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을 떠나 개업을 택한 청년 변호사의 ‘윈윈’ 실험
로펌에서의 어쏘 변호사(소속 변호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개업을 결정하였습니다. 주로 사회초년생 의뢰인 분들의 임대차, 전세사기 사건을 수행하면서 ‘의뢰인과 변호사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매 사건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기가 어려웠던 환경에서 벗어나, 직접 상담부터 사건 수행까지 전 과정을 컨트롤하며 진정으로 '제 사건'을 수행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변호사’에 대해 일반인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 중 하나는, 매일 야근에 시달리며 업무 과중에 쌓여 있는 모습일 것입니다. 로펌에서 업무 과중의 원인은 간단합니다. 변호사 한 명이 담당하는 사건의 절대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소속 변호사들은 대부분 자신이 사건 수를 컨트롤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대표 내지 파트너 변호사로부터 배당받은 사건을 알아서 빠르게 쳐내야 합니다. 당연하게도, 업무가 과중되면 한 사건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의 절대량이 줄어듭니다.
담당 사건 수가 적을 때는 관련 판례를 더 찾아보고, 증거들을 시간 들여 검토하면서 우리 의뢰인에게 유리한 내용을 조금이라도 더 찾아내는 데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상대방 서면에 허점은 없는지, 상대방이 제출한 증거를 역으로 이용할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며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절대적인 시간적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하면서, 스스로 일에 대한 회의감이 쌓여갔습니다. 지속 가능하도록 변호사 생활을 하려면 실제 할 수 있는 것의 80% 정도만 해야 한다는 조언도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100%를 다 해야만 한다는 고집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사무실에 오는 의뢰인 대부분이 사회초년생이라는 점에서, 매 사건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욱 컸습니다. 의뢰인 대부분은 전세대출을 받아 원룸에 전세로 들어갔다가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한 분들이었습니다. 수습변호사 때 자취방을 구하던 중, 얼마나 전세 시장에 비정상적이고 위험한 매물이 많은지를 직접 보았던지라 의뢰인들의 상황이 온전히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전세사기를 당할 뻔한 친구의 임대차 계약을 황급히 막았던 기억도 떠오르곤 했습니다.
변호사를 찾아올 만큼 큰 문제가 터진 후에, 의뢰인 분들이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능할 때까지는 적어도 몇 개월, 길면 몇 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의뢰인 분들과 오랜 기간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절박한 사정들을 저절로 듣게 됩니다. 저를 믿고 사건을 맡겨주신 분들을 위해, 매 사건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변호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뢰인 분들이 ‘변호사님과 상담 후에 안심이 되고,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고 하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한 분 한 분께 정성과 진심을 다해 상담해드리고 사건 진행 과정에서 꾸준히 소통해 나가고자 합니다.
모든 사건에 100%를 다해야 한다는 고집 끝에, '법률사무소 온명'을 설립하였습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고집이야말로 의뢰인과 제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