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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양자 Dec 28. 2024

시 꾸러미

달빛 다리를 놓아

겨울호수




밤하늘 달빛 속에 머무는 그림자를 당겨

하늘에서 땅으로 동아줄 내리고 싶다


물 위에 찰랑이는 내 그림자까지

달빛 다리를 놓고 싶다


수양버들 아래 둥둥 떠 있는 얼음구들장

헛디디면 발이 빠질까 애타게 찿던 길


가을을 건너온 나뭇잎도 조심조심

몸 놓일 안식처를 찿아가는 겨울호수


반죽 같은 달빛 밀어

미소를 잃은 너의 입속에 넣어주고 싶다


너와 나 그림자를 썬 국수를

배불리 먹고 난 뒤에야

우리는 동아줄 타고

달 속에 잠자러 갈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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