저번에 회사에서 짜증이 났다. 인터넷으로 9,000원 결제하는 게 잘 안돼서 반나절이나 싱갱이질하고 그걸로 열 받았는지 오른쪽 귀가 아팠다. 스트레스받으면 몸에서 제일 취약한 부분이 아프다더니만, 난 귀랑 목이 약한가 보다. 내가 이런 자잘하고 내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일로 이렇게 까지 내 몸을 희생해야 하나 싶다. 이런 생각을 하니까 더 화나고 스트레스받는다.


남을 위해 하는 일은 다 싫다. 근데 내가 좋아하는 일로 밥 먹고 살기가 안돼서 어쩔 수 없다. 사실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거고. 개노답.


사실 내가 다시 취직한 이유는 생활비를 버는 것도 있지만, 제일 중요한 건 회피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였다. 내가 출근을 안 하면 왠지 엄마가 병원에 갈 때마다 같이 가줘야 할 것 같아서. 그리고 보험사와 협의하는 전반 과정에 내가 직접 참여해야 할 것 같아서다. 젠장, 죽을 일도 아닌데 난 무지무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게 뭐라고 이렇게 까지 회피하고 싶을까. 그냥 다 싫다. 사람 만나기도 싫고 일 처리하기도 싫다. 모든 게 싫다.


올해도 벌써 1/3이 지났다. 벌써 4월 말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다. 난 뭐라도 해야 할 텐데. 이렇게 사는 것이 맞을까? 안 그러면 또 어쩔 건데. 노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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