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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라미수 Apr 30. 2021

브런치 6개월

조회수, 구독, 자유

브런치를 시작한 지 6개월이 되었다. 처음에 내가 브런치 작가를 신청한 이유는, 그냥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예뻐서였다. 이 플랫폼은 글 쓸 맛이 난다. 은은한 빛깔이 정갈한 느낌을 주어서인지 글을 대충 써재껴도 깊이가 있어 보인다.  


그렇게 첫 글을 발행한 지가 어제 같은데 벌써 서른 편이 넘게 글이 쌓였다. 내가 주로 올리는 글은 서평, 음악 감상 그리고 주제가 정해지지 않은 에세이 비스름한 글들이다.



조회수와 라이킷, 인기글


처음에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살짝 기대가 있었다. 다른 작가님들이 쓴 글을 보니까, 다음 메인에 오르거나 카카오톡#에 오르면 조회수가 폭발한다고 하더라.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알았다. 그래서 나도 살짝 기대했었지. 근데 내 글은 어쩐지 그런 행운이 없는 거다. 대다수 글의 조회수는 200 언저리에 있고 두 자리 수인 경우도 많다.


그래서 브런치 인기글들을 찾아보았다. 어떤 글들이 인기가 있는지, 나도 한번 따라 해 볼까... 하다가, 그냥 안 하기로 했다. 음악에 취향이 있듯이 글에도 취향이 있다. 나는 내 취향을 비껴간 글들을 즐겨 읽지 않을뿐더러 그런 스타일의 글을 따라 쓰고 싶지도 않다.


근데 브런치의 조회수가 아무리 적다 해도 그래도 내가 블로그에 올렸을 때보다는 조회수가 많이 나온다. 라이킷도 많고. 알다시피 블로그에 올린 글은 정말 이웃님들만 본다. 나는 이웃님이 적어서 조회수가 한자리 수일 때도 있다.

그리고 블로그에서 내 글은 검색어 유입이 거의 없다. 블로그에는 누구나 글을 쓰니까 같은 주제, 같은 키워드의 글들이 넘쳐난다. 키워드 검색을 하면 내 글은 한참 밑으로 밀려나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똑같은 글을 브런치에 올리면 그나마 유입이 좀 생기더라. (그래 봤자 조회수가 300을 조금 넘는 선이지만) 그래도 블로그보다 조회수가 많이 나오고 라이킷도 많이 받아서 좋다.


그러다가 며칠 전 드디어 '우유를 먹으면 위험하다고요??' 글이 카카오톡에 노출되어 조회수가 만을 넘었다. 30개가 넘는 글 중에 처음으로 카카오톡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근데 왜 하필이면 이 글일까. 이 글은 독서모임에 서평으로 제출한 글인데, 나는 이 글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쓴 글 중에 좋은 글도 많은데 왜 하필 내 맘에 안 드는 글이 뽑히는 건지. 제목이 완전 낚시여야 뽑히나 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줬으면 좋겠다 싶은 글은 조회수가 안 나와서 속상하고, 영 별로인 글은 오히려 조회수가 많이 나와서 민망함..


그래서 나는 궁금하다. 조회수 10 만이 넘어가면 무슨 기분일까? ‘좋아요’와 구독자수에는 영향이 없다고 하던데.. 악플이 달리는 경우도 있다고 하던데.. 그냥 궁금하다!



나를 구독하는 사람, 내가 구독하는 사람


현재 글을 쓰고 있는 순간 내 구독자 수는 30명이다. 이 중에 대다수분들과 나는 소통이 별로 없다.

내가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건, 구독 알람이 떠서 들어가 보면, 이 분이 내 글을 라이킷 한적도 없고 심지어 그 순간 조회수도 안 늘어난 걸 봐서는 글을 한편도 읽지 않았다는 거다. 이건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 어떻게 글을 한 번도 읽지 않고 바로 구독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구독은 해주셨지만 한 번도 라이킷을 안 누른 분도 계신다. 브런치를 방치하고 계시는지..

그리고 가끔 글을 발행하면 한 두 분이 구독을 취소할 때가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발행 버튼을 눌렀는데 구독 취소하시면 ㅜㅜ


나는 작가님 자체를 구독하기보다는 매거진을 구독하는 걸 더 좋아한다. 왜냐하면 좋은 글을 만나 그분을 구독했는데, 가끔 내가 전혀 관심 없는 주제의 글이 올라올 때가 있다. 어떤 글은 정말 좋고 어떤 글은 정말 싫다. 이럴 때는 그냥 구독을 취소하고 내가 좋아하는 해당 주제의 매거진을 구독하면 됨. 이제는 쉽게 작가님들을 구독하지 않고, 일부러 매거진을 먼저 구독한다.


내가 구독 취소할 때는 대개 두 가지 경우다.

하나는 오랜만에 새 글이 올라와서 봤는데 ‘어 이분이 누구시더라?’ 작가분이 기억이 안나는 경우. 내가 이 분을 왜 구독했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날 때 구독 취소하게 된다.

또 하나는 내가 싫어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을 때, 예를 들면 뭐, 내가 싫어하는 연예인을 찬양하는 글이 올라오면 바로 구독 취소한다. 그대로 놔두면 내가 스트레스받으니까.


가끔은 ‘브런치 나우’에서 최신 글들을 하나씩 읽다가 정말 한눈에 ‘이 작가님을 내가 구독해야겠구나’하고 알아볼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정말 설레고 기쁘다. 곧장 작가님 브런치에 들어가서 다른 글들을 훑어보는데 아니나 다를까 제목이라든가 글 주제, 글 스타일이 다 내 취향이다. 이럴 때는 주저 없이 구독 버튼을 누른다.



글쓰기 고민


가끔은 ㅋㅋ라든지 이랬음, 저러함 같은 약간 블로그에서 많이 쓰는 문체를 브런치에서 사용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끔은 내가 쓴 글이 부끄러워 싹 다 지우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다 또 가끔은 내가 쓴 글이 꽤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래서 지우고 싶은 마음이 들 때면 일단 꾹꾹 참고 안 지운다. 며칠 지나서 다시 읽어보면 글이 꽤 괜찮아 보일 수도 있으니.


가끔은 정말 잘 쓰고 싶은 주제가 있다. 잘 쓰고 싶은 글인데 정말 잘 안 나온다. 이럴 때면 계속 발행을 미루고 수정을 거듭한다. 그러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일단 발행해버리고, 정 맘에 걸리면 ‘나중에 같은 주제로 글을 다시 쓰면 되지 뭐’ 하는 생각으로 나를 달랜다.



자유로움


브런치 6개월을 하면서 조회수도 안 나오고 구독자 수도 생각처럼 늘지 않아 실망스러운 점이 없지 않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것 때문에, 오히려 블로그보다 브런치를 더 애용하게 된다.

댓글도 없고 공유도 없고 어차피 여기에는 나에게 관심 있는 사람이 없으니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 쓸 필요 없이 그냥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된다.

나라는 사람이 너무 부정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어떤 댓글이 달릴까 눈치 볼 필요 없으니 너무 자유롭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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