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평범한 게 가장 어려운 길이었다.
언제부터였을까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었다. 사회가 정한 기준대로 대학교를 졸업하면 회사에 들어가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그런 삶을 살고 싶었다. 현실이 불안할수록 '평범'이라는 틀이라도 좋으니 제발 남들처럼만 살고 싶어 했다.
그러나, 평범하다는 기준 자체가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사회가 정한 기준대로 사는 것이 누군가의 삶이 될 수는 있지만, 모두가 그렇게 살 수는 없는 게 사실이었다. 오히려 평범하게 살려고 발버둥 칠 수록 사람들은 눈빛에 힘을 잃고, 자신을 잃고, 삶을 잃은 모습처럼 보였다.
그래서 나도 평범하지도 특이하지도 않은 이 삶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나만 살 수 있는 이 특별한 삶을 살아보자'. 그 후로 평범이라는 기준을 바라지도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Jung은 꿈을 통해서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들려오는 지혜로운 영혼의 음성이자 메시지를 발견하고자 했다.'
책 <현대 심리치료와 상담이론>, 권석만 저
심리학 공부를 통해 융의 꿈분석에 대해 접했고, 꿈에서 나오는 모든 것들은 '나'를 대변하여 의미가 있고, 서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10대 때부터 꾼 꿈의 의미가 궁금하기도 했고, 꿈이 이어지기도 해서 꿈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심리 상담사 선생님을 찾아갔다.
"기억나는 꿈이 있나요?"
"지하철을 타고 어딘가 가야 하는데,
아무리 지하철을 타러 가고 싶어도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한참을 찾아 헤매다가
꿈에서 깨요."
지하철은 내가 이야기했던 "평범"처럼
이런 꿈을 꾸던 시절에 누군가는 당연히 경험해야 하는 일을 뜻하고,
나는 남들처럼 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기에
무의식에서 평범을 향해 계속 내달렸던 것 같다.
지금 어른이 된 나는 이런 꿈을 꾼다.
집에서 지하철을 타고,
놀이공원에 간다.
매표소를 한 참 찾는 꿈을 꾸다가
드디어 놀이공원에 들어갔고,
타고 싶은 놀이기구를 한 참 찾다가
놀이기구에 앉았다.
대상은 지하철에서 매표소, 놀이공원, 놀이기구로 옮겨갔다.
일상에서 의식이 성장하면서 대상이 바뀌었던 것 같고,
이제는 누군가 보기에 평범해 보이는 삶을 살고 있다.
그토록 바라던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서
가장 어려운 길을 잘 걸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는 어딘가로 내달리는 꿈을 잘 꾸지는 않는다.
무의식과, 의식을 경험해 보는 상담으로
쉬지 않고 뛰었던 내 삶을 정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