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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용석 Mar 28. 2023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4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Westminster Shorter Catechism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Question 4 (제4문)

Q. What is God?
문: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A. God is a spirit, infinite, eternal, and unchangeable, in his being, wisdom, power, holiness, justice, goodness and truth.
답: 하나님은 무한, 영원, 불변하는 영(靈)이시다. 그는 지혜롭고, 권능이 있으시며, 거룩하시고, 공의를 쫓으시고, 인자하며, 진실하시다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 지니라
(요4:24)God is spirit, and his worshipers must worship in spirit and in truth(John4:24)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출3:14)
God said to Moses, "I Am Who I Am. This is what you are to say to the Israelites: 'I Am has sent me to you'"(Exodus3:14)

우리 주는 위대하시 며 능력이 많으시며 그의 지혜가 무궁하시도다(시147:5)
Great is our Lord and mighty in power; his understanding has no limit(Psalms147:5)

그들이 밤낮 쉬지 않고 이르 기를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여!(계4:8)
Each of the four living creatures had six wings and was covered with eyes all around, even under his wings. Day and night they never stop saying: "Holy, holy, holy is the Lord God Almighty, who was, and is, and is to come"(Revelation4:8)

여호와께서 그 의 앞으로 지나시며 선포하시되 여호와라 여호와라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 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이라(출34:6)
And he passed in front of Moses, proclaiming, "The LORD, the LORD, the compassionate and gracious God, slow to anger, abounding in love and faithfulness(Exodus34:6)

산이 생기기 전 땅과 세계도 주께서 조성하시기 전 곧 영원부터 영원까지 주는 하나님이 시니이다(시90:2)
Before the mountains were born or you brought forth the earth and the world, from everlasting to everlasting you are God(Psalms90:2)

주의 보좌는 예로부터 견고히 섰으며 주는 영원부터 계셨나이다.(시93:2)
Your throne was established long ago; you are from all eternity(Psalms93:2)

나 여호와는 변하지 아니하나니(말3:6)
I the LORD do not change(Malachi3:6)


웨스트민스터 소요리 문답


I. 모범답안: "하나님은 무한, 영원, 불변하는 영(靈)이시다. 그는 지혜롭고, 권능이 있으시며, 거룩하시고, 공의를 쫓으시고, 인자하며, 진실하시다"


  제4문은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 묻고 있다. 기독교가 하나님과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종교라는 점에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아는 것은 핵심 중에서도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제4문의 모범답안은 생소한 문법으로 인해서 번역이 각양각색인데, 이를 오히려 원어로 보면서 번역된 단어들을 함께 보는것이 더 명쾌할 거 같다. 원문에서는 크게 10가지 단어와 1가지 문장으로 하나님에 대해서 설명한다. (1) spirit, (2) infinite, (3) eternal, (4) unchangeable, (5) in his being, (6) wisdom, (7) power, (8) holiness, (9) justice, (10) goodness, (11) truth가 그것이다.


  첫 번째, 'Spirit'은 '영(靈)'으로 번역된다. Holy Spirit을 우리는 '성령'이라고 번역하는데, 바로 여기에서의 영의 의미를 알 수 있다. 두 번째, 'Infinite'는 '무한(無限)'이다. 무한은 제한이나 한계가 없음을 의미한다. 세 번째, 'Eternal'은 '영원(永遠)'이다. 이는 한없는 시간의 지속을 뜻한다. 네 번째, 'Unchangeable'은 '불변(不辨)'으로 변함이 없이 늘 그대로라는 것이다. 다섯 번째, 'in his being'은 '스스로 있음'이다. 성경은 하나님을 부를 때 여러 가지 단어를 사용하는데, 그중에 하나가 '여호와'이고 이 단어는 '스스로 있는 자'라는 의미이다. 여섯 번째, 'Wisdom'은 '지혜(知慧)'로 바르게 깨닫고 판단하는 것을 뜻한다. 일곱 번째, 'Power'은 '권능(權能)'으로 번역되는데, 권세와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여덟 번째, 'Holiness'는 '거룩'으로 번역되는데 이는 순우리말로써 '매우 높고 위대하다'라는 뜻이다. 아홉 번째, 'Justice'는 '공의(公義)'인데 이는 공평과 정의의 뜻을 두루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열 번째, 'Goodness'는 '인자(仁慈)'인데 '마음의 어짐'을 뜻한다. 마지막 열한 번째는 'Truth'로, '진실(秦室)' 즉 거짓이 없음을 뜻한다.


  이 모든 11가지 특징은 성경에서 하나님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것을 정리한 것으로, 앞에서 해당 성경구절들을 인용하였다. 이를 참조한다면 그 이해가 더 깊어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II. 새로 써보는 답안: "하나님은 사랑이시라(God is love)"

1. 개요

  성경에는 하나님을 설명하려는 수많은 시도들이 있다. 그래서 앞서 살펴본 모범답안에는 11개나 되는 표현들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그 수많은 표현들을 하나로 모아줄 수 있는 최고의 정의가 있으니 바로 요한이 내린 정의라고 생각한다. 요한일서에 대한 여러 주석서들은 요한이 하나님은 사랑이시라고 말한 것을 두고, 단지 다양한 하나님의 성품들 중 하나를 표현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당연히 그렇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앞의 모범답안에서 말한 하나님의 다양한 성품들은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에 고루 모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하나님은 사랑이시기에,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 수 없다는 요한의 말은 놀랍다.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요한일서 4:8)
Whoever does not love does not know God, because God is love(1 John 4:8)


2. 배경

  요한일서의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라는 한 구절을 보기 위해서는 요한일서라는 책이 어떠한 책인지를 봐야 할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신약에서 그 한 구절을 보아야 하고, 마지막으로 성경 전체에서 그 한 구절을 조망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성경의 한 구절을 왜곡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사도 요한과 요한일서를 필요한 부분에 한하여 간략하고 가볍게 살펴보자.


  요한일서는 그 저자가 누구인지 확실하지는 않으나, 대체적으로 사도 요한이 쓴 책이라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요한은 예수님의 이종 사촌으로, 물고기 잡는 일을 하다가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 여러 가지 논란이 있긴 하지만, 요한복음에서는 요한을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로 계속해서 표현하고 있다.

예수의 제자 중 하나 곧 그의 사랑하시는 자가 예수의 품에 의지하여 누웠는지라(요 13:23)
One of them, the disciple whom Jesus loved, was reclining next to him(John 13:23)

시몬 베드로와 예수의 사랑하시던 그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되 사람이 주를 무덤에서 가져다가 어디 두었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겠다 하니(요 20:2)
So she came running to Simon Peter and the other disciple, the one Jesus loved, and said, "They have taken the Lord out of the tomb, and we don't know where they have put him!"(John 20:2)


  사도 요한이 요한일서를 쓸 당시에는 '영지주의'로 대표되는 이단이 유행하였는데, 이 책은 그러한 상황에서 올바른 신앙이 무엇인지에 대해 쓴 책이다. 요한일서는 굉장히 짧은 책인데, 신앙에 대해 말하며 하나님과의 참된 교제 속에서 사랑의 실천을 강조한다. 그중 중요한 단어가 바로 '교제'이다. 요한일서는 신앙을 '교제'로 풀어내면서 결국 신앙이란 하나님과 사람의 교제(수직적)이자 사람과 사람 간의 교제(수평적)라고 말한다. 교제의 완성은 사랑이고, 하나님은 사랑이시라고 말하는 것이 묘한 감동을 준다.

요한일서는 '하나님과의 사귐', '이웃과의 사귐'을 이야기한다. 요한에게 있어서 신앙은 하나님과 사람과의 교제이자, 사람과 사람과의 교제이다. 교제의 완성은 사랑이다. 그리고 진정한 하나님과의 교제는 우리 죄를 대신 구속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조병호, 『성경통독』, 통독원, 619쪽.


3. 요한이 말한 사랑의 의미

  요한일서에서 말하는 '사랑'의 의미와 성경에서 말하는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최소한 각 주제당 브런치 글 한편씩을 더 써야겠지만, 요한일서에서 요한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면 요한이 말하는 사랑이 어떠한 모습인지 그 형태를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특히 하나님의 '사랑'을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시키는 부분이 성경 전체의 가장 중요한 내용을 잘 담고 있다는 점에서 좋다.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 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저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니라(요일 4:9)
This is how God showed his love among us: He sent his one and only Son into the world that we might live through him(1 John 4:9)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위하여 화목제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니라(요일 4:10)
This is love: not that we loved God, but that he loved us and sent his Son as an atoning sacrifice for our sins(1 John 4:10)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요일 4:11)
Dear friends, since God so loved us, we also ought to love one another(1 John 4:11)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라는 짧은 말속에는 요한이 표현하고자 하는 많은 내용들이 함축되어 있다. 나의 100가지 중언부언보다 요한이 써 내려간 요한일서의 백미 부분을 직접 한번 읽어보시길 바란다. 요한일서는 정말로 짧은 책이지만, 우리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나님이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다. 그러니 우리도 서로 사랑하자."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 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 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요일 4:18)
There is no fear in love. But perfect love drives out fear, because fear has to do with punishment. The one who fears is not made perfect in love(1 John 4:18)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요일 4:19)
We love because he first loved us(1 John 4:19)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치 아니하는 자가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요일 4:20)
If anyone says, "I love God," yet hates his brother, he is a liar. For anyone who does not love his brother, whom he has seen, cannot love God, whom he has not seen(1 John 4:20)

우리가 이 계명을 주께 받았나니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또한 그 형제를 사랑할지니라(요일 4:21)And he has given us this command: Whoever loves God must also love his brother(1 John 4:21)


III. 나오며


  요즈음 종종 질문을 받는 받는 상상을 하곤 한다.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은 만나는데, 나의 말이나 행동에 호기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내가 교회에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되면 교회와 성경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을 하곤 하기 때문이다. 전에 에서 나는 크리스찬은 모두 '증인(witness)'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잠시 이야기했었다. 주변 이웃들의 신앙과 성경에 대한 질문들은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온다. 그러한 질문들에 대해 나는 듣는 이로 하여금 흥미롭게 틀리지 않은 대답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자주 고민하게 된다. 확실한 것은 생각보다 나는 그러한 질문에 즉흥적으로 대답하기가 어렵다는 것이고, 그럼에도 다행인 점은 수 백 년 전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이미 나와 같은 고민들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 결과물이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이라는 점에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의 모범답안을 읽고, 각 질문에 대한 나만의 답안을 작성해 보는 것은 나의 신앙을 다지고 확인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


  누군가가 내게 "하나님은 누구인가?", "하나님이 뭐예요?"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나는 "하나님은 무한, 영원, 불변하는 영이시다. 그는 지혜롭고, 권능이 있으시며, 거룩하시고, 공의를 쫓으시고, 인자하며, 진실하시다"라는 모범적인 좋은 답변보다, "음... 예수님과 오랫동안 함께 다녔던 요한이라는 사람은 하나님을 '사랑'이라 그랬는데..."라며 이야기를 시작할 것 같다. 특히 크리스찬이 아닌 사람이 그러한 질문을 한다면 더욱 그렇다. 예수님과 가장 가까이서 오랜 시간을 보냈던 요한은 하나님에 대해 "하나님은 사랑이시라"고 표현했고, 하나님이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기에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짧은 몇 안 되는 문장 안에는 성경과 하나님에 대한 놀라운 비밀이 들어있다.


  나는 카카오톡 상태 메세지에 글을 적어놓는 것을 꺼리는 편이다. 다른 사람이 봐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나의 상태 메세지는 내 미성숙한 감정을 타인에게 너무 드러내거나, 내가 특정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에둘러 돌려서 전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태 메세지를 적어놓았던 적이 있었는데 바로 한 시를 발견하고 나서였다. 대학생 때 접하게 된 뒤, 너무나 좋아해서 이 시를 카카오톡 상태 메세지에 수년간 적어놓았었다. 한편으로는 인도의 시인이 적은 이 짧은 시 하나가 내가 적은 이 모든 글보다 하나님에 대해서 더 잘 표현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4문에 대한 답을 마친다.


I asked the tree

Speak to me about God.


And


it blossomed.


- Rabindranath Tagore



나무에게 물었다

하나님에 대해 말해주겠니?


그러자


나무는 꽃을 피웠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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