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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민 Robert Lee Mar 30. 2019

새벽에 악몽을 꾸고...

6년전 나는 왜 회사를 퇴직해 사업을 시작했는가?

글 : 와이엠컨설팅/인터피트 이영민 대표

새벽에 자다가 악몽을 꾸며 깨어났다. 나의 마지막 직장생활은 2012년 12월 31일이었다. 2010년 MBA를 마치고 국내 대기업 계열사의 글로벌 채용과 육성을 담당하는 포지션에 합격해서 offer를 받았지만 (연봉도 약 2천 가까이 높았다.) 나는 운명에 이끌려 연봉도 낮고 규모도 몇십배 작은 국내 진출하지 몇년되지않은 스타트업과 같은 외국계 기업으로 입사했다. 그 이유는 내가 대표와 일할 수 있고 팀장으로 내가 원하는 방향을 이끌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렇게 나는 33살에 팀장을 달았다. 나는 내 사업처럼 팀원들과 밤낮없이 몇 개월동안 회사 내 육성체계와 몇일간의 프로그램들을 다 직접 개발했고 강의도 팀원들과 다 소화했다. 가장 즐거웠고 큰 성장과 자신감을 얻었다.

그러던 2011년 7월부터 미국 본사에는 위기가 왔고 인사팀도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당시 나보다 나이가 많으신 내 팀원분과 밤에 연수원에서 앞으로 회사가 문닫으면 무엇을 하는 것이 좋겠는가 얘기를 나누었고 네이버 카페라는 것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를 처음들었다. 나는 곧바로 내가 만들고자 했던 인사, 외국계 기업 키워드로 현재 운영되는 모든 카페를 조사했고 규모는 크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을 파악했다. 나는 차별화를 통해 콧대가 높은 인사담당자들의 커뮤니티인 '글로벌HR'을 만들어 주변 인사실무자 지인들에게 알렸다. 내 목표는 300명, 양보다 질을 택했다. 진짜 인사실무자 또는 관계자만 가입하길 바랬다. 그렇게 작은 마음으로 시작했다. 역시 예측했던 것처럼 2012년 중순부터 한국지사는 위기가 찾아왔다. 우리팀은 해체하면서 신규사업팀 실장으로 갔다. 회사에서는 6개월 후 다시 인재개발팀을 꾸려주겠다고 달래며 팀원들과 같은 팀원으로 돌아가 신규비즈니스 기획을 약 6개월간 배우면 셋팅했다. 사실 다시 팀을 꾸려주겠다는 말은 믿지 않았고 언제인지는 모를 창업의 시기를 준비하며 열심히 비즈니스를 배우며 해냈다. 좋은 학교를 졸업하신 아무것도 모르는 새로운 팀장님은 정말 아무것도 몰랐지만 대표님은 너무나 만족해하신 듯 하다. 팀이 옮겨지면서 팀원들 중 일부도 나갔다. 그렇게 준비하면서 2012년 12월 31일 35세(한국나이)에 회사를 퇴직금과 성과금을 받고 회사를 나가게 되었고 다행히 준비한 커뮤니티는 퇴직당시 약 5천명을 넘기게 되었다. 이미 인사담당자들 사이에서 유명해졌고 나는 스텝들을 선발해 운영하는 등 카페로 비즈니스를 직접적으로 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도 HR비즈니스를 하는데 여러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카페가 없었다면 내 사업도 망했을지 모른다. 어쨌든 나는 누군가가 나의 직책과 급여를 결정하는 남에게 의존해야하는 절망적인 삶과의 인연을 끊기로 했다. 퇴직하는 날 위로금으로 받은 3개월치 급여와 신사업에서 받기로 한 성과급을 출산을 위해 휴직한 아내에게 가져다 주었다. 나오기 몇 개월 전부터 나는 아내에게 이직하지 않고 사업을 해보겠다고 설득했고 앞으로 3단계에 걸친 사업 모델을 커피숍에서 간략히 설명했다.  

2013년 딸이 태어났음에도 다시 따뜻하고 안정적인 회사로 이직하기 보다는 난 낭떠러지에 홀로 서기로 했다. 350만원을 가지고 나는 개인사업자로 2013년 사업을 시작했고 약 6개월간 프리래서 강의, 컨설팅을 뛰며 함께 일할 인재와 함께 일할 공간과 급여를 줄수있는 돈을 마련하고 2013년 7월 양재 토즈 2인실에서 근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4년 7월 법인으로 전환하면 우리 사무실을 처음 가지게 되었다. 가진 것도 없이 시작한 비즈니스가 이제 비전을 나눠주고 함께 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물론 하나님께서 이끌어주시지 않으셨다면 진작에 문을 닫았을 것이다. 왜 이 새벽에 이 글을 쓰는가? 잠들었다가 악몽을 꾸었기 때문이다. 꿈에서 나는 미친듯이 열심히 일하는데 새로온 잘모르는 팀장이 계속적으로 나의 길을 막고 나는 절망하면서 회사를 퇴직해야겠다 준비하는 꿈이었다. 불과 6년전... 그때 잘 준비해서 나오지 않았다면 나는 몇번의 이직과 누군가의 평가를 받으며 내가 주인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지 못했을 것이다. 나와 함께 하는 동료들에게 큰 우산이 되고 싶다. 나는 지금까지 구성원들에게 왜 돈을 못버는가 재촉한적이 없다. 그것은 대표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의도하지 않았던 악몽으로 나는 깨어나 지난날들을 회상하며 이 글을 남기고 있다. 지금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나는 같은 선택을 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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