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보면 동창회에 나가는 장면들이 종종 나오는데, 그런 장면들을 보면 스스로 궁금했다. 정말로 저렇게 초,중,고, 대학 등의 동창회가 있는지. 개인적으로 한번도 나가 본 적도 없고, 있는지도 몰랐다.('왕따'라는 뜻일까?)
최근에 한국 쪽과 일을 하다 보면 누군가를 소개받을 때 자기랑 대학동기라느니 고등학교 동창이라며 믿고 일할 수 있다고 소개받은 적이 있다. 심지어는 군대 동기라고 소개를 해주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소개들이 올 때 내가 한가지 슬쩍 물어보는게 있다. 졸업이든 제대이든 그 이후에 얼마나 자주 만나면서 교류했는지를 물어본다. 그러면 놀랍게도 이번이 수년 만에 처음인 경우가 많다. 놀라웠다. 졸업하고 제대하고 그 사이 교류가 없었는데 불쑥 이렇게 연결 짓는 것도 그리고 서로 잘 알고 신뢰할 수 있다고 하는 것도 더욱 놀라웠다. 한국식 인연이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알고 지내온 지가 오래되었다고 서로를 깊이 더 잘 알게 되거나 더 신뢰할 수 있는것 같지는 않은데, 이 시간의 길이가 우리를 종종 착각하게 만든다. '오래된 것의 함정'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