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와 의뢰인이 함께 웃을 수 있기를 바라며

로펌을 떠나 개업을 택한 청년 변호사의 ‘윈윈’ 실험

by 김시은



개업을 결심한 계기


로펌에서의 어쏘 변호사(소속 변호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개업을 결정하였습니다. 주로 사회초년생 의뢰인 분들의 임대차, 전세사기 사건을 수행하면서 ‘의뢰인과 변호사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매 사건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기가 어려웠던 환경에서 벗어나, 직접 상담부터 사건 수행까지 전 과정을 컨트롤하며 진정으로 '제 사건'을 수행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KakaoTalk_20250924_154237211.jpg 따뜻한 배웅 속에 정든 로펌을 떠나던 날


항상 바빠보이는 변호사들


‘변호사’에 대해 일반인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 중 하나는, 매일 야근에 시달리며 업무 과중에 쌓여 있는 모습일 것입니다. 로펌에서 업무 과중의 원인은 간단합니다. 변호사 한 명이 담당하는 사건의 절대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소속 변호사들은 대부분 자신이 사건 수를 컨트롤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대표 내지 파트너 변호사로부터 배당받은 사건을 알아서 빠르게 쳐내야 합니다. 당연하게도, 업무가 과중되면 한 사건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의 절대량이 줄어듭니다.


담당 사건 수가 적을 때는 관련 판례를 더 찾아보고, 증거들을 시간 들여 검토하면서 우리 의뢰인에게 유리한 내용을 조금이라도 더 찾아내는 데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상대방 서면에 허점은 없는지, 상대방이 제출한 증거를 역으로 이용할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며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절대적인 시간적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일에 대한 회의감이 쌓여갔습니다. 지속 가능하도록 변호사 생활을 하려면 실제 할 수 있는 것의 80% 정도만 해야 한다는 조언도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100%를 다 해야만 한다는 고집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남의 일이라 여기지 않는 변호사

정장 입고 지하철역에서 찍은 사진.jpg 수습 변호사 시절의 어느 퇴근길

사무실에 오는 의뢰인 대부분이 사회초년생이라는 점에서, 매 사건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욱 컸습니다. 의뢰인 대부분은 전세대출을 받아 원룸에 전세로 들어갔다가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한 분들이었습니다. 수습변호사 때 자취방을 구하던 중, 얼마나 전세 시장에 비정상적이고 위험한 매물이 많은지를 직접 보았던지라 의뢰인들의 상황이 온전히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전세사기를 당할 뻔한 친구의 임대차 계약을 황급히 막았던 기억도 떠오르곤 했습니다.


변호사를 찾아올 만큼 큰 문제가 터진 후에, 의뢰인 분들이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능할 때까지는 적어도 몇 개월, 길면 몇 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의뢰인 분들과 오랜 기간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절박한 사정들을 저절로 듣게 됩니다. 저를 믿고 사건을 맡겨주신 분들을 위해, 매 사건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불안하고 초조한 시간을 버틸 수 있도록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변호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뢰인 분들이 ‘변호사님과 상담 후에 안심이 되고,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고 하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한 분 한 분께 정성과 진심을 다해 상담해드리고 사건 진행 과정에서 꾸준히 소통해 나가고자 합니다.


모든 사건에 100%를 다해야 한다는 고집 끝에, '법률사무소 온명'을 설립하였습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고집이야말로 의뢰인과 제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