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부꿈 Aug 05. 2023

8개월 모유수유 후기

아이와 나, 둘만의 시간

우리 아기는 곧 8개월에 들어선다. 6개월 간 모유수유를 하였고 만 6개월부터는 이유식을 같이 병행하고 있다. 모유수유를 이렇게 오래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초반에는 고비도 있었으나 3개월 이후부터는 모유수유가 편리해서 계속하게 되었다. 8개월 간의 모유수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모유수유를 하게 된 이유는 딱히 없다. 아기가 태어나서 울다가 내 가슴에 안기자 입을 쩝쩝거리며 울음을 그치는 모습을 보았을 때 모유수유를 하고 싶어졌다. 딱히 못할 이유도 없었고 아이에게 초유가 좋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였다. 그러나 모유수유에 대해 잘 몰랐던 부분이 있었다. 우선 아기를 낳는다고 해서 바로 모유가 생성되는 것도 아니고(사람마다 시간차이가 있다.), 초반에 생성되는 모유의 양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낳기만 하면 바로 줄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처음에는 많이 당황하기도 하고 걱정도 했었다. 그래서 아기를 낳고 벼락치기하듯 입원실에 누워 모유수유에 대한 책들과 영상들을 급히 찾아보았다. 결과적으로는 아기가 배고파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모유수유를 하고, 분유보충을 적절히 병행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완모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당시 마음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그냥 시간의 흐름에 맡기며 편하게 모유수유와 보충수유를 할 걸 그랬다.  


완모를 하게 되면 편리한 것도 많다. 젖병, 분유, 분유물 등을 챙기지 않아도 되고 단계별로 새로운 제품을 구입할 필요도 없다. 아이에게 잘 맞을지 걱정하며 아이에게 맞는 분유, 젖병 등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 양을 얼마나 주어야 할지, 영양분은 어떤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한국에서는 바깥에서 수유하기가 힘든 것 같다. 제대로 된 수유실이 많아지거나 모유수유에 좀 관대한 시각을 가지면 좋겠다.)


사실 그런 이유들보다 개인적으로 모유수유를 계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유수유를 할 때 아기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기 때문이다. 신생아 때는 오물오물 열심히 먹는 모습이 귀여웠고 먹다가 지쳐 조는 모습도 사랑스러웠다. 지금은 아기도 여유가 생겨서 더 이상 먹다 지치지 않고, 오히려 먹다가 눈이 마주치면 씩 웃는다.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나도 같이 웃어버리면 또 웃는 나를 보고 웃으며 먹는다. 그렇게 수유시간은 아무도 모르는 둘만의 소중한 시간이 된다. 그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 너무 귀해서 모유수유를 계속하게 된다.


아기가 이유식을 잘 먹어주어서 요즘은 하루에 모유수유를 3-4번 정도 한다. 이제는 점점 그 횟수도 줄어갈 것이다. 아기가 유아식을 하고, 우유를 먹을 수 있게 될 때까지 모유수유를 할 생각이다. 자연스럽게 중단될 때까지 최대한 모유수유를 하고 싶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빠와 놀다가도 나에게 폴짝폴짝 기어 오는 모습(아마도 배고파서...), 장난치듯 웃으며 가슴에 고개를 파묻는 모습들이 많이 그리워질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금쪽이는 누구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