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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작은 즐거움 찾아보기

by 콩나물시루 선생님

어제 가장 즐거웠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질문을 좋아합니다. 반대로 6학년 아이들은 갑작스레 던지는 질문에 많이 당황하지요. 보통 학급임원들이 먼저 대답을 하는 동안, 언제 자기 차례가 될지 모르는 다른 아이들은 최대한 머리를 굴려봅니다. 골똘히 고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항상 질문으로 수업을 시작합니다.


이번 주 알림장 첫 꼭지는 사실 저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주말에 가장 즐거웠던 일을 한번 말해볼까?" 아이들의 눈빛에 당혹감이 서립니다. 머리를 싸맨 채 어제 하루를 되돌아보며 생각에 잠겨듭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찾을 수 없던 아이 하나가 속마음을 살짝 내비치니, 너도나도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선생님, 저 어제 하루 종일 잠만 잤어요.


-저도 아무것도 한 게 없어요.


-아무 일도 없어서 즐거웠던 일을 못 찾겠어요.



열세 살 우리 아이들에게 즐거움이란 어떤 특별한 이벤트라고 생각되나 봅니다.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찾는 새로운 시각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특별함이라는 이름 아래 반짝반짝 빛나는 즐거움도 있지만, 작고 소소한 일상 속에서 조용히 빛을 내는 작은 즐거움도 있다는 것을요.


거창한 즐거움이 아닌, 사소하지만 내 마음을 따뜻하게 해 준 작은 즐거움을 찾을 수 있길 바라며 알림장 한 꼭지를 채워봅니다.



2025년 9월 1일 알림장

다섯. 긍정적인 생각하기
**주말에 가장 즐거웠던 일:



알림장을 쓰다 말고 고민에 빠진 다른 아이들을 위해 힌트를 주려합니다. 학급 임원을 비롯한 몇몇 친구들에게 질문을 다시 던져봅니다. 거창한 즐거움이 아닌 작은 즐거움을 찾아보라고 이야기합니다. 주말에 행복했던 일은 무엇이 있었나요?



-주말에 눈을 떴는데 사실 아무 할 일이 없어서 여유로웠어요.


-주말에 각자 약속으로 나간 가족이 없는 텅 빈 집의 고요함이 좋았어요.


-부모님께서 집에 오시면서 스크류바 아이스크림을 사 오셔서 기뻤어요.



친구들이 들려준 대답으로 질문의 핵심을 이해한 아이들이 저마다의 생각을 알림장에 꼭꼭 눌러 담아봅니다.


거창하고 대단한 즐거움이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하루하루 작은 행복과 즐거움을 발견하고 살 수 있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봅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행복을 발견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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