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시험과 세상을 향하여
5학년인 2호의 담임선생님은 매일 아이들에게 ‘마음택배’라는 코너를 통해 짧은 글을 써서 마음을 전달하신다. 선생님은 매일 조각 글을 올리고, 아이들은 매일 성찰일지를 쓴다. 처음에는 죽을 맛이었지만 지금은 반 아이들 모두 자연스럽게 글을 쓴다.
알림장에 올라온 어제의 마음택배를 보니 선생님이 던지신 질문이 예사롭지 않다. 공정함과 공평함은 다르다는 이야기, 언제나 공평함이 좋을까에 대한 역질문. 여러 영역에 대입하여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오늘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이다. 모두가 공평하게 같은 대학을 가는 것은 불공평하다. 그동안의 노력과 성실, 실력에 따라 평가되어 적절한 전공을 선택하는 올바른 수단이 되는 것이 공정한 수능이 되겠다. 하지만 그렇게 대학을 가면 또 다른 질문이 생긴다. 이 사회는 과연 공정한가. 내 노력과 성실로 원하는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가. 잘 모르겠다. 갈 길이 구만리다. 끝맺음과 동시에 출발을 해야 한다. 고민 많은 고3들에게 고민 많은 20년 선배는 격려를 보낼 뿐이다. 이왕이면 신나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리고 말하고 싶다.
“그 어떤 결과라도 그것이 당신의 모든 정체성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당신이 대학 이름과 입은 옷의 브랜드로 가치가 매겨지지 않습니다. 다만 어디서 어떻게든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지, 나를 가슴 뛰게 하는 일은 무엇인지 수능 공부보다 더 치열하게 고민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저도 함께.”
_꽃고래
“그러나 그날 내가 20등, 30등에서 꼴찌 주자에게까지 보낸 열심스러운 박수갈채는 몇 년 전 박신자 선수한테 보낸 환호만큼이나 신나는 것이었고, 더 깊이 감동스러운 것이었고, 더 육친애적인 것이었고, 전혀 새로운 희열을 동반한 것이었다.”
_박완서,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중.
“나의 인생은 국가와 민족이 사람다운 생을 살기 위하여 희생된 인생 중 일인이었다고 하련다.”
_독립운동가 양우조 유언 중 일부.
공정 公正: 공평하고 올바름
공평 公平: 치우치지 않고 고름
불공평不公平: 한쪽으로 치우쳐 고르지 못함
구만리九萬里: 아득하게 먼 거리를 비유적으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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