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정원에서-8

장미-6 Rose-6

by 박용기


저는 음악 방송을 좋아합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심야의 음악방송을 들으며

그 당시 유행했던 팝송들을 듣곤 했습니다.

MBC의 '별이 빛나는 밤에'나

CBS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 등은

오래되었지만 지금도 이름이 정겹게 느껴집니다.


그 후

TV가 활성화되고

공부와 사회생활을 바삐 하면서

라디오로부터 멀어졌습니다.


그러다

2000년에 위암수술을 받고

집에서 쉬는 동안

라디오를 다시 듣게 되었습니다.


그 후 애청하게 된 음악프로그램으로는

KBS 클래식 FM의

'세상의 모든 음악'입니다.


라디오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특히 오프닝멘트는

방송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짧은 스토리를 포함하곤 합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 시작 부분을

참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런 스토리를 길어내는

방송작가분들을 존경합니다.


오늘 이 사진을 보면서

나도 그런 방송의

오프닝 멘트 같은 이야기를 하나

나누어 보고 싶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무더위 속에서도

잎새를 타고 스며든 바람이 있고,
그 바람 속에 피어난

한 송이의 장미가 있습니다.


분홍장미를 보면

외할머니가 생각나는

외손녀가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늘 아침이면

마당의 작은 화단에 나가
분홍 장미 앞에 조용히 앉아

미소를 짓곤 했습니다.
말없이 꽃을 바라보며,

마치 꽃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외손녀는 참 궁금했습니다.
'할머니는 꽃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외손녀의 질문에 할머니는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분홍 장미는 말이 없단다.
하지만 고마운 마음, 미안한 마음,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을 다 품고 있지.
그래서 누군가에게 그런 마음을 주고 싶을 땐,
말 대신 이 꽃 한 송이를 전하면 돼.”


손녀는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었고
할머니는 외손녀의 기억 속에만 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마당엔

매해 초여름이 되면

분홍 장미가 피어났습니다.


어느 날, 오래된 책갈피 속에서
외손녀는 한 장의 메모를 발견했습니다.
할머니의 글씨였습니다.

"내가 떠난 후 혹시 네가 힘들 때,
이 장미 한 송이를 보며

미소 지을 수 있기를."


분홍장미 속에서

할머니의 다정하고 따뜻한 미소가

피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 이 연분홍 장미처럼

여러분들의 마음속에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져

행복한 하루 되기를 기원합니다.




Pentax K-1

Pentax smc PENTAX-D FA 100mm f/2.8 WR Macro


#여름_정원 #연분홍_장미 #라디오 #음악방송 #오프닝_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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