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재석 Jan 18. 2017

한국 기업이 왕홍 마케팅을 말아먹는 이유

2017년 왕홍 마케팅 총정리

원아시아 추정남 기자가 쓴 글을 브런치에도 소개합니다. 


중국에 마케팅을 하는 기업이 가장 묻고 싶은 말일 것이다.

“도대체 왕홍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하나요?”

되묻고 싶다.

“왕홍이 뭔지는 알고 있나요?”


왕홍 마케팅을 하는 국내 기업 중 상당수가 범하는 오류는 왕홍에 대한 개념자체가 정립돼있지 않은점이다.

그래서 어떤 왕홍을 써야하는지 모르고 어떤 왕홍이 유리한지 모르기 때문에 어떤 플랫폼이 내 제품을 소개하는데 유리한지 모른다.


어떤 플랫폼인지 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컨텐츠의 형식도 마구잡이다.


순서는 이렇다. 우선 왕홍선택이 잘못됐고, 플랫폼 선택이 잘못됐고, 컨텐츠 형식이 잘못됐다. 이런 마당에 내가 원하는 타깃에게 상품 정보를 보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당신이 잘못 알고 있는 왕홍의 개념

‘역사’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우선 왕홍의 역사부터 되짚어보자.


왕홍이라는 사람들과 1인매체라고 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나눠져 있지는 않았다.


2005년즈음이라고 해두자. 이때는 블로거들이 본업을 하고 남은 여가시간에 글을 썻다. 주로 게시판이나 각종 커뮤니티에다가 말이다. 글을 쓰는 블로거니 역시 핵심은 ‘글빨!’이다.


그러나 글이아닌 사진들이 글에 점점 붙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사진이 없으면 사실을 알 수 없다”라고 생각했고 많은 사람들이 글에 사진을 붙여 퍼블리싱했다.


이때 왕홍이라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주로 흰피부에 브이라인 얼굴을 한 미인들이 많았다. 외모가 무기였기 때문에 사진 보정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게 문제가 되기도 했다. 아무튼 이때부터 왕홍 비즈니스는 시작됐다.


이때에도 여전히 글빨로 팬을 모으는 블로거들은 지속됐다.


그러다 2011~2013년 웨이보와 웨이신이 등장하면서 중국 인터넷과 모바일 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먼저 치고 들어간것은 웨이보였다. ‘쭈오에번’같은 사람들은 독특한 시각으로 단숨에 팬을 800만명이나 확보했다. 이후 왕페이 같은 유명 연예인이 웨이보페이지를 만들면서 웨이보는 급속하게 성장했다. 당시 한국 연예인들도 중국 홍보를 위해 웨이보페이지를 많이 운영했다.


이후 웨이신이 등장했고 웨이신의 등장은 진정한 1인미디어가 시작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줬다. 웨이신에 내 계정을 만들어 놓고 지속적으로 글을 올리면 내 글을 봐주는 독자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CCTV에서 나온 뤄전위같은 사람이 만든 <<논리사유>>라는 계정은 웨이신 최대 열독수는 10만을 단숨에 넘었다.


웨이신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도 웨이보를 만들고 웨이보에서 주로 활동하는 사람도 웨이신을 만들면서 팬이 상호 이동됐고 두 플랫폼은 상호 발전할 수 있게됐다.


2014년즈음에는 중국에 4G가 보급되면서 팬을 모으기가 한층 쉬워졌다. 기술도 발달해 웨이신과 웨이보에 글과 사진을 올리는 것 외에도 텐센트나 요우쿠투또우같은 동영상 사이트에 동영상도 올리고, 또우위나 잉커, 메이파이같은 생방송 사이트도 등장했다. 이때부터 왕홍들은 급속히 성장했고 상업화 모델도 늘어났다.


2015년에는 글을 쓰는 1인매체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전통매체나 포털, 플랫폼이 안간힘을 썼다. 이들의 ‘글빨’이 트래픽을 모아주기 때문에 너도나도 이들에게 자기 플랫폼 계정을 열어줬고 기본급을 보장하는 플랫폼도 생겨나게됐다.


이들의 글을 모아놓은 ‘진르토우티아오’같은 모바일 매체는 현재 사용자수가 위챗 사용자수와 맞먹는다.


1인매체의 파워가 전통매체를 확연히 능가했다.


2016년에는 왕홍경제의 폭발기라고 보면된다. 앞서 말한 1인매체와 생방송 왕홍들이 뒤섞여 상업화하면서 ‘왕홍경제’라는 용어까지 생겨났으니 말이다.


이즈음부터는 왕홍이라는 단어는 광범위한 범위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지금 왕홍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주로 4종류의 부류다.

1. 이커머스 왕홍(电商网红)

2. 생방송 왕홍(主播网红)

3 KOL(Key opnion Leader)

4 .1인 미디어(自媒体)


이커머스 왕홍

우리는 주로 ‘생방송 왕홍’만을 왕홍을 생각하고 하지만 중국 왕홍들의 주요 수익원은 이커머스를 운영해 나오기 때문에 이커머스 왕홍이 대세가 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관즈쿠(易观智库)의 보고서에 따르면 왕홍의 주요 수익원인 IP/이커머스/게임/광고/라이브 중 이커머스 비중은 50%를 육박한다는 통계가 이런 흐름을 대변해주고 있다.


생방송 왕홍

생방송을 하는 왕홍의 경우 아주 인기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속된 말로 “돈이 안된다” 돈이 안된다는 것은 이들을 상품화하고 있는 엔터사 기준이다.


생방송 플랫폼들이 내는 통계자료에 따르면 1000명의 상위 왕홍 평균 수익은 19만9665위안(약 3400만원)이지만, 상위 5%의 수익이 나머지 92.8%의 수익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생방송 왕홍 중 상당수가 돈을 벌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 여기 광고해봐야 뾰족한 수가 안나온다는 말이다라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생방송을 하면서 상품 판매와 이어질수 있도록 장치를 해놓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고 말할수는 없다. 그리고 상위 5%의 숫자만 해도 어마어마해서 이들을 통해 광고하면 효과가 분명히 있다.


KOL&1인 미디어

KOL은 요즘 아주 핫한 사람들이다. 파워블로거, 1인 미디어, 왕홍을 막론하고 전문성을 갖는 존재들을 KOL이라 부르는데, 일반적으로는 ‘텍스트’가 강점이며, 최근에는 동영상 라이브로도 진출하고 있다. 초기 쭈오에번처럼 독특한 시각으로 사람들을 모으기 때문에 그 시각에 반한 사람들이 팬이 되며 그의 글을 맹목적으로 신뢰한다. 이들은 광고글을 쓸때도 사실에 입각에서 쓴다. 네이티브 광고의 고수들이다.


1인 미디어의 경우 전통 미디어에서 어떤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이들 또한 세분화된 전문분야를 가진 경우가 많고 무작정 찬양일색의 기사는 돈을 아주 많이주더라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2016년에는 이 4가지 부류의 왕홍들이 협업 혹은 따로 많은 비즈니스 모델들을 만들어갔다. 그리고 이 모델을 가지고 생태계가 만들어졌으며 생태계안에 새로운 산업들이 생겨나게 됐다.


왕홍을 통해 광고를 한다면 그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 해야한다.

왕홍이 수익능력이 좋다면 십중팔구는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왕홍 산업고리가 연결된 생태계의 힘이라고 볼수 있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역시 왕홍이지만 왕홍을 키워주는 건 왕홍 엔터테인먼트사이며 돈을 벌게 해주는 곳은 왕홍중계에이전트다. 이들은 주로 sns(웨이신, 웨이보), 전자상거래(타오바오, 쥐메이요핀) 생방송 플랫폼(또우위 잉커 등), 음성응답플랫폼( 펀다, 즈후) 등과 연결해 왕홍 수익을 창출해준다.


왕홍3자서비스회사의 경우는 다양하다. 왕홍훈련을 하는 왕홍학원이 있을수도 있고, 왕홍 패션이나 미용을 책임지는 회사도 있으며, 왕홍 팬들의 데이터관리와 분석을 해주는 회사도 있다. 이런 회사들은 앞으로 더 많이 다양하게 생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왕홍경제는 좋은 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폐해를 잘 알아야 왕홍을 데리고 광고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줄일수 있다.


왕홍경제 문제점은 크게 2가지 정도다.

모든 왕홍이 그런것은 아니지만 역시 가장 큰 문제점은 ‘저속함’이다. 최근에는 광전총국에서 컨텐츠에 대한 통제를 하기 때문에 상당수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일부 미꾸라지 같은 왕홍들이 전체 왕홍의 물을 흐리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것보다 사실 더 큰 문제점은 수치조작이다. 주로 이런 방식의 수치조작이 있어왔다.


왕홍중개회사는 2000만위안을 써서 4000만위안의 가상화폐를 산 뒤 고용된 팬을 통해 4000만위안의 별풍선을 해당왕홍에 제공한다. 보통. 4000만위안을 받으면 플랫폼과 45:55로 나뉘는데 왕왕은 2000만위안이 좀 넘는 돈을 받게 된다. 그러면 돈도 조금 버는데다가 왕성의 인기도 높아지고 거짓 트래픽도 생기게 돼 이것으로 왕홍의 인기도를 올리고 광고를 함에 있어서도 가격을 높일 수 있다. 왕홍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 2015년 9월에는 또우위 방송 중 어떤 왕홍의 동접자수가 13억명이었던 경우도 있었다.


특히 숫자를 중시하는 우리 기업들은 “컨텐츠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봤냐””얼마나 많은 동접자가 있었냐”라는데 가치를 집중한다. 이것도 중요하지만 더 가치있는 숫자를 중시했으면 한다. 예를 들면 공유수라던지 댓글의 내용이라던지 하는 것들 말이다.


이런 왕홍 경제는 이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갈 것인가도 눈여겨 볼만한다.

왕홍경제는 한차례 지나가는 현상으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이미 이들을 통한 경제 생태계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발전해나가면서 왕홍 경제를 지탱해줄것은 아마도 컨텐츠가 될 듯하다.


남의 말이나 다른 사람의 의견을 종합해서 모은 글보다는 자신의 시각을 가지고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왕홍이 지속적인 인기를 끌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성뿐 아니라 공익적인 측면도 요즘은 중요시되고 있다. 왕홍들이 하는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컨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


왕홍경제는 전문화&자본화 될것이다.

왕홍은 왕홍경제의 핵심이지만 자본 투자는 왕홍에게 직접하지 않는다. 생명력이 길지 않고 위험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 엔터회사나 중계회사에 투자가 이뤄지며 이들은 자본의 도움을 받아 왕홍을 전문화하고 브랜드화 하는데 중점을 둘것이다.


왕홍산업과 전통오락산업의 융합되면서 엔터산업과 마케팅 산업이 크게 변화할 것이다.


연예인이 왕홍으로 변하고 왕홍이 연예인이 되면서 이들의 경계가 허물어 지고 있다. 왕홍이 가장 바라는 것은 어떤 브랜드의 전속모델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된 사례도 적지 않다. 연예인들도 왕홍의 기법으로 팬을 모은다. 최고의 가수 왕페이도 요즘은 생방송으로 콘서트를 한다.


뜬금 없는 이야기지만 ‘로봇 왕홍’이야기도 종종 나온다.


글과 사진, 음성, 동영상, 생방송 등 왕홍들이 쓰는 도구들은 기술의 발전과 궤를 같이했다. 최근에는 왕홍들이 VR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많이 포착된다.


일부에서는 기존 왕홍을 모델로 하는 로봇왕홍을 만들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경우 사람왕홍과 로봇왕홍의 대결이 펼쳐질수도 있다.


당부하고픈 말

왕홍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기업이 있다면 이것은 한번 짚어보고 했으면 한다.


이번에 마케팅할 우리회사 제품이 브랜딩을 해야하는 주력모델인지, 이미 인지도가 있는 제품인지, 제품의 판매형태가 무엇인지( 직구인지 중국내 구입인지 면세점전용상품인지), 지속적으로 마케팅해야 하는건지 단기적으로 치고 빠져야 하는제품인지. 모든 상황을 고려해서 그에 알맞은 왕홍과 그 왕홍이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분석하고 컨텐츠의 내용을 정해야 한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