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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이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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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녀 Mar 20. 2024

7년 동안 같은 휴대폰을
쓰고 있습니다.

비싼 휴대폰이니 당연히 오래 써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 생각은 아닌가 봅니다.

제 핸드폰을 보고, 특히 카메라 부분을 보며

참 구식인데 언제 적 것이냐고 묻습니다.

7년 전 구매한 것이라 하면 놀라며.

"참 알뜰하시네요"

말합니다.


돈이 줄줄 새는 저는

전혀 알뜰하지 않은데

휴대폰 하나로 알뜰한 여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바꾸지 않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귀찮습니다.

이것저것 요금제 설명 듣는 것도 귀찮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휴대폰을 바꾸면서 앱을 다시 깔아야 하는 것도 귀찮고

대리점에 찾는 것도 귀찮고

모델을 골라야 하는 것도 귀찮고

무엇보다 

그냥 오래된 것이 익숙해서 바꾸기가 싫습니다.

문자메시지, 카톡메시지

그 역사가 혹시나 사라질까 봐 두렵습니다.

그냥 편하게 다 옮길 수 있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합니다.

혹시 사라질까 봐

당신과의 추억이 있던

당신과 함께 구매했던 그 핸드폰을 바꿔버리면

당신과 통화하던,

당신과 나누던 그 메시지가 사라질 것 같습니다.


저는 알뜰해서, 검소해서, 돈이 없어서 핸드폰을 바꾸지 않는 게 아닙니다.

그저 간직하고 싶은 것들을

잃을까 봐 두려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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