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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춤 춰 볼까요?

by 생각잡스 유진


20대 중반, 영화 *쉘 위 댄스?*가 한창 인기를 끌던 시절, 호기심에 이끌려 나도 덩달아 사교댄스를 배우러 갔다. 우아한 탱고, 경쾌한 자이브, 영화 속 주인공처럼 멋지게 춤을 추고 싶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문제. 나는 춤에 소질이 없었다.

발이 엉키고, 리듬을 놓치고, 나만 빼고 모두 우아하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결국 얼마 못 가서 포기했다.

‘역시 내 길이 아니었어’ 하고 깔끔하게(?)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요즘 문득 다시 춤을 춰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쉘 위 댄스?*를 떠올렸다. 20대의 눈에는 영화 속 아름다운 춤사위만 들어왔다면, 이제는 주인공의 처지가 이해되는 나이가 되었다.

영화 속 주인공 스기야마는 겉으로 보기엔 부족할 것 없는 중년 남자다. 안정된 직장, 가족, 평온한 일상. 하지만 그 평온함이 오히려 그를 숨 막히게 했다. 매일 같은 지하철, 같은 사무실, 같은 루틴 속에서 그는 묘한 공허함을 느낀다. 그러다 우연히 댄스 교습소를 발견하고, 머뭇거리면서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20대에는 그저 낭만적인 영화였는데, 중년이 되니 그 ‘머뭇거림’이 이해된다.


우리는 모두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지만, 동시에 ‘이대로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삶이 크게 불행한 것은 아니지만, 어딘가 결핍된 기분.
그럴 때 필요한 건 어쩌면, 다시 춤을 추는 일인지도 모른다.

인생을 다시 춤추게 만들어야 하는 중요한 시가가 왔다.



멈춰 있던 몸과 마음을 다시 움직여보자.

쉘 위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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