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방송 <공동의 집, 지구> 4월 방송!
책을 두 권 출간했지만 별다른 이벤트 없이 근근이 (…) 일상을 영위하던 저에게, 어느 날 출판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바로 라디오 출연 제의가 왔다는 건데요, 기후변화 관련 책을 한 달에 한 권씩 정해서 4주 간 작가와 짤막짤막한 인터뷰도 진행하고 본문 낭독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가톨릭평화방송에서 진행하는 <공동의 집, 지구>라는 프로그램이에요. 제 책에 관해서는 4월에 4주간 방송됩니다!
https://program.cpbc.co.kr/radio/ourearth/main
일단 신기했고요, 저의 책을 조금이나마 더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 냉큼 수락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엊그제, 녹음을 하러 다녀왔습니다. <On Air> 표지가 달린 녹음실도 처음 보고, 아나운서 님도 처음 만나고, 영상에서 봤던 것처럼 헤드폰도 써 보았지요. 짤막한 프로그램이라 녹음 시간도 길지 않고 심도 깊은 이야기까지 하기는 어려웠지만, 정말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Gone Rogue"
인터뷰 질문 목록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앞으로 기후를 생각할 때 우울한 마음이 들 때는 없냐"는 질문이었어요. 특히 저는 매일 관련 뉴스를 찾아 읽고, 이에 관해 글을 쓰는 사람이다 보니 일반적인 대중보다는 좀 더 기후와 환경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많으니까요. 원래도 늘 우려하는 마음이었지만, 요즘은 특히 더합니다.
직업상 미국의 기후, 에너지 정책을 매일 들여다보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하는 일들을 보니 이건 뭐, 미래가 암울해도 너무도 암울하거든요. 원래 트럼프 성향이 그렇다 보니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바지만, 생각보다 너무도 과격하게, 빠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오죽하면 미국의 한 언론에서는 "Gone Rogue (폭주 중)"이라고까지 했을까요.
고작 두어 달 만에 트럼프 행정부가 한 일들을 살펴볼까요(참고자료: [1]):
- 파리협약 탈퇴
- 각종 국제 기후협약 회의에서 탈퇴
- 미국의 과학자들에게 IPCC 보고서 작성 참여 중단 명령
- 국제 사회에 약속했던 모든 기후 관련 재정적 지원 철폐
- 인플레 감축법 (IRA) 관련 지출 동결 시도
- 미국 국가적 기후 목표 폐기
- 기후시민단 해체
- 백악관 기후 정책실, 환경정의자문위원회 해체
- EPA (환경보호청) 약화
- NOAA (국립해양대기청) 해체
예상했던 것을 훨씬 뛰어넘는 고강도의 행보에 모두가 경악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 중 상당수는 법을 위반하는 행위인데, 강한 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식으로 구니 다들 긴장감이 역력하지요.
최근에 저도 일하면서 에너지 효율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여러 제도들이 중단되거나 예산 확보에 차질이 발생하는 경우를 실제로 많이 보고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가슴에 서늘해요. 청정에너지 쪽으로 시장이 분명히 돌아서고 있었는데, 여기에 이렇게 제동을 걸어버리면 4년 동안 미국은, 세계는 얼마나 퇴보할까요.
어딘가에 닿는다면
한국도, 미국도 참 어수선한 시국이지만, 그럴 때일수록 각자의 자리에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에 라디오에 출연하게 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열심히 쓴 나의 책이 어딘가에는 가서 닿는구나,라는 생각이었거든요. 한 명이라도 함께 읽고 생각해 준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요? 앞으로도 많이 읽고, 생각하고, 써야겠습니다.
*이미지들 출처: Unsplash.com
[1]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63886?iid=563&cds=news_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