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등록부터 수익화까지 정말 혼자 다해봤다
작년 여름, 토스에서 앱인토스라는 기능을 런칭했다. 쉽게 설명하면 개인이 토스에 미니앱을 런칭해서 수익화시키는 것이다. 토스는 인앱 결제/광고 수익의 일부를 가져가는 대신 3000만 유저 플랫폼이라는 홍보창구를 제공해주는 셈이다. (슈퍼앱을 지향하는 듯 하다)
나는 처음부터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이전에 앱스토어 출시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익을 정산받으려면 사업자를 등록해야한다. 결국 국세청에 사업자 등록을 신청해 하루만에 발급받았다. 또한 게임의 경우 등급 심사가 필요한데 스토어에 출시했을 경우 이 부분을 통과받을 수 있다. (나는 추후에 게임 뼈대를 완성한 후, iOS앱까지 추가적으로 개발해 출시시키는 수고를 감행했다.)
우선 앱인토스 콘솔이라는 개념이 있다, 서비스의 정보를 등록하고 출시를 검토받는 등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먼저 이곳에 출시할 서비스의 기본적인 정보들을 등록해서 1차 승인을 받아야 한다. 나는 하루 정도 걸렸다.
그 이후에는 수익 정산을 위해 사업자 번호를 등록하고 또 한번 승인을 기다려야한다. 이틀 정도 걸린 것 같다.
처음에는 막막했다. 자바스크립트 기초까지만 배웠던 터라 가이드 문서를 보자마자 숨이 막혀 포기할까 싶었다. 하지만 토스에서 친절하게도 영상 강의를 제공해주었는데 이것이 꽤 도움이 되었다.
영상을 따라하며 앱인토스 SDK 설치 등의 초기 설정 마치고, 이제부터는 오롯이 Cursor와 나의 몫이 되었다.
매 게임마다 랜덤성이 짙은 로그라이크 스타일의 게임을 만들고싶었는데 여기에 광고를 적절히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초기 아이디어를 GPT에게 던져주며 게임의 기획 설계를 진행했고, 최적의 광고 타이밍과 게임의 재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장치에 대해서 고민했다.
이후에는 바이브 코딩으로 시작하면서 뼈대를 잡고, 어느정도 기능이 구현된 이후부터는 피그마를 통해 디자인 에셋들을 그려나갔다.
스무살 초반에, 작곡을 전혀 모르지만 DAW 프로그램으로 간단한 비트들을 만든 경험이 있다. 그 기억을 살려 개러지 밴드로 직접 노트를 찍어 간단한 BGM을 만들었다. (추후 업데이트에서는 AI로 BGM을 생성해 교체했다)
이렇게 1인 개발을 진행하면서 참 수고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끊임없이 GPT에게 질문하며 게임의 방향성과 흐름을 설계하고, 동시에 커서로 바이브 코딩을 하면서 피그마와 도트 생성 AI로 디자인 에셋을 그려넣었다. 에러가 나면 콘솔로그를 확인해 수정사항을 요청했다. 혼자 다 해서 편했고 그만큼 힘들었다. 나는 이것이 디자이너의 가까운 미래라고 생각한다.
게임 UI는 내 분야가 아니다. 그래서 더 막막했다. 어설프더라도 어떻게든 도트 스타일로 제작을 하고싶었다. 이 부분은 Pixellab 이라는 사이트를 결제해 제작했다. 그러나 낮은 해상도로 도트화된 png 이미지를 그대로 확대해서 쓰기에는 화질이 저하되는 이슈가 생긴다. 그래서 png를 svg로 벡터화 시키는 과정이 조금 복잡했는데 순서는 이러했다.
1. Chat GPT에게 게임에 사용할 이미지 생성
2. 피그마로 이미지 비율을 설정한 뒤 png로 Export
3. 해당 png파일을 Pixelab에서 불러와 도트 스타일로 변경
4. 도트화된 png파일을 터미널에서 파이썬 명령어를 사용해 svg로 추출
5. svg파일을 피그마로 불러와서 다시 png로 최종 에셋 추출
출시를 준비하면서 좋았던 부분은 개발자 커뮤니티였다. 진행 중 막히는 부분이 생길 때 검색을 해보면 나와 비슷한 질문을 남긴 유저들이 있었다. 덕분에 참고하여 해결해 나갔다. 또한 토스 측에서도 활발히 댓글을 달며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제작을 하면서 중간중간 PC 브라우저와 디바이스를 통해 테스트했다. 광고도 잘 불러오고 로컬 저장도 가능하다. 이제 정말 출시만 남았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토스팀에 검토를 요청했다.
검토는 2~3일 정도 걸린 것 같다. 한 번에 승인될 것이라고 예상은 안했는데 역시나 반려를 받았다. 파일에 앱 이름이 한글이 아닌 영어로 표기된게 문제였다. 또한 포그라운드로 복귀시 BGM이 재생되지 않는 오류를 지적해주셨다. 나는 헷갈리는 부분을 채널톡 문의를 통해 빠르게 고치고 다시 검토를 요청해 다음 날 출시를 승인받았다.
출시하기 버튼을 누르고 곧바로 토스에 들어가 확인해보았다. 처음 앱스토어에 내가 만든 앱이 등록되었을 때 정말 신기했는데 이번엔 토스에 출시되었다. 한달 간 고생했던 순간들이 떠오르며 뿌듯하다. 앞으로 열심히 업데이트를 해야겠다.
마치 내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는 개발자가 24시간 상주하고 있는 기분이다. 사람과 대화하듯 물어보면서, 이런식으로 설명해도 이해하려나? 싶은 대부분을 찰떡같이 알아들었다. 또한 몇 개월 전에 비하면 코드 오류가 현저히 적어졌다. 에러가 나도 금방 고쳤다. 품질 향상이 체감됐다.
하지만 핵심은, 결국 AI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커서의 토큰을 모두 소진하니 내가 수정할 수 있는건 간단한 프론트엔드 정도였다. 거침없이 뚝딱뚝딱 만들다가 순간 무능력해진 느낌이 들었다. 결국 프롬프트 요청 하나 하나 모두 비용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또한 프로젝트가 장기화 될수록 소모되는 토큰과 히스토리가 늘어난다. 즉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배웠다. 프로젝트가 복잡해지니까 인과관계에 따른 수정사항도 많아진다. 프롬프트 사용 빈도 또한 계속 늘어났다.
요즘 말하는 AI 활용능력이란, 단순히 AI로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적은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이 정석적인 게임 개발은 아닐 것이다. 여전히 백엔드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게임 에셋도 어설프다. 그러나 이 모든것을 혼자 해냈다. 그리고 매우 적은 금액이지만 수익화 구조를 만들었다. 나는 이것만으로도 AI 툴 결제 비용 20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물론 앞으로는 더 적은 비용으로 큰 수익을 만들어야겠지만 말이다.
AI는 지금도 여전히 너무 많은걸 바꿔놓는다. 내 열정이 그것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어서, 오히려 더 타오를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
(제작된 게임 ‘[카드라이크]’는 해당 링크와 QR코드를 통해 플레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