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호수
밤하늘 달빛 속에 머무는 그림자를 당겨
하늘에서 땅으로 동아줄 내리고 싶다
물 위에 찰랑이는 내 그림자까지
달빛 다리를 놓고 싶다
수양버들 아래 둥둥 떠 있는 얼음구들장
헛디디면 발이 빠질까 애타게 찿던 길
가을을 건너온 나뭇잎도 조심조심
몸 놓일 안식처를 찿아가는 겨울호수
반죽 같은 달빛 밀어
미소를 잃은 너의 입속에 넣어주고 싶다
너와 나 그림자를 썬 국수를
배불리 먹고 난 뒤에야
우리는 동아줄 타고
달 속에 잠자러 갈 수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