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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용진 Sep 02. 2024

우리는 모른다는 것을 알았다

제품 발견을 통해 빠르게 근거를 확보하는 것의 중요성

https://maily.so/7ish/posts/2cfe5d58


김수상 시인은 영남일보에 ‘모른다는 것을 아는 사람’ 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을 남겼다.

아고라의 철학자들이 소크라테스에게 진리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나는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철학자들이 비웃자 소크라테스는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지만, 너희들은 너희가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자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고전적 통찰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지식의 한계를 깨닫고, 오히려 모른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히 무지를 인정하는 것을 넘어, 그 무지를 바탕으로 더 깊이 배우고 질문하며 진리를 탐구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제품 개발에서의 '미지의 영역'과 발견의 중요성

제품을 만드는 과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제품 개발에서 ‘미지의 영역(unknown)’은 단순히 알지 못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우리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불확실성,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용자 니즈, 예상치 못한 도전 등 다양한 미지의 요소와 마주한다. 따라서 이러한 미지의 영역에 대비하고, 이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을 모르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구현된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실패합니다. 이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를 받아들이기 되면 우리는 더 나은 질문을 하고, 배우며, 쓸모없는 아이디어 대신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제품 발견(Product discovery)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잘못된 판단으로부터 우리는 무언가를 배울 수 있습니다. 이는 예측할 수 없는 가치 창출의 기회를 발견하게 하고, 궁극적으로 상상하기 힘든 것을 창조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미지의 영역(unknown)으로 기꺼이 발을 내딛어야 합니다.
- 데이비드 페레이라(David Pereira), Untrapping Product Teams


영화 머니볼의 장면: 빌리 단장 vs. 자신의 경험과 감에 의존하는 기존 스카우터 직원



제품 발견의 개념과 실천

제품 발견(Product discovery) 개념은 마티 케이건(Marty Cagan), 테레사 토레스(Teresa Torres), 제이크 냅(Jake Knapp) 등을 통해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체계화 되었습니다. 마티 케이건은 인스파이어드(“Inspired”)에서 제품 관리와 관련된 중요 개념으로 제품 발견(Product discovery)을 주요 개념으로 다루며, 이를 통해 제품 관리와 관련된 중요한 원칙들을 제시한다. 제이크 냅은 구글 벤처스에서 스프린트(sprint) 방법론을 개발하며 빠르게 제품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프로세스를 소개했다. 특히 테레사 토레스는 “Continuous Discovery Habits”라는 책에서 지속적인 제품 발견 프로세스의 중요성과 방법론을 자세히 설명하며 이 개념을 확립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테레사 토레스(Teresa Torres)는 미지의 영역에 직면했을 때, 이를 인식하고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녀는 제품 발견(Product Discovery)을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식별하고, 이를 비즈니스 목표와 일치시키는 과정으로 정의했다. 이 과정은 제품 팀이 고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가설을 검증하며, 솔루션을 프로토타이핑하여 테스트하는 반복적인 사이클을 포함한다. 


테레사 토레스는 효과적인 제품 발견이 잘못된 제품을 만드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초기부터 고객을 제품 발견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켜야 하며, 지속적인 학습을 통해얻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수정하고,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수년 동안, 전통적인 디스커버리(발견) 과정은 제품 팀에 의해 수행되지 않았습니다. 소프트웨어 초기 시절에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연간 예산 책정 회의에서 무엇을 개발할지 결정했습니다. 디스커버리 과정은 일 년에 한 번 일어나는 과정이었으며, 프로젝트는 특정 엔지니어링 팀에 할당되었습니다. 프로젝트 매니저는 작업, 예산, 일정 등을 관리했습니다. 때때로 프로덕트 매니저가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제품 요구사항으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방식에는 여전히 (그리고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존재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예측할 수 없는 작업이었습니다. 프로젝트는 종종 늦게 배포되었고, 예산을 초과했습니다. 비즈니스 니즈가 종종 고객의 니즈 보다 우선시 되었습니다. 팀들은 제품이 출시된 후에야 고객들이 자신들이 만든 것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많은 낭비를 초래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는 여전히 많은 팀들이 이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Marty Cagan은 이러한 팀들을 ‘딜리버리 팀(delivery teams)’이라고 부릅니다.
- 테레사 토레스(Teresa Torres), Continuous Discovery Habits



영화 빅쇼트의 플로리다 주택시장 조사 과정

2015년에 개봉한 빅쇼트(The Big Short)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배경으로, 주인공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붕괴를 예측하고, 이를 통해 거대한 수익을 얻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 빅쇼트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오르는 인물은  대형 투자은행에서 제공하는 모기지 채권(MBS)을 분석하고, 이 채권들이 곧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 금융 전문가들이 무시한 신용 부도 스와프(CDS)라는 새로운 금융 상품에 투자하기로 결정한 마이클 버리(크리스천 베일)이지만, 프로덕트 매니저 관점에서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마크 바움(스티브 카렐)과 그의 팀이 직접 플로리다의 주택 시장을 조사하는 과정이다. 


그들은 현장에서 수많은 빈집과 파산한 주택 소유자들을 목격하며, 금융 시스템의 심각한 결함을 직접 확인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기존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정보와 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사망자, 애완견, 스트립퍼 대상으로 묻지마 대출이 진행되는 현실), 이는 우리가 제품 개발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기회를 탐구하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이렇게 시장의 상황을 빠르게 직접 눈으로 확인하여 근거(evidence)를 확보한 마크 바움 팀은 자신들의 가설에 대한 확신(confidence)의 수준을 높이고, 대량의 CDS를 매수한다. 그리고 그 결과 마크 바움 팀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이슈가 발생하면서 큰 돈을 벌게 된다. 

영화 빅쇼트의 마크 바움



빠르게 고객 니즈를 파악하여 근거(Evidence)를 모아라

제품 개발은 크게 발견(product discovery)와 배포(delievery)로 구분된다. 다시 설명하면 제품팀이 잘 모르는 영역을 알아가는 과정과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 엔지니어링을 통해 제품에 가치를 증분하는 작업 과정으로 구성된다.


많은 팀들이 경우 제품 발견(product discovery)을 생략하고 바로 기능을 개발하는 단계로 건너 뛰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제품을 만들면 3-4명의 제품팀 멤버(PM, 엔지니어, 디자이너)가 최소 2-3주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그렇게 배포된 기능은 대부분 성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후속 개선 작업을 진행한다. 문제는 이 개선 작업이 프로젝트 시작부터 애초에 근거(evidence)가 빈약한 상태였기 때문에 계속해서 잘못된 최적화를 시도하게 된다. 그러면 이렇게 추가로 1-2주 더 시간이 지나간다. 여기서 제품 발견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조직이 좋아하는 단어 '리소스' 기준으로 계산하면 멤버 1명당 연봉이 7천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최소 3명 기준으로 20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이다. 단순한 인건비 손해 외 팀 전체적으로 단순히 기능 구현에 집중했기 때문에 팀이 모르고 있는 영역(unknown)에 대해 팀의 학습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제품 개발 비용 계산...


어떻게 하면 빠르게 모르는 것(unknown)을 파악할 수 있을까? 내가 자주 활용했던 방법은 바로 제품을 만들지 않고, 상품 소개서를 기반으로 바로 고객 및 시장의 이해관계자를 만나는 것이다


과거 카카오스타일에서 포스티(Posty)라는 신규 사업을 담당할 때 상품 소개서를 빠르게 제작하여 브랜드 패션 기업을 컨택했다. 아직 제품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포스티가 풀려고 했던 문제점과 비전을 중심으로 상품 소개서를 제작했다. 상품 소개서가 구체적이지 않았지만, 당시 팀이 브랜드 패션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빠르게 시장의 이해관계자를 만나서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바로 컨택을 진행했다.


당시에 우리 팀은 브랜드 패션에 있어 핵심 이해관계자가 벤더사(온라인 판매 대행사)일 것이라고 가정했다. 주요 브랜드 패션 커머스 플랫폼에서 상세 페이지 정보를 확인하면 주요 연락처에 스탁컴퍼니, 웹뜰과 같은 벤더사 정보가 있어서, 브랜드 패션에 있어 벤더사를 공략하면 패션 브랜드 입점 세일즈가 효율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 번의 미팅을 진행하니 우리의 가정이 틀렸다는 것을 파악했다. 다른 온라인 비즈니스(예: 광고)의 대행사와 달리 패션 커머스 시장에서 벤더가 가진 권한이 크지는 않았다. 커머스 플랫폼 입점은 벤더가 단독으로 진행할 수 없고, 패션 브랜드사의 승인을 받아야 진행이 가능했다. 주요 벤더사를 통해 우리 플랫폼 영업이 빠르게 확장하길 바랐던 바람은 그저 행복한 상상일 뿐이었다. 또 한편으로는 잘못된 가정으로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면 1개의 벤더사가 여러 브랜드를 대행하여 관리하는 영역에 대해서 잘못된 엔지니어링 요구사항을 정의할 수도 있었다. 다행히 빠른 검증을 통해 잘못된 문제 정의를 하지 않게 되어서 마음의 안심을 얻기도 했다.


상품 소개서를 통해 계속 브랜드사 미팅을 진행하면서 피드백 기반으로 계속 상품 소개서의 콘텐츠를 업데이트하였고, 또한 제품 개발 관련해서 여러 근거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팀이 이 과정을 통해 얻게 된 인사이트는 아래와 같다.


1. 패션브랜드 기업 내부의 중요한 조직간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오프라인 채널과 온라인 채널을 관리하는 조직이 분리되어 있으며, 주요 재고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우선순위 높게 유통이 된다. 만일 온라인 판매 가격이 오프라인 판매가 보다 낮은 경우 두 조직간의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우회적으로 네이버 지식쇼핑에 가격이 노출되지 않는 온라인 판매 방식을 활용하거나 기업 내부적으로 합의를 통해 기획전이란 형태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조직간의 긴장감이 존재한다. 이밖에 오프라인 조직은 신상을 판매하고, 온라인 조직은 이월상품 중심으로 판촉 활동을 진행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따라서 패션 브랜드 온라인 MD 담당자가 오프라인 조직로부터 챌린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상품 노출/유통 구조가 필요했다.


2. 온라인 채널을 관리하는 MD 인력 대비 관리하는 플랫폼이 많다.

기본적으로 패션브랜드는 전통적인 리테일 비즈니스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이커머스 조직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적은 수의 MD 멤버가 여러 온라인 채널(예: 하프클럽, 패션플러스 등)을 관리해야 한다. 여러 온라인 채널에 상품 정보(상품명, 옵션, 가격정보 등)와 주문 정보를 동시에 관리해야한다. 이를 위해서 브랜드 패션 MD는 셀링툴(예: EC모니터, 사방넷, 플레이오토, 샵링커)이란 솔루션을 통해 단일한 인터페이스로 온라인 채널의 상품, 주문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사실 우리팀은 셀링툴이란 존재도 모르고 있던 상황이어서 빠르게 관련해서 상품정보 연동하는 API를 개발하고, 셀링툴 업체와 빠르게 계약을 맺어서 연동 개발을 진행했다. 외부 업체와 빠르게 계약하고 연동하는 과정은 사실 쉽지 않은데, 작업 중간에 다행히 상품 정보를 관리하는 유관부서가 지원을 해주어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bottleneck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후 셀링툴 업체 연동 개발은 포스티 뿐만 아니라 지그재그의 브랜드 사업 확장에도 활용될 수 있었다.

https://www.perplexity.ai/search/ecmoniteo-sabangnes-peulreioto-7GeJCx5aSbijjGbxZbYoQQ


3. 가격 할인 제약으로 인해 별도 장치가 필요하다.

패션 브랜드는 주로 기획전을 여러 플랫폼을 구분해서 일정을 나눠서 진행을 한다. 보통 패션브랜드 MD는 셀링툴을 통해 여러 온라인 채널의 가격을 관리하기 때문에 기획전 또는 어떤 형태의 할인에 대해서 특정 채널의 판매가격을 낮추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또한 브랜딩 또는 오프라인 매장과 가격 일관성 관점에서 판매가를 건드리기 보다는 별도 상품 쿠폰 형태의 할인을 선호한다. 결국 플랫폼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수요를 만들기 위해서 가격을 낮추는 기재가 필요한데 이러한 요소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형태는 쿠폰 플레이를 생각할 수 있고, 이밖에 컨셉 관점에서 접근하면 공동 구매와 같은 장치를 통하여 우리 플랫폼 만의 가격 체계를 설계할 수도 있다


4. 브랜딩에 대한 안심이 중요하다 

이 일을 하면서 "매출이 인격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여전히 패션 브랜드사 담당자가 우려하는 것은 브랜딩이었다. 대부분 담당자 분들은 "입점한 브랜드가 어떻게 되나요?"라고 항상 질문을 하신다. 새로운 플랫폼이기 때문에 Selection이 어떤 전시 구조로 보여지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이 점을 잘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했다. 기본적으로 우리팀은 기술 기반으로 패션 시장의 문제점을 혁신하는 장점이었다. 관련해서 유저 데이터 기반으로 개인화된 상품 추천 방식으로 이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키려 했다. 결국 초기 프로덕트에서 브랜딩과 관련해서 높은 퀄리티의 크리에이티브를 제공하는 쇼케이스 CMS 같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이 점은 숙제로 가져갔었고, 항상 신중하게 커뮤니케이션하려고 모두가 노력했다.


브랜드 패션에 대해서 낮았던 팀의 이해도는 빠르게 상품 소개서 기반으로 사업의 가치제안을 검증하면서 점점 개선이 되었고, 이러한 요구사항은 제품 개발에도 반영되었다. 당시 포스티팀은 풀타임 5명(PM, 디자이너, 사업개발, MD), 파트타임 1명(CTO)의 소규모 조직이었고 이렇게 2개월을 준비하여 포스티 서비스를 출시했다. 출시 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커머스 프로덕트를 2개월만에 출시하고, 이후 빠르게 월 거래액 10억원 대에 진입한 점은 팀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한다.

첫번째 버전의 포스티는 도전적인 UX로 시도를 했었다. 이후 몇번의 피벗을 거쳐 무료 쇼핑 분야 순위 2위에 오르기도 했다.마지막은 포스티 사례를 공유했던 사내 강의 포스터 이미지



알지 못하는 것을 인정하는 지혜

영화 빅 쇼트에서 마크 트웨인의 문장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하게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이 말은 우리가 직면한 불확실성과 위험을 통찰력 있게 요약한 표현이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을 조금 다르게 해석하고 싶다. 우리는 종종 근거(Evidence)가 없는 의견을 확신에 차서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뭔가를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잘못된 근거와 정보를 기반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착각은 열심히 일해도 성과(outcome)가 나타나지 않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결국, “내가 다 안다”는 착각은 우리가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을 낳는다.


이런 상황은 제품 개발이나 비즈니스 전략에서도 자주 일어난다.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들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편향되거나 불완전할 수 있다. 또는 데이터도 없이 개인의 의견(opinion)과 오피니언 배틀로 주장을 관철시킨다. 그 결과,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며 자원을 낭비하고 시장에서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는 무능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발전을 위한 첫걸음이다. 제품 개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모르는 것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학습해야 한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제품 발견(Product discovery)이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에서 벗어나, 진정한 학습과 발견의 과정을 통해 아웃풋이 아닌 성과(outcome)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우리는 비로소 고객 가치를 위한 유의미한 일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 빅쇼트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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