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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씨 Aug 17. 2019

쿠팡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쿠팡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너무나 궁금하다

  최근 가장 핫한 스타트업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쿠팡일 것이다. 한국 스타트업 사상 최고액인 2조원 이상을 추가 투자받았는데, 지금까지 투자 받은 금액만 3조원이 훨씬 넘는다. 정말 어마어마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작년 (2018년) 쿠팡은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보았다. 그리고 이번 년도에도 분명 큰 적자를 볼 것이다. 과연 쿠팡이 이 험난한 이커머스 정글에서 살아남아 승자가 될 수 있을까?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살펴보자.


긍정적인 면

  수 많은 기사에서 언급하듯이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이게 자연스러운 것인지, 이커머스 기업들의 혈투로 마케팅 비용을 미친듯이 태워서 시장 파이를 정상보다 빠르게 키우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시장이 급격히 성장한다는 것은 좋은 의미이고, 특히 한국은 GDP나 인구 규모 대비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굉장히 큰 편이다. 이 시장을 먹는다면 매우 큰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투자자들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쿠팡의 거래액은 이미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베이코리아 (G마켓, 옥션) 의 거래액에는 아직 못미치지만, 그래도 급격히 거래액이 증가하고 있고, 일정 규모 이상 거래액을 달성하면 BEP 를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쿠팡과 투자자들은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큰 비용 손해가 나는 부분이 물류센터 내재화 및 로켓배송과 같은 부분인데, 거래액 규모가 일정 규모 이상 넘어선다면 BEP가 맞춰지는 순간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가지 쿠팡의 강점은 기술을 통한 물류 내재화다. 쿠팡은 투자를 비교적 많이 받은 덕에 뛰어난 개발자들을 많이 채용할 수 있었다. 인터넷 업계에서 연봉이 높은 편인 네이버나 카카오, 삼성전자나 SKT 등을 넘어서는 연봉을 제시하며 공격적으로 개발자들을 채용하곤 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엄청난 규모의 SKU를 관리하고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실제로 사업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이런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일반인이 택배 배송을 하는 쿠팡 플렉스와 같은 시스템은, 쿠팡의 강점을 잘 보여준다. 그냥 밖에서 보기엔 간단해 보일 수 있지만, 이것을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하우와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최근 쿠팡의 재고가 0이 되는 장애가 난 걸 보고 개발자들 수준을 무시하기도 하는데, 이런 장애는 큰 규모 회사에서는 으레 일어나는 편이다. redis 로 재고 DB를 만든 후 대량 mock 데이터를 넣어서 테스트했다면 에러를 미리 찾아낼 수 있었겠지만, 개발자들은 바빠서 이런 테스트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런 장애는 큰 규모 회사가 아니라면 잘 일어나지 않기도 하고, 아무튼 이런 것을 통해서 배우고 메뉴얼이 좀 더 체계화 되면 되는 것이지 쿠팡이 개발자들 수준이 떨어져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쿠팡의 미래가 가장 밝게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손정의 회장이 뒤에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번 라운드 투자로 비전펀드가 1대 주주가 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미 비전펀드 2호가 1호보다 더 큰 규모로 만들어지고 있는 중인데 쿠팡이 정말 헛짓거리를 하지 않는 이상 손정의 회장은 비전펀드를 통해 한번 더 큰 금액의 현금을 꽂아 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부정적인 면

  쿠팡의 롤모델은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아마존이다. 그리고 아마존도 창업 후 8년 이상 적자를 보았다고 말하면서 항상 어마어마한 손실액을 계획된 적자라고 말하고 있는데, 아마존은 쿠팡과 몇가지 차이점이 있다.


  일단 아마존은 거대한 규모의 북미시장을 대상으로 시작했고, 중국은 실패했지만, 유럽과 일본도 거의 먹어치웠다. 쿠팡의 경우 인구/GDP 대비 이커머스 시장이 크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시장규모가 북미와는 비교도 안되는 한국만이 대상이고, 그 좁은 시장마저도 박터지는 경쟁 (위메프, 티몬, 신세계, 롯데, 11번가, 이베이) 을 하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이베이와 혈전을 치루긴 했지만, 끝내 이베이를 이겼고, 예전에는 월마트는 온라인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아서 경쟁이 이렇게 심하진 않았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듯이 쿠팡의 손실액은 너무 크다. 만일 이번에 비전펀드에서 투자하지 않았다면 쿠팡은 위험한 상황이 될 뻔 했다. 작년에 물류센터 담보로 대출도 받고 보유 현금도 거의 바닥나기 직전이었다. 어떻게 보면 자산 유동화 전략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분명 시장에서는 좋지 않은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아마존이 오랫동안 적자였다지만, 매출 규모 대비 영업적자가 쿠팡만큼 심하진 않았다. 만일에 쿠팡이 한국 시장을 독식하더라도 커머스 특성상 큰 이익을 내기는 힘들텐데, 이미 3조원 가까이 불어나버린 적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리고 또 다른 커머스 경쟁자인 네이버, 카카오와 잘 공존할 수 있을까? 아니면 다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까? 


  아마존의 경우 규모의 경제도 이뤘고, AWS 라는 무기가 있다. AWS 자체는 아마존의 블랙 프라이데이 같은 peak traffic에 대응하기 위해서 필요한 양보다 많이 증설한 서버를 잘 활용해보자는 생각에서 나온 것인데, AWS가 아마존의 영업이익을 책임지는 효자상품이 되어, 이제 아마존이 맘 편히 현금을 뿌려댈 수 있는 무기가 되었다. 쿠팡의 개발진이 훌륭하다고는 하지만, AWS 같은 것을 만들긴 힘들 것이다. 쿠팡은 이미 AWS를 사용해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추가로 돈이 벌릴만한 기술적인 프로덕트라던가 괜찮은 서비스를 낼 수 있을 만한 능력이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쿠팡의 마지막 투자 라운드 때 벨류에이션이 10조원 정도인데, 이는 카카오와 비슷한 금액이다. 이건 버블이 좀 껴 있다고 보여진다. 내일 당장 쿠팡이 없어진다고 해도 (동의 하지 않는 사람이 있겠지만) 사람들이 그리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대체할 수 있는 커머스 업체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오가 없어진다고 하면, 한국 내에서는 엄청난 혼란이 올 것이다. 카카오톡은 이미 엄청난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서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쿠팡의 경우 대체할 서비스들이 아주 넘치고 넘친다.


그렇다면...

  쿠팡의 강점으로 로켓배송을 드는 경우도 있는데, 물론 경쟁력 있는 서비스이긴 하지만 영업이익을 갉아먹는 주범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진짜 쿠팡의 강점은 무엇일까? 훌륭한 개발자 풀과 실행력일까? Lean 하게 움직이는 실행력 하나는 끝내준다고 생각하는데, 이것만으로 과연 한국 시장을 먹을 수 있는 강점이 될 수 있을까? 쿠팡이 정말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서 BEP 를 맞출 때 까지 계속 투자를 받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게 과연 가능할지 정말 궁금하다.


  쿠팡의 미래가 어찌 될지는 정말 모르겠지만, 쿠팡이 뿌려대는 돈으로 인해 고용/내수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참 바람직한 회사라고 보여진다. 모쪼록 이런 회사들이 많아져서 경쟁을 많이 할수록 사회 전체적으로는 이점이 더 많기 때문에,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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