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스타트업 1인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느낀 점
저는 경력 10년 차가 넘는 UX/UI디자이너이며, 소규모 IT스타트업의 유일한 디자이너로 1년 4개월 정도 일했습니다. (현재는 퇴사한 상태)
일하면서 느낀 스타트업 원 앤 온리 디자이너의 특징,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내가 팀장이자 유일한 팀원이자, 시니어이자 주니어...
작업지시도 내가, 작업도 내가, 컨펌도 내가 함
참견하는 사람이 없고 가르칠 사람도 없는 건 나름 편한데, 아무한테도 디자인적인 조언을 얻을 수 없고 디자인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거나 트렌드를 공유할 디자이너 동료가 없음
물론 혼자 하고 싶은 대로 이것저것 해보고 내 맘에 드는 대로 할 수 있을 때는 좋으나, 때로는 나도 확신이 없고 알쏭달쏭할 때가 있긴 하다.
내 경우는 디자인에 대해 간섭하는 타 부서나 상사가 없어서 괜찮았지만, 연차도 적고 참견하는 사람이 많으면 여기저기서 감 놔라 배 놔라 해서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장점 : 디자인에 대해 간섭하는 사람이 없다
단점 : 디자인에 대해 간섭하는 사람이 없다
아무리 UX/UI 디자이너로 들어왔어도 ‘디자인’ 글자가 들어가거나 디자인 비슷해 보이는 건 내가 다 하게 된다.
(나는 모바일앱, 웹, B2C, B2B, ADMIN, SNS, 이벤트디자인, 키오스크, 그래픽, 현수막, X배너, 카탈로그, 전단지, PPT, 명함 등등을 작업했다.)
들어오는 일들을 다 처리하다 보면 동시에 여러 업무를 진행하게 돼서 쉴 틈 없이 정신없게 일하기도 한다.
인하우스에서 일하면 한 분야, 한 브랜드를 깊이 있게 디자인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일하다 보면 이건 그냥 제너럴리스트가 아닌가? 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장점 : 질릴 때쯤 다른 일을 하니까 지루하지가 않다.
단점 : 의외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이건 나한테만 해당될 수도 있는 건데, 디자인 시스템을 만드는 공수보다 당장 작업할게 급하니 혼자 머릿속에만 있는 시스템으로 일단 빠르게 작업하게 됨
빠르게 결과물을 뽑아야 하므로 와이어프레임 단계도 건너뛰고 디자인 시스템, 컴포넌트 정리 후 디자인 순서로 가야 하는데 자꾸 거꾸로 하게 된다.
거의 다 디자인하고 나서 개발할 때 시간이 나면 그때서야 ‘아 이건 아닌 거 같은데’ 하고 정리하기 시작할 때가 많았다.
그리고 개선할게 보여도 당장 할 작업이 많아서 생각만큼 다 개선 작업을 하지 못했다.
장점 : 순서나 절차를 건너뛰고 마음대로 작업할 수 있다.
단점 : 그래서 나중에 내가 고생할 수 있다.
추가적으로...
제가 신입인데 사수 없이 스타트업 1인 디자이너 괜찮을까요?
인터넷이나 오픈채팅방에서 종종 이런 질문을 보곤 하는데, 질문자의 실력이나 의지, 사수 유무를 떠나서 도대체 이 회사는 무슨 생각으로 1인 디자이너를 신입으로 뽑으려는 걸까? 디자이너에 대한 이해나 예의가 갖춰져 있는 회사일까? 제대로 된 회사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니 잘 판단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