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끝자락에서, 석양은 언제나 느린 숨을 내쉰다.
마치 누군가의 오래된 이야기처럼, 붉고, 따뜻하고, 조금은 슬프다.
하늘은 마지막 힘을 다해 색을 바꾼다.
주황이 붉게 번지고, 붉음이 금빛으로 스며들어,
마침내 어떤 말로도 정확히 표현할 수 없는 색으로 천천히 가라앉는다.
그 속에서 나는 늘 같은 감정을 느낀다—
붙잡을 수 없기에 더 애틋한,
하지만 지나가야만 완성되는 아름다움.
석양은 우리가 놓쳤던 것들의 그림자를 길게 늘여놓는다.
지나온 하루의 실수, 미처 건네지 못한 말,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는 누군가의 얼굴까지.
그 모든 것들이 석양의 빛을 받으며 잠시 반짝인다.
그리고 정말로 사라지기 전에 마지막 인사를 건네듯 흔들린다.
나는 그 장면을 바라보며 깨닫는다.
아름다운 것들은 언제나 조금은 슬프고,
슬픈 것들은 늘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해가 완전히 저문 뒤에도
그 아련한 기운은 한참을 가슴속에 남아
마치 따뜻한 잔상처럼 오래도록 나를 멈춰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