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사실 믿기지 않았어요. 아니,,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면 믿고 싶지 않았죠. 물론 다른 누군가들은 암이나 죽을병에 걸린 것도 아닌데 뭐가 그리 문제냐,, 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대단히 대단하게 무척이나 커다란 병으로 다가왔거든요.
처음에 약을 처방 받았을 때,, 뭔가 뭐랄까,,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뭔가 뭐랄까,, 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약을 내가 과연 진짜로 먹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무척이나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일까요,, 며칠 동안은 약을 먹지 않았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 해 보니깐요 아마도 어쩌면 내가 이 약을 먹게 되면 내가 우울증을 가지고 있다고 완벽하게 인정하는 것이 되어 버려서,, 그 인정이 너무나도 하기가 싫어서였던 것 같아요. (사실 지금에 와서도,, 무려 진단을 받은 지가 십 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이 저는 인정하고 싶지가 않고 받아들이기가 여전히 어렵거든요,,ㅠㅠ) 인정을 해버리고 나면 진짜로 옛날 어른들이 이야기 하던 정신병자가 되어 버릴 것만 같았던 것 같아요. 씁쓸하게도 말이에요.
말이 너무나도 무서워요..
정신병자..
말이 좋아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았지 내가 왜 이런 병을 가지고 있어야 하나에 대해서 무척이나 진지하고 또 진중하게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는 두 번째 상담을 하던 날,, 교수님은 저를 보자마자 몇 마디 나누지도 않았는데 바로 물어보시더군요. 약을 드시고 계신가요? 하고 말이에요. 뭐지,,,
물론 솔직하게 말씀 드렸어요. 안 먹었다구요.. 약을 먹는다는 상황 자체가 나를 너무나도 힘들게 한다고 말이에요. 지금에 이 상황을 받아 들이는 일이 나한테는 무척이나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이에요. 근데 이 이야기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또르르,, 흐르더라구요.
아오,, 남사스러워서,,ㅎㅎㅎ
교수님은 이야기 하셨죠. 환자분에 심리 상태나 감정 상태를 완벽하게 이해 할 수는 없지만,, 약을 먹지 않은 것이 표시가 난다고 하시더라구요. 쪽집게네~ 쪽집게야~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진짜 내가 이 약을 먹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네,, 맞아요.
결국 저는 약을 먹기 시작 했고,,
그렇게 저는 우울증과 공황 장애, 대인 기피와 수면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